사무실이 텅 비었다. 그동안 광주전남지역 사찰 스님들께서 쌀을 십시일반 후원해주셔서 한포대 한포대 가져다 쌓아두다보니 사무실이 쌀로 가득했었다. 그 많은 쌀을 오늘 전달식을 통해 나누다보니 사무실이 넓고 훤하다. 쌀을 옮겨싣는데 허승희 팀장 남편 박재우 거사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모아주고 애쓰셨다. 모처럼 쉬는 날인데 오늘 하루를 불교환경연대 쌀나누기에 몸보시했다. 고맙다.
그리고 산애들애 김복자 단장님과 김점숙 부단장님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고 뒷 마무리 설거지까지 말끔하게 해결해주었다. 여기에 빛고을자연사찰음식체험관 지도법사 지원스님과 음식봉사팀 자원활동으로 애써준 보살님들의 공덕으로 오늘의 자리가 빛났다. 무엇보다 십시일반 부처님 전에 올린 공양미를 우리단체에 마음모아 후원해주신 광주전남지역 사찰 스님들께 깊은 고마운 마음 전한다.
우리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가 지난 2008년 창립때부터 10년간 한결같이 진행해온 자비의쌀나누기 사업은 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의 끈끈한 연대와 믿음의 작은 손길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단체에서는 총 15,400kg의 쌀을 나누었는데 그중 시민사회단체활동가들에게 나눈 쌀은 총 12,680kg이다. 그리고 오늘은 45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40kg씩 총 1,800kg의 쌀을 나누었다.
시민사회단체활동가들은 열악한 환경과 조건속에서도 묵묵히 우리 이웃과 세상을 위해 온몸을 던져 헌신해온 분들이다.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염원하며 평화와 통일, 인권, 교육, 여성,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시대 공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심초사 애쓰는 분들이다. 바로 이분들이야말로 개인의 삶보다는 우리 이웃과 세상을 보듬어안고 살아가는 참된 보살들이자 이 시대 붓다의 모습이다.
그 누구보다도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단체 활동가들을 빛고을자연사찰음식체험관으로 모셨다. 자비의 쌀을 나누는 것은 물론이고 10번째를 기념해 자연사찰음식 만찬을 준비했다. 체험관 50여 좌석이 모두 채워지고 조촐하니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시각스님, 행법스님, 효진스님과 연광스님이 함께해주었고, 광주진보연대 공동대표 류봉식 님과 수많은 단체활동가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해주었다.
오랫만에 한곳에서 많은 활동가들을 뵈었다. 참으로 반갑다. 얼굴빛이 환하고 밝다. 사찰음식을 앞에 두고 다들 행복해 한다. 지원스님을 비롯한 자원활동가들의 노고로 만들어진 음식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최고의 공양이었다. 귀한 분들과 그냥 미소로만 인사를 나누고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두달간의 쌀나누기 준비와 행사를 갈무리하니 뿌듯하다. 텅빈 사무실 이제 무엇으로 다시 채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