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닉네임 고운입니다. 최초에 카페 가입시 닉네임 갖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뭐로 지어야 할까? 여러 고민후 제 이름을 연관하여 지어보자라는 고민끝에 고운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 이름은 최치원입니다. 신라시대 중국에서 명문으로 맹위를 떨치던 그 최치원선생과 한자음까지 같은 최치원입니다. 그 분의 아호가 고운인데 저도 그 분처럼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싶고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싶기에 엄청난 부담감을 감수하며 고운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럼 저의 여행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편한 어체를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1월1일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 대전으로 발령이 났다. 전혀 살아보지 않은 새로운 곳이며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기에 대전으로의 발령은 굉장히 부담스러웠고 그 곳에서 자취를 하며 혼자 산다는 것도 썩 내키는 일이 아니었다. 허나 회사 녹을 먹는 처지에 거부권 행사는 법무부장관이 아니고는 나 같은 서민은 꿈도 꾸지 못 할 상황이었으며 현실을 받아 들이자고 마음을 먹고 동료들과 노래방을 갔다오니 마음이 금새 진정이 되었다(가격이 저렴하더라구요..). 사실 나는 회사를 다니며 시간나는데로 틈틈히 캐시미어 무역을 했었다. 허나 짧은 증국어 실력과 중국에 있는 파트너의 짧은 한국어 실력으로 항상 전자사전을 옆에 두며 한 번 통화를 할 때 마다 두세시간은 기본으로 허비하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절실하였다. 자취방을 잡은 첫 날 원룸 건물주에게 혹시 주변에 한국어를 잘 하는 중국유학생의 수배를 요청했다. 다행이도 내 옆방에 충남대학교에 교환 학생으로 온 중국인 친구가 있다 하니 주선을 해달라 부탁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와의 첫 만남을 통해 한국어 실력을 테스트 해보았다. 내 첫 질문은 이거였다. 한국에 와서 가장 외로울 때가 언제이냐고? 나는 속으로 부모님과의 이별 및 타국살이의 외로움등을 이야기 할 줄 알았는데 그 친구의 대답은 대전에 유천동이라는 유흥시설이 있었는데 경찰의 대대적 단속으로 철거가 되버려 그 곳이 없어진게 가장 외롭다 했다. 그 대답을 듣고 바로 채용을 했다. 말은 달라도 남자의 본능은 같구나 하는 동질감이 나를 사로잡아 버렸다.
그 친구의 통역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니 시간의 3분의2가 단축되었다. 또 마치 통역하는 시간은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뉘앙스가 풍겨 잠시 꿈의 여행을 하는 도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10년 4월 쯤으로 기억되는데 통역하는 친구가 무역거래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했다. 잠시 구어체를 쓰겠다
통역친구: 형! 몰리브덴이라고 알아요?
나: 그게 뭔데?
통역친구: 나도 잘 모르는데 좋은 조건에 싸게 받을 수 있어요..
나: (이놈이 누가 중국사람 아니라 그럴까 누구 사기쳐먹을라구)너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싸게 받냐?
통역친구: 친척중에 공장하는 사람이 있어요..
나: 야! 중국은 인구가 많아 친척만 해도 200명은 될 테고 너도 몰리브덴이 뭔지 잘 모르고 나도 태어나서 처음 듣는 단어인데 우리둘다 모르는걸 누구한테 파냐? 넌 몰리브덴인지 뭔지 그러건 몰라두돼니까 통역이나 열심히 해.. 통역 열심히 해서 우리 몰디브나 가자~
난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를 수면아래로 덮었다. 시간이 흘러 2011년이 되어 난 대전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나의 연고지로 발령을 받았고 그 친구도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던 중....................................................
내가 어떠한 계기가 생겨 광물 무역에 관심을 갔던중 몰리덴이라는 광물이 희소금속 카테고리에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근데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단어인데? 잠시 생각을 해보니 작년에 통역을 해주었던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었다. 나는 즉시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너가 어떻게 몰리브덴을 받는지..내가 그 공장을 가볼 수 있는지.. 또 소위말하는 좋은 조건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 그 친구와 유선상으로 협의를 한 후 난 11년 7월9일 중국으로 출발하였다. 나의 목적지는 랴오닝성 차오양이라는 곳이었는데 그 곳에 도착한 후 공장 방문을 했다.
사실 출국전 와이프가 첫인상에는 정장만한 것이 없다하여 정장을 입으라고 했는데 나는 날씨도 덥고 공장생산라인 가는데 옷 버리게 정장은 무슨 정장이나며 슬리퍼에 반바지로 가려했다. 그러다가 괜한 일로 마음의 상처를 주기 싫어 억지로 정장을 입었는데중국에 도착해서 이 곳 회의실로 나를 안내하니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왔으면 망신당할 뻔 했다라는 자조섞인 말을 읊조렸다.(와이프말 들어서 나쁠게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회의실에서 부사장 및 대외무역부장 그리고 몰리브덴 가공공장이 있는 한국 담당 직원 두명과 오래 동안 회의를 했다. 가슴아픈 이야기지만 광물에 무지한 나는 회의시간이 군대 화생방 훈련과 똑같았다. 내말 한마디 한마디를 적으려 한 그들에게 난 밥먹었냐? 날씨가 덥다? 너네들은 북한이 도발하거나 전쟁분위기를 몰고 가면 누구 편이냐 등 전혀 메모할 가치도 없는 날기사꺼리의 말들을 했다. 그런 고뇌의 시간들이 끝난 후 공장 안내를 받았다.(물론 백주를 곁들인 그네들만의 식사스타일로 중식을 한 후)처음의 공장은 티타늄스폰지 생산라인이었다.
이 회사는 ti,mo,ni,v를 생산하는 회사이다. 사실 몰리브덴 공장을 볼 줄 알고 왔지만 중국의 수출관세로 인해 몰리브덴 가공공장은 한국에 있다하여 몰리브덴 공장은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티타늄스폰지 공장을 보면서 티타늄의 용도,기능,특성등 생각하지 않았던 광물에 대해 또 하나를 알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나는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앞으로의 진행방향 및 시장상황등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무엇보다 전문성이 결여된 본인의 무지에 경각심을 갖고 나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발령받기 싫었던 대전생활의 인연을 통해 내 뒤에 티타늄스폰지가 있는 배경사진을 보니 다리가 다쳐 전쟁에 나가지 않았던 塞翁之馬와 무엇이 다르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이 익숙치 않아 부족합니다. 양해부탁드리며 조만간 시간을 내어 벤토나이트 공장 방문기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오호~~ 매우 생생한 글입니다. 티타늄스폰지에 대해 나도 궁금하게 생각했는데, 실제 스폰지같이 보이는군요.
고운님 글 솜씨도 아주 좋습니다. ㅎㅎㅎㅎ
벤토나이트 공장 방문기도 기대해 봅니다.
칭찬받기엔 많이 부족합니다.하지만 칭찬해주시니 기분은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운님,환영하고 많은 부분 기대 됩니다.
감사합니다.기대보단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티타늄스폰지의 용도가 뭔지? 이산화티타늄과 다른게 뭔지?
혹시 아시면 설명 부탁할까요?
제가 알고 있는 티타늄스폰지의 용도는 티타늄주괴,막대,티타늄 분말
금속티타늄의 원재료로 알 고 있습니다. 혹 틀렸다면 지적부탁드립니다.
근데 둥글레님! 혹시 어떤 곡물 취급하시는지 알려 주실 수 있습니까?
글 재밋게 잘 쓰시네요. 자알 읽엇습니다.
그런데 단락을 나눠주시면 읽기가 더 편할것 같애요.
다음부터는 단락을 나누어 쓸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몰리브덴에 대해 논의를 좀 하고싶습니다~
저 역시 어떤 논의든 하고 싶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중국 친구들 좀 더 깊게 사귀면 좋은 꺼리 만드실 것 같은 감이 듭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전에 보난자님 광산에서 잠깐뵈었죠? 조언 감사드립니다.
잘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빼주나 막걸리 한번 하시죠
젊어서 용기와 배짱을 다 갖추셨네요.
큰 꿈 이루시길 바라며 언제 광천에서 소주 한 잔 합시다.
쓰신 글에 대한 내용 직접 듣고 싶군요....
네..저도 가오리님의 광산경험담을 리얼로 직접듣고 싶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