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눌린 스프링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힘.
하여 나란, 나의 자아란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공과 같아.
둥글고 둥근 지구 속에 살면서 둥근 것과 닮아
항상 빙글빙글 돌고 있지.
제자리로 돌아오길 반복한다. 파도는
지구가 돌고 있다는 증거,
파도의 제자리는 항상 제자리를 답습한다.
지구의 중심은 공교롭게도
부글부글 끓고 있어.
그 속에 수많은 지구들 수많은 '나'들…
내핵, 외핵, 맨틀, 지각…
심장, 피, 살, 피부…
붉은 유황.
인간의 심장은 내핵과 같아 항상 뜨겁지.
그래서 기억은 항상 타오르듯 일렁이는 것일까?
나는 이 역주행이
병 속에 갇힌 새를 꺼낸다는 것을 안다.
죄스럽게 웅크리고 있던 가련한 새, 불쌍한 새
자기연민이라는 이름으로 건드리지 않고 있던 상처
자기기만으로 탁해진 공기 속에 숨 헐떡이고 있던
작은 시간의 생명. 그것은 결코
발버둥치지 않는다. 가만히 웅크리고 않아
화산이 폭발하기를 기다린다.
모래시계가 뒤집어진다.
새의 목 같은 병의 주둥이로
기억의 알갱이들이 꾸역꾸역 몰려든다.
새가 빠져나가는 것이다.
병 속에 새를 꺼낸 사람은 지구에 몇 명일까?
그들은 비밀스런 윙크를 즐긴다.
나 또한 당신의
거짓이 벗겨진 윙크를 기다린다.
허공을 걸으며 다시 과거로 발걸음을 옮긴다.
조심, 조심 곧 당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