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묵상집의 서문을 올립니다|일반게시판
책을 내면서
우리와 함께 하셨던
안드레아 신부님이 주님 품으로
떠나신 지 벌써 1주년이 되었습니다.
생전에 신부님과 가까이 지내셨던 분들과
지금도 미사와 기도를봉헌하고 계시는 분들,
장례기간 동안 기도와 봉사로
도움을 주신 성직자 수도자 교우분들과
그리고 신부님을 기억하며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신부님께서 생전에 남겨 놓으신
묵상글들과 CD (1985년 서품식 날 밤
성시간 첫 강론과 2015년 서품 30주년
기념미사 마지막 강론)를 1주기
기념으로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일년 전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희 가족들은
갑작스런 비보에 너무나 참담하고 망막함 가운데
장례를 치른 후 모든 분들께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묵주와 스카풀라만 지니시고
관도 없이 한줌의 재만 남기고 떠나셨습니다.
현지 주교님께서는 장례미사를 집전해 주신 후
저희들을 따뜻이 위로해 주셨고,
비행기와 자동차로 멀리서 달려오셨던
고마우신 신자분들과 엘파소 교우분들은
사랑과 헌신으로 저희를 돌보아주셨습니다.
신부님께서 선종하신 9월 14일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로 신부님은 홀로
긴 시간 죽음의 고통을 봉헌하셨고, 비보를
접한 15일은 고통의 성모마리아 기념일,
미리내 성지로 돌아온 20일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장례미사를 봉헌 한 23일은 신부님이 흠모하셨던
오상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이틀 만에 기적 같은 장례수습
절차를 마무리했던 일과, 열흘 동안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저희와 함께하심을
느꼈고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30일 영명 축일 미사 때
동창 신부님 강론에서“임신부님의 열정이
한국을 너머 미주 지역에서도 성이 차지 않아
활동하러 천국까지 가셨다며, 앞으로
지상에 있는 우리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신 말씀이 저희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신부님께서 9월 4일 첫 목요일 성시간을
봉헌하신 후 쓰신 글에서“사제생활 30년을 보내고
앞으로 20년 후 금경축, 30년 후 회경축을
주님께서 허락하신다면 그 다음은
주님 품안에서 영원히 쉬겠지요.”이 글을
마지막으로 남기시고 열흘 후 하느님 품으로
떠나셨습니다. 지금은 잘 알 수 없지만
하느님께서 신부님을 데려가신 뜻을 언젠가
그 열매가 맺어질 때 헤아리게 되겠지요.
사제생활 수도생활 30여 년을 끊임없이
하느님을 갈망하며 주님과 일치하기 위해 불꽃처럼
자신을 태우며 살았던 삶, 달릴 길을 다 달리고
이제는“새 하늘과 새 땅”에서 완전한
기쁨과 평화를 누리시는
신부님의 영전에 이 책을 봉헌합니다.
2016년 9월
임홍기 바오로
출처: 피앗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zucchero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