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100일 무렵부터 장소섭외 등 준비 시작
책 제작까지 ‘엄마표’ 열풍…“이왕 하는거 최고로”
직장맘 김현진(29)씨는 회사에서 틈틈이 포토샵을 만진다. 곧 돌아올 현진씨 아이의 돌잔치를 위해 ‘테이블 안내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 테이블 안내문을 완성하고 나면, 아이 얼굴이 들어가는 ‘사랑해책’ 제작과 ‘엘리베이터 안내문’도 다시 손봐야 한다. 돌잔치는 아직 석 달이나 남았지만 김씨는 한숨만 푹푹 쉰다. 시간이 모자라서다.
김씨는 “처음엔 결혼식만큼 힘이 든다고 하기에 안하려고 했다. 그러나 우리 아이의 첫 생일인데 조용히 지나갈 수가 없었다. 엄마의 정성을 나중에라도 꺼내볼 수 있게 하나씩 준비한다는 게 너무 늘어나 버렸다”고 말했다. 이른바 ‘엄마표’ 돌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돌잔치 준비, 100일 지나면 시작해야
지난달 돌잔치를 치렀다는 예현맘(가명‧32)을 만났다. 예현맘은 돌잔치가 크게 ‘업체표’와 ‘엄마표’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업체표는 말 그대로 돌잔치 준비 업체가 ‘엄마’가 원하는 선까지 장소부터 세밀한 안내판까지 준비를 도맡아 진행한다. 엄마표는 엄마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잔치를 의미하는데 요즘 직장맘들까지도 엄마표에 열광하고 있다고.
예현맘은 “돌잔치는 지인들게 우리아기가 이렇게 잘 자라고 있다고 축하받는 동시에 아이에게 추억을 안겨주는 자리다. 그러나 결혼식처럼 언제나 평가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결국은 얼마나 잘 준비했느냐에 따라 엄마의 능력이 평가받는 셈”이라고 전했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뷔페식 파티하우스는 최소 6개월 전에 예약해야 원하는 날짜에 잔치를 치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즉, 아이가 태어나고 100일부터 장소섭외에 나서야하는 처지다.
서울의 한 유명파티 전문점 관계자는 “금‧토 저녁은 내년 3월까지 거의 꽉 찼다고 보면 된다”면서 “엄마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요구사항도 많아 메뉴부터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사랑해’ ‘나도나도’ ‘나는 될테야’ 제작까지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북편집도 거뜬”
돌잔치 장소섭외가 끝나고 나면 엄마들은 ‘편집자’로 변신한다. ‘엄마표’ 돌잔치를 치르기 위해서는 일러스트나 포토샵 능력은 필수다. 아이 얼굴이 들어간 책자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
▲엄마표 '나도나도' '사랑해' 책
▲예현맘이 공개한 '사랑해' '나도나도' 책의 일부. 육아 커뮤니티에서 소스를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한다.
틈틈이 찍어둔 성장사진과 100일 때 촬영해 둔 스튜디오 사진까지 모두 꺼내 아이 얼굴만 따내 이른바 ‘돌앨범’을 제작한다. 포토샵 소스는 엄마들 커뮤니티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인쇄 제작소에 맡기기만 하면 된다. 돌앨범 제작을 마친 뒤에는 ‘사랑해책’을 만든다. 아이 얼굴이 들어간 일종의 동화로 아이가 울거나 쾅쾅 뛰어다녀도 엄마아빠는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책도 아이의 얼굴이 동화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사랑해 책 외에도 아이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나는 될테야’, 개구리가 폴짝 뛰는 만큼 우리 아이도 뛸 수 있다는 ‘나도나도’ 책 등 다양한 동화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쯤 되면 엄마들도 지칠법도 하지만 ‘완성도’ 높은 돌잔치를 위해서라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12개월 액자 ‧ 탄생잡지 ‧ 패러디 포스터 ‧ 실물미니보드 등
엄마들 “끝이 없는 줄 알지만…이왕 하는거”
▲돌잔치 입구에 세울 스탠딩 미니 보드.
지율맘이라고 소개한 김문주(29)씨는 “남들 하는만큼만 한다는게 자꾸 하다보면 욕심이 생긴다. 처음엔 사랑해 책만 만들려고 했던게 나는될테야, 나도나도 책까지 꼬박 일주일 걸려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아이가 놀아달라고 달려드는 걸 몇 번을 뿌리치고 끝내 울리기까지 했다”면서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걸 만들어야 하나 싶었다”며 고백하기도 했다.
김씨에 따르면 12개월 액자의 경우는 매달 달라지는 아이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엄마들에게 인기가 좋다. 포토샵 실력이 좋은 엄마들은 아이들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 포스터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릭터 속에 아이 얼굴을 넣기도 한다고.
여기에 아이의 탄생부터 1년을 맞는 시기까지 정리한 탄생잡지와 돌잔치 입구를 지킬 실물 크기의 ‘스탠딩 보드’를 제작하기도 한다. 별도로 돌잔치 초대장과 답례용 감사장, 부모님 감사장, 테이블 마다 놓을 안내장, 엘리베이터 안내장 등 끝이 없다.
업체들 우후죽순 늘어나며, ‘준비사항’도 껑충
돌잔치가 처음부터 준비사항이 이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다. 한 돌잔치 업계 관계자는 “젊은 엄마들이 아이를 하나씩 낳으면서 돌잔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내 아이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 하는 심리를 이용, 업체가 대거 생겨나면서 이를 따라가려는 엄마들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 다음 등 대형 커뮤니티사이트의 ‘육아카페’의 운영진들 가운데 업체가 운영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사이트들은 돌잔치 및 육아 관련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협력업체 명목으로 제작대행을 홍보하기도 한다. 카페 메뉴로 ‘탄생잡지’ ‘돌앨범’ 등 항목을 만들어 필수코스로 유도하고 있다.
‘엄마표’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제작대행을 의뢰했다는 직장맘 박우진(33)씨가 공개한 예산은 다음과 같다. 80명 분 식사비를 포함해 총 비용은 500만원을 넘어섰다. 이날 박씨는 자신이 결혼했을 때 찾았던 메이크업과 헤어를 다시금 연출했다.
박씨는 “1년간 아이를 기르고 또 돌잔치 준비를 위해 고생한 엄마도 주인공”이라며 “엄마들은 헤어와 메이크업, 의상 등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옷도 여러벌씩 준비한다”고 귀띔했다.
박씨가 돌잔치를 치른 한 파티전문점에서는 이날에만 다섯 아이의 첫 번째 생일잔치가 열렸다. 낯선 공간에서 계속되는 카메라 플래시에 아이들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지만 엄마들은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완성도’ 높은 돌잔치로 기억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엄마’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진심으로 공감하고 갑니다^^ 수자드레스 짱!!!
8월이라 슬슬알아보는데 하고 싶은곳은 예약이 찾더라구요.ㅠ.ㅠ
전 7월이 돌잔치디...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네요~~ 남들해주는거 다 해주려면 짐부터 욜심히 준비해야하는뎅 쉽지않아요!
공감가네요...직장맘은 해주고 싶은건 많은데 여건이 안되고 ㅠㅠ 저도 결국은 어딘가 업체에 의뢰를 하게 되려나요 ..ㅠㅠ
아..첫째 돌잔치 준비하던 기억이 새록새록~마지막인 둘째 돌잔치는 모두 업체전담..ㅋㅋ 그게 더 싸게 먹힐듯..
엄마의 결혼식 다음으로 하는 두번째 파티 ^^ 엄마를 위한 돌잔치 확실합니다 ㅋㅋㅋ 아가 생일에는 엄마들이 미역국 먹어야지요 아가들은 낳아주신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는것이구요 ㅋㅋㅋ
예상비용보니정말허걱이네요ㅠ준비하면서줄일수있는부분은줄일려고하는데그게또맘처럼되지도않고ㅎㅎ정말누굴위한파티인지ㅋㅋㅋ그래도수자드레스입고이쁘게.최고로보이고싶네요.그날만큼은ㅋ
이제 20일정도남았는데.. 준비는이제시작이요...ㅠㅠ
결혼식때보다 준비할게더많은듯해요 돌잔치준비하는 맘들모두 화이팅이요~~
헉...500만원이 넘네요... 꼼꼼히 알아보고. 후회없도록. 준비 잘 해야겠어요 :)
전 560...이라는..ㅠㅠㅠㅋㅋㅋ
준비할게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ㅠㅠ 그나저나 엄마표는 정말 애초에 포기해야하나봐요..
직장맘이란 흑흑 그래도 돌잔치의 주인공 아기 아닌 엄마 맞습니다 한마디에 힘내봅니다 ~
부랴부랴 준비하고있네요 이렇게 준비할게많은지 몰랐어요 ㅠㅠ
그래도 내새끼를위해서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