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지모(知母) (: 지모과 지모의 뿌리줄기)
미(味)는 고(苦)하고 한(寒)하니, 음(陰)이니라.
그 성(性)이 침(沈) 중에 부(浮)가 있느니라. 부(浮)하면 수태음(手太陰) 수소음(手少陰)으로 들어가고 침(沈)하면 족양명(足陽明) 족궐음(足厥陰) 족소음(足少陰)으로 들어가느니라.
따라서 상(上)에 있으면 청폐(淸肺) 지갈(止渴)하여 두통(頭痛)을 각(却)하고 심폐(心肺)를 윤(潤)하며 허번(虛煩) 천수(喘嗽)과 토혈(吐血) 뉵혈(衄血)을 해(解)하고 후중(喉中)의 성취(腥臭)를 거(去)하느니라.
중(中)에 있으면 위화(胃火)를 퇴(退)하고 소단(消癉)을 평(平)하느니라.
하(下)에 있으면 소수(小水)를 이(利)하고 대변(大便)을 윤(潤)하며 방광(膀胱) 간신(肝腎)의 습열(濕熱)로 인한 요각(腰脚)의 종통(腫痛)을 거(去)하며 아울러 노채(勞瘵)의 내열(內熱)을 치료(治)하고 음화(陰火)를 퇴(退)하며 열림(熱淋) 붕탁(崩濁)을 해(解)하느니라.
고서(古書)에서 이르기를 "지모(知母)는 황백(黃栢)을 좌(佐)하여 자음(滋陰) 강화(降火)하니, 금수(金水)의 상생(相生)의 의(義)가 있다." 하였느니라. 이는 황백(黃栢)은 방광(膀胱) 명문(命門)의 음중(陰中)의 화(火)를 제(制)하고, 지모(知母)는 폐금(肺金)을 소(消)하여 신수(腎水) 화원(化源)의 화(火)를 제(制)하여, 거화(去火)하여 보음(保陰)하는 것을 말하니, 이는 곧 자음(滋陰)을 말한 것이니라. 따라서 결고(潔古) 동원(東垣)은 모두 자음(滋陰) 강화(降火)의 요약(要藥)으로 하였는데 이를 계승(:繼)하여 단계(丹溪) 이후로 모두 보음(補陰)으로 사용하였으니 진실로 큰 잘못이니라.
지모(知母)는 침한(沈寒)의 성(性)으로 본래 생기(生氣)가 없으니, 청화(淸火)로 쓰는 것은 되지만, 보음(補陰)으로 쓰면 무슨 보(補)가 있겠는가?
다만 그 음유(陰柔) 손순(巽順)하여 마치 덕(德)이 있는 것 같지만, 원기(元氣)가 이미 휴(虧)하였는데 이를 의지하여(:藉) 보익(補益)을 기대한다면 이는 마치 소인(小人)이 조정(:朝)에 있어 국가(國家)의 원기(元氣)가 날로 깎이고(:削) 은근히 이(移)하여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진견(眞見)으로 이를 조(早)하게 변(辨)하지 않으면 안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