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기 직전 대한민국 금융시장이 아노미에 휩싸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와 한국의 강만수 기획재정부간에는 여러가지 논쟁이 있었습니다. 한국 경제가 힘들다고 주장하고, 한쪽에서는 절대 그런 일없다고 방어하고...누구말을 믿어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전 개인적으로 둘 다 믿지 않았습니다. 한 쪽은 과장하고, 한쪽은 축소하느라 정신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비슷한 일이 6개월의 시간이 흐른 최근에 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통점이 있다면 위기설이 재 등장했고, 원달러 환율은 요동을 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일단 한 번 보시도록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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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의 한 복판에 서있는 것은 국내 은행권의 만기도래 외채 금액입니다. 먼저 논란의 불씨를 제공한 것은 한국은행이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하자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외화차입금이 677억6천만달러로 이중 올해 만기도래 규모는 245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금요일 위 기사 제목처럼 기획재정부는 지난 번 한국은행 발표보다는 140억불이 늘어난 올해 만기 은행권 외채를 383억불이라고 발표하고, 이정도 금액은 국내 외환보유고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환율 시장의 안정을 원했습니다. 그런데 외신은 이와는 다르게 말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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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로이터 통신은 연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는 지경부가 발표한 640억 달러에 추가하여 외국은행 본점에서 국내 지점으로 들여온 626억달러도 1년안에 갚아야할 채무금으로 포함시켰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 시피, 외은 국내지점을 통해 들어온 달러들은 대부분 스왑시장에서 국내 은행으로 이전되어 대부분 국내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나 재정거래를 통해 국채에 투자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있는 것으로 볼 때 이 논란에서는 로이터 통신의 말에 일단 한 표를 던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민감한 시기에 최근 HSBC는 한국을 포함한 총 17개국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위험도 조사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그 순위는 아래 표를 참조하셔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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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사에서 HSBC는 총 3가지 지표를 가지고 신흥경제국의 전체적인 디폴트 위험을 환산하였습니다. 그 세가지는 첫번째 2009년 각국의 예상 경상수지 부분입니다. 전세계 금융위기가 경제위기로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은 달러확보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달러를 확보하는 방법 중에 외국인 직접투자나 다른 나라의 통화스왑보다는 경제와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출을 통해 돈을 벌어오는 경상수지 흑자이기에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일단 한국은 경상수지 부분에서는 GDP대비 1.3%정도 흑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금액입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열심히 한국의 단기외채는 얼마 안된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HSBC는 한국의 단기외채 규모를 2009년중에 줄어드는 외환보유고를 감안하여 단기채무가 초과한다고 파악하고 있었네요. 앞선 로이터통신의 기사와 어떻게 본다면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세번째는 은행들의 예대율입니다. 이점은 작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논쟁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것으로, 한국은행은 CD를 은행의 예금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를 감안할 경우 예대율은 103%라고 주장했었지만 이번 조사에서 HSBC는 CD를 분명히 은행의 채무로써 파악하여 예대율을 130%로 평가하였습니다. 아무튼 이 세가지를 고려하여 총 17개국의 위험도를 평가했더니 한국은 동유럽 국가인 폴란드와 함께 공동 14위를 차지하였네요.(1위는 안전하다는 것이고 뒤로 갈수록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원화 환율의 폭락이 상당히 위험스럽게 느껴지는데, 정부의 주무부처 장관은 다소 엉뚱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답답함을 느끼게 하고 있네요.
즉, 누구의 말이 옳으냐 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 돈을 빌려주고 있는 많은 나라들이 주시하고 있는 언론사와 금융기관이 한국의 상황을 이처럼 안좋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미묘한 발언을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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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윤장관은 기존의 환율상승이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일정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언을 하셨네요. 이는 수출기업 측면만 본다면 당연히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는 수출기업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우리처럼 신흥경제국은 기술 자립기반이 약하므로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환율상승으로 인한 이익은 다른 원자재 수입으로 인하여 상쇄되는 것입니다. 또한 외화 채무를 많이 갖고 있는 국내은행권, 한국전력이나 대한항공 등의 항공사등의 재무구조에 치명타를 날리고 마는 것이기에 적정 환율의 유지가 중요한데 마치 현재의 환율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은 참으로 난감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발언으로 역외 투기세력들이 더욱 심하게 원달러 환율을 공격하지는 않을 지 걱정이 앞서는 마음은 비단 저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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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부탁이 있다면 어떻게 보면 그런 속없는(?) 말씀보다 차라리 조용히 한국 대기업들의 배당금액을 줄이라고 장관으로써 조용한 압력을 넣으시는 것은 어떨지요? 최근 한국 주요 상장기업에서 발표한 배당성향입니다. 이런 배당금액에서 대부분은 외국인 지분율만큼 외국인에 현금을 지급하게 되고, 지급하는 순간 외국인들은 이를 달러로 환전하여 대부분 본국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즉, 얼마 안되는 외환보유고가 다시 축나게 되는 것이지요. 표의 10개 기업에서는 외국인 배당금액의 합계가 1조 4천89억원입니다. 현재환율로 볼때 10억달러에 달하는 거금인데 전체 상장기업을 계산한다면 적어도 20~30억달러의 규모가 된 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내 기업들 신입사원들 코 묻은 돈은 20% 절감한다고 소리치지만 결국 이런 배당금으로 외화를 낭비한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장관님께서는 앞장서서 현재 환율을 용인하는 듯한 엉뚱한 발언보다는 주요 기업들의 배당성향을 축소하여 부족한 외환 보유고를 관리하는 게 더 급한 일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진짜 중요한 일부터 해야 되는 시기이니까요.
일요일 저녁 답답한 글을 올리는 저도 속상하네요. 모두들 이런 것을 참조하시어 위험관리 잘 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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