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 제4권
44. 불설고독경(佛說孤獨經)
옛날에 어떤 사람이 어려서 홀로 되어 혼자서 살면서 씨를 뿌려 넓은 발을 경작하며 소를 키웠다. 5곡을 수확하고 우유와 낙(酪)과 제호(醍醐)와 여러 가지 과일과 채소가 한량없이 많았는데 멀고 가까운 곳의 여러 사람들에게 공급하고 매번 곤궁한 사람들과 왕래하여 그 덕이 시방에 널리 알려졌다.
그때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그들의 마음을 깨닫도록 하니 당연히 무리가 생겨서 혼자 있지 않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모두 와서 함께 살게 되어, 그 사람의 주위에는 집들이 여럿이 생겨나서 성읍이 세워지게 되었다.
아내를 얻어 자식을 낳고 자식이 자라면서 여러 아이들이 태어났다. 아버지가 늙어가면서 자식들에게 마땅히 해야 할 바를 가르쳤다. 몸과 입과 뜻을 잘 보호하고 은혜와 덕을 널리 펴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자식들은 저마다 생각을 잘못하여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미 늙으셨거늘 왜 가만히 계시지 않고 망령되이 가르치시려고 하시는가?
누가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겠는가?”
아버지는 자식들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본래 홀 몸 뿐이었으나 풍성한 것을 멀고 가까운 곳에 널리 베풀었고 어려운 아래 사람들에게도 베풀었건만, 이제 자식들이 내 마음과 몸을 어지럽히며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구나.
자식들이 없는 것만 못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본래 정신을 세우면 한 몸이 청명하게 되고, 능히 이익 되는 바가 있어 바른 행을 받들게 되느니라.
그러나 잘못 생각하여 본래 공한 것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그 몸이 있다고 생각하여 5음(陰)과 6쇠(衰)의 미혹이 생겨나고 미혹한 바가 되어 정진(正眞)에 이르지 못하느니라.
이후에라도 삼계의 일체가 다 공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5음이 다 소멸되며 3독이 스스로 없어지고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에 이르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