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품앗이 / 이선영
오랫 만에 시골집에 들렀다
엄마는 없고 어머니가 있었다
내 유년의 엄마는 옥색 치마 저고리에 앞치마를 두루고
부엌과 채마밭을 을 배경으로 살고 있었다
근엄한 아버지의 횡포에 삼남매를 치마폭에 감싸고 있었고
눈물 마를날 없는 삶의 귀퉁이에서
아궁이에 불씨 지피느라 울음을 위장 하고 살았다
무엇이 사는 것인지
어떻게 사는것이 잘 사는것인지 고민할 겨를 조차 모르고 살아온
날들
나는 엄마를 잊어 버릴 때가 있었다.
까맣게 탄 얼굴에 새색씨의 고운 모습은 희미한 그림자의 실루엣이 되어 있고
눈물젖은 눈보다 인자한 눈빛으로 변해 있는 엄마는 어머니가 되어 있다
철들지 못하여 가슴 아프게 하고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엄마를 울게 한 딸의 노래
용서 받지 못한 불효의 그림자가
가슴속에 통한의 차일을 두르고 있다
자식 보다 더 귀하게 키운 인삼을 뽑아 딸의 손에 쥐어 주며
고마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어머니
나는 어머니에 게 인삼 한뿌리 쥐어 드리지 못하는 못난 딸이다
엄마! 난 어떡 해야 해
2 지금 이대로 가는 것이 맞냐?
품앗이 / 이선영
회전인가?
직진인가?
가다 서다 하면 신호등은
울다 웃다 점멸 한다
우르르 길을 건너는 사람들
멈칫 거리다 서있는 사람들
기다림은 죄가 아니지만
때를 놓치면 후회가 막급이다
화사한 모습은 내면에 슬픔이 도사리고
우울한 모습 뒤엔 희망을 향한 욕망이 꿈틀댄다
지금 이대로 가는 것이 맞나
지치면 쉬었다 가자
어짜피 가야할 길
숙제는 숙제릉 잉태 한다
쉼도 숙제다
3 식구
품앗이 / 이선영
가족과 떨어져
끼니를 함께 했던 것이
언제인가?
한지붕 아래에 살며
하루 한끼니도 같이 하지 않는 사람들
"식구" 란 옛말이 되어 버린것인가 ?
생존윤리의 종족 번식은
멘탈이 붕괴된 새로운 사조인가
엉석 깔아 놓고
모기불 지펴놓고
삶은 옥수수 나누어 먹던 동네사람들도 식구 였는데
고향도 잃고
식구도 잃고
외로움도 잃고 사는
나는
누구의 식구 인가 ?
과거는 누구의 소유인가
첫댓글 이선영 84 년 생
성산 효대학원 대학교 박사 과정
충청효교육원 총무팀장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