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산행지 : 08년 10월 18일 토요일 11시 10분 ~ 18시 30분 , 도봉산 넘어 북한산으로
2. 참가자 명단 : 공구박사, 은하수, 마당바위, 낙랑태수, 빽댄서, 죽마고우 등 6명
3. 산행코스 : 휴식 포함 7시간 20분 소요
10시 10분 연신내역 3번출구 삼성생명 앞 34번 버스 승차 (4명) - 10시 40분 송추계곡 앞 하차 (2명 합류)- 11시 10분 송추 오봉 매표소 - 여성봉 - 오봉 - 우이암 지나 - 우이령 넘는 철조망 못찾고 우왕좌왕 - 13시50 ~15시 중식 - 우이남능선으로 잠깐 내려오다 우측 험준한 석벽 넘어 우이령 방향 희미한 산길로 하산 - 마른 계곡 따라 - 우이령 포장도로 - 길 따라 다시 송추방향으로 올라 - 전경부대 앞 - 비포장도로 - 16시30 우이령 군초소(신분증 제시) - 사방공사비 - 약 50m전진 좌측 마른 돌계곡 지나 우로 휘는 도로 좌측 들머리 급경사 들머리 재진입 - 상장 ?봉 - 상장능선 - 왕관봉 우회 - 철탑(통금표시판) - 18시 육모정고개(랜턴 켜고) - 좌측 길로 하산 - 용덕사 - 18시 30분 육모정매표소 - 그린파크호텔 - 19시 진국해장국에서 석식 . 반주 - 20시 해산
4. 산행후기
길가의 은행나무에도 베란다 넘어 앞산에도 우리네 가슴에도 가을이 왔다. 요즘들어 부쩍 키가 자란 하늘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청명하다. 모습은 전형적인 가을인데 의외로 늦여름 날씨다. 오늘은 내가 와병 후 약 2달여만에 본격 산행에 나서는 날이다. 시험산행이라고는 하나 그간의 공백을 벌충하려는 듯 다소 욕심을 내어봤다. 그나마 통금지역인 우이령을 넘는 생소한 코스이고 꽤 장거리여서 염려도 없지 않지만 산우들과 함께이고 노랗고 붉게 물든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이기에 발걸음은 가벼울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산우들의 모습은 여전히 활기차고 멋지고 너무 반갑다. 기약할 수 없는 더디기만했던 치료와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통증에 짜증스런 나날이 계속되고, 이러다가 과연 앞으로 산행이 정말 가능할까? 절망도 있었지만 이처럼 다시 산행에 나설 수 있으니 너무 감사하다.
아직 절정은 아니지만 햇볕에 반사되는 색색의 오묘한 단풍은 우리네 지치고 허기진 맘을 충분히 설레게 한다. 초입은 누구나 항상 힘들지만 산행은 언제나 즐겁고 상쾌하다. 여성봉을 오르는 산길은 다소 완만한 오솔길 같아서 좋다.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여성봉에서 바라보는 오봉과 송추골의 절경이 무척 단아하고 너무 아름답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사진도 한 컷, 여성의 은밀한 음부를 통과하는 듯한 야릇함에 취해보고 다시 오봉을 향하여 전진, 곳곳의 단풍을 배경삼아 은하수님의 카메라는 바쁘고, 오봉의 3봉과 4봉 사이를 아슬아슬 줄타기로 건너는 저들의 간은 얼마나 클까? 우람하며 빼어난 위용을 자랑하는 오봉을 병풍삼아 폼도 잡아보고 잠시 휴식한 뒤 길을 재촉한다. 오봉샘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 적시고 수통에도 채우고, 배고프다는 불평을 뒤로 하고(우이암은 오늘 산행의 중간지점에도 못 미친다) 도봉 주능선에 올라 칼바위와 지나온 오봉 그리고 도봉의 주봉들을 취한 듯 관망하고 우이암을 향한다. 그토록 뭔가를 헬기로 나르더니 그간 우이암 오르는 길이 정비되어 편리하게 변해 있다. 계단 전망대 등에서 다시 특급모델임을 자처하고, 우뚝 솟은 우이암을 지나 목표로한 우이령 능선길 들머리를 찾아 우왕좌왕, 우선 민생고부터 해결하자며 자리를 펴니 언제나 그렇듯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시원한 막걸리에 흥에 겨워 노래가락도 저절로, 그나저나 우이령능선 길을 찾아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그놈의 철조망을 넘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 지나는 산우들에게 물어봐도 통금길이다 보니 시원하게 알려 주는 사람도 없다. 오늘따라 지도도 놓고 왔으니 답답하다. 결국 우이동 계곡을 향하는 우이남능선 하산 길로 들어섰다가 아무래도 우측인 것 같아 험준한 석벽 사이를 우측으로 넘어섰다. 지나는 산우들에게 물었으나 신통치가 않다. 그렇지만 낙랑태수와는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목표한 그 길을 가자며 밀약(?)을 했다. 아무도 없는 희미한 산길을 더듬더듬 내려오는데 다행히 군데군데 노란색 표지리본이 있어 위안이 된다. 마른 계곡을 만나 내려오니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아하! 이게 그 최근 통금이 해제된 우이령길(이 길이 바로 도봉과 북한산을 가르는 길이다) 이구나. 비로소 안심은 되나 우리의 목표는 우이령을 넘어 육모정으로 가야 하는데...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남자 한 분이 내려온다. 그분도 그냥 길 따라 내려왔을 뿐 잘 모른다며 먹어보란 말 한 마디 없이 혼자서 우적우적 사과를 잘도 드신다. 우이령 포장도로에 올라서니 젊은이 2명이 면회간다며 길을 오른다. 도봉산 쪽 우이령 능선은 부득히 지나쳤지만, 아쉬운대로 이 길을 따라 가다가 우이령 정상 군 초소에서 북한산 쪽 우이령 능선을 따라 육모정에 오르기로 했다. 포장도로를 약 10분 정도 오르니 전경부대가 나오고 거기서 부터는 비포장도로가 죽 이어진다. 최근 군에서 통금을 해제했으나 공원 측에서는 지금도 통금이라는 보도를 보았지만 일단 뚜렷한 통금 표시가 없는지라 그냥 올라친다. 우리가 전세 낸 듯한 넓은 길 양 옆에 늘어선 울창한 산림에도 어김없이 단풍은 있다. 햇빛 사이로 반짝이는 단풍잎이 영롱하다. 시원한 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군 초소병이 앞을 막으며 신분증을 요구한다. 우이암에서 우이령을 제대로 넘었다면 아마 이곳으로 바로 하산했을 것이다. 초소를 지나 송추 쪽으로 내려가니 우측에 사방공사기념비가 있는데 너머에 뚜렷한 오봉의 위용과 단풍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기념비를 붙잡고 갖은 포즈를 취해본다. 조금 더 내려가니 우로 휘는 도로 직전 좌측에 마른 계곡이 보이고 이를 지나자마자 희미하게 좌측으로 난 급경사의 산 길을 오른다. 막상 오르자 의외로 길이 잘 나있고 표지리본도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다시 우이령 능선에 이르고 상장능선 삼거리를 만난다. 앞뒤 좌우로 도봉산과 북한산의 멋드러진 고봉과 신비로운 풍경만 있을 뿐 정말 아무도 없다. 왜 다시 오르냐며 불평하던 공구박사님의 입이 조금은 벌어진다. 다시 카메라우먼을 자처하는 은하수님의 손이 바빠진다. 조금씩 어둠이 피어오른다. 이젠 조금 서둘러야 겠다. 랜턴을 점검해 보니 3개는 있다고 하고 상장능선 삼거리만 찾으면 익숙한 길이니 안심이다. 아쉽지만 오늘은 육모정에서 하산하는게 좋겠다. 우뚝 선 큰바위봉 밑에 다다른다. 이것이 상장능선의 9봉인가? 잘 모르겠다. 통행이 제한된 길이라서 모든 산길이 희미하다. 석양이 아름답다. 오늘은 북한산에서 해넘이를 볼 것도 같다. 우이령능선길에서 조그마한 군 통금표지판을 넘어와야 한다는데 아무리 가도 그런 표지판은 없다. 우이령과 만나는 상장능선 삼거리를 지나쳤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우람하고 뾰족한 고봉이 좌측으로 보인다. 저게 뭘까? 설마 저게 왕관봉? 해넘이를 보며 한 컷하려 했는데 어느새 구름에 숨어버렸다. 아쉽다. 어둠은 빠르게 엄습하는데 금방이라도 다가설 듯했던 육모정고개가 지질이도 멀다. 철탑 앞에서야 통금표지판(본래 찾으려 했던 표지판은 아니다)을 발견했다. 결국 우린 지금까지 통금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인가? 드디어 육모정고개다. 랜턴을 켜려는데 이게 또 고장이다. 에라 그냥 내려가자. 다행히 익숙한 길이고, 어두워도 깔린 돌들이 하얗게 보여 걷는데에는 별 지장이 없다. 그렇지만 허리가 좋지 않은 나와 공구박사가 넘어지면 큰 일이어서 조심스럽다. 무사히 육모정매표소에 도착하여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고 장비를 정비하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는다.
근처 식당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음식 냄새가 향기롭다. 흙으로 잘 다져진 길을 따라 그린파크호텔과 제일은행 연수원을 지나 수유리 방향 우측 길가에 있는 진국해장국집에서 뒤풀이 겸 식사를 하기로 했다. 혹시 퇴근했을까 봐 서두르는 단골 낙랑태수 덕분에 막 퇴근하려던 분들을 겨우 붙잡을 수 있었다. 이 집 해장국은 두번짼데 정말 시원하고 맛있다. 우리는 이것과 오늘의 산행 추억을 안주 삼아 소주를 세 병이나 비우고 나서야 일어설 수 있었다. 허리도 안 좋은데 잘 따라와 준 공구박사님, 멋진 사진 박아주랴 수고하신 은하수님, 불편한 무릎에도 불구하고 노래와 춤으로 재미를 더하여 준 빽댄서님, 중요한 모임을 펑크 내가면서 끝까지 함께하며 맛있는 뒤풀이 비용까지 기꺼이 부담하신 마당바위님, 활기차며 굴하지 않는 의지로 오늘의 산행을 앞장서 이끌어 주신 낙랑태수님, 정말로 정말로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부디 이처럼 항상 건강하고 즐겁고 활기찬 생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공구박사님! 허리 괜찮으시죠? 나는 조금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별 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다시 점검해 보니 우이령길에서 북한산 쪽으로 오른 길은 우이령능선이 아니었고 상장능선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이었네요.
결과적으로 우이령능선은 전혀 밟지 못한거죠. 그렇지만 조망은 환상이었습니다.
참고로 우이암에서 우이령능선을 건너는 길과 우이령에서 북한산 쪽 우이령능선 타는 길을 소개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참고하세요.
1. 도봉주능선에서 우이암 방향 인공계단 넘어서면 542봉(전망바위). 우이암 못 미쳐 542봉의 길 옆 인공철책 내려서자마자
희미한 우측 사잇길로 진입, 망가진 철조망 넘어가면 우이령 지능선, 계속 길 따라 가면 우이령길로 내려 섬.
건너 편 우이령 군초소에 신분증 제시.
2. 우이령 군초소에서 송추 쪽으로 내려가다 계곡 지나기 전 좌측으로 들어서서 그냥 치고 올라서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좌측 아래 쪽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부대 막사가 보임. 잘 나있는 우측 산길로 계속 직진하면 통금표지판 넘어
상장능선삼거리와 만나게 됨.
첫댓글 세월이 흘러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만한 멋 진 산행 이었습니다,공구박사도 이번 산행으로 몸이 한층더 좋아진것 같아 다음 산행은 더 이상 걱정을 안해도 될것 같습니다,죽마님 낙랑과 함께 길라잡이 하시랴,수고 많으셨고,자상한 후기글에 감사 드리고, 무엇보다도 죽마고우님의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니 다행이고 축 하 합니다,
산우님들과 함께한 산행 너무 즐거웠습니다~~~그리고 야간산행까지 리더해주신 총무님과 낭랑태수님 너무 고마웠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만끽하게 코스를 잡아 산행인도하신 죽마님 낙랑태수님 감사드리고 한번도 가보지못한 우이령길 장군봉이며 육모정까지 멋진풍경 잘보고 야간산행까지 하며 하산후 마당성님이 해장국에 쇠주까지 감사합니다 정말 좋았던 산행이 된것갔군요 모두 화이팅 합시다
어렵게 다녀오신 죽마님과 공구님이 아무탈없이 잘 다녀오셨다니 듣던중 반가운 소식입니다.. 공구님은 어제도 다녀오셨는데 이젠 오케이인가봅니다.. 울긋불긋한 단풍길에 사진속 그림이 쥑입니다.. 보고 또 보고 사진으로 대신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