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릴 적 캠핑이랄 것도 없이 그냥 피서가서 쓰려고 자동텐트를 구입한 것이 7-8년 전.
그동안 잘 써먹었습니다.
강원도, 지리산, 이곳 저곳 다니면서 일년에 한 두 차례씩은 써먹었는데요.
이제 한계에 이른 것 같습니다.
제품은 이상이 없는데 저의 마음이 한계에 이르렀거든요.
오토캠핑장비 파는 곳에 가보면 텐트 하나에 수십만원, 심지어 1백만원이 넘는 것도 많고,
테이블, 기타 장비는 또 얼마나 비싼지요.
저로서는 감히 엄두를 내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나는 실전캠핑을 할란다."
이렇게 위안을 삼았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 가족은 아주 드물게 캠핑을 가면 실전캠핑을 합니다.
휘황찬란한 장비에 기죽지 않으려고 오토캠핑장을 찾는게 아니라 사는 곳에서 가까운 산이나 강가로 가서 캠핑을 해요.
도착 즉시 아이들을 보내서 땔감을 주어오도록 시켜서 화로(이것도 시장할머니들이 깔고 앉아서 쓰시는 동그란 헝그리 화로) 주변에 수북히 쌓아놓고 낫질과 톱질을 해서 땝니다.
숯이 장만되면 여기에 고기를 구어먹지요.
이렇게 열악한 환경속에서 캠핑 아닌 캠핑을 하다보니,
이게 과연 캠핑인가 싶기도 하고, 밤하늘을 바라볼 때 제 처지가 너무 처량해서 눈물이 주루룩...
나름대로 있을 것은 제법 있어요.
접이식 테이블, 접이식 의자 2개, 콜맨석유버너(이거 아끼는 것임), 가스등(올 여름에 장만),
포터블 주방용품(피난민 분위기에서 탈피하고자 이번에 공구에 참여), 타프(국산), 화로(시장할머니용), 야전침대 2개...
그러던 차에 텐트코트라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미군용으로 쓰이는 것을 민수용으로 만든 것인데 1인용, 2인용으로 나오더라구요.
2인용을 사면 좋겠다 싶어 찾아보았어요. 품절...
가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2인용은 50만원이 넘어가니까요.
사실 저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것은 루프탑텐트였습니다.
저는 야영가서 텐트 치고, 장비 설치하고, 철수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으면 그 과정이 노동이어서 결국 자주 야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신속하게 잠자리 마련하고, 비가 와도 고랑 팔 일 없고, 다락방에서 자는 듯한 느낌...
이 얼마나 좋을까.
부러운 마음에 루프탑텐트를 설치한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면서 망상을 키워갔습니다.
어제도 하릴없이 캠핑카페를 어슬렁거리던중에 정말 상상도 못하는 가격으로 공구하는 루프탑텐트를 발견했습니다.
크기는 시중에 판매되는 루프탑텐트중에서 제일 커요.
생각 같아서는 1400으로 했으면 좋겠는데 1800도 아닌 1900 짜리였습니다.
살펴보니 풀세트로 해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웬만한 루프탑텐트의 절반 가격도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질렀습니다.
집사람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물론 이거 사면 좋겠다는 말은 오래 전에 해놓은 상태인데 설마 질렀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할 것입니다.
막상 질러놓고 보니 마음이 불안하긴 하네요.ㅋㅋ
앞으로 아무 곳이나 스포티지가 들어가는 곳이면 그곳이 바로 우리의 야영지가 됩니다.
헝그리캠핑, 실전캠핑을 위한 다락방이 생기는 셈이지요.
스포티지 숏바디에 조금 크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에요.
나중에 장착되면 또 사진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사진은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루프탑텐트의 모습은 비슷해요.
첫댓글 우어.. 크네요..
루프탑텐트의 바닥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어떻게 루프위에 설치를 하고.. 갖고 다니는것은.. 등등..
균형이 맞지 않으면 어쩌죠? 위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서 점점 더 의문이 생기는군요.. ^^
카페 가입하고 검색해보니 바닥은 튼튼한 마룻바닥처럼 되어 있구요.
그 위에 5-6센티 정도 되는 매트가 깔려 있습니다.
루프위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가로바가 있어야 해요. 가로바 위에다 텐트를 올리니까요.
위 사진은 텐트를 펼친 모습이구요. 접으면 납작하게 됩니다.
사다리를 잡아 당겨서 펼치면 경첩에 이가 맞아 들어가면서 바닥이 편평하게 되고 사다리로 지지하는 구조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11월말에 물건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쪽지가 안써져서 그냥 말씀드릴게요. 비밀에 부칠 일도 아니고 해서...
네이버 대한민국캠핑이란 카페에 가시면 있습니다.
아직 공구 진행중입니다만 충분히 살펴보시고 구매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하세요.
일단은 뱀으로 부터 공격은 당하지 않을것 같아 든든해 보입니다
뱀이 제일 무서워요.
좋은 집 마련하심에 축하드립니다. ㅎㅎ
저야 캠핑에 관심이 없지만 캠핑 장비 가격이 후덜덜 하더군요.
가끔 산을 오르다 보면 엄청난 고가의 등산복과 베낭, 등산화, 스틱, 물병, 기타 장비 등을 구비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그리곤 앞 사람들 쫓아가느라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은근히 서로
속도경쟁을 하며 산이 주는 즐거움을 제대로 여유있게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게되지요.
캠핑도 이와 유사한 상황일듯 합니다.
장비 보다는 자연을 벗삼아 청정하게 즐길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더욱 가치있다는 생각 입니다.
아주 가~~끔 산에 갑니다.
양손에 스틱 들고 모르는 제가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멋진 고어텍스 등산화를 신고 등산복 갖춰 입은 아저씨는
올라가다가 중턱에서 헉헉거리며 주저앉아 있는데 흰색 단화 신고 청바지 입은 아가씨는 가볍게 올라갑니다.
우째야 하는건지....ㅋㅋㅋ
득템 축하드립니다~ 늘 갖고싶은 루프탑텐트~
어디서나 공간 제약없이 차가 가는곳은 모두 야영지가 되는...
아이들이 있는 저는 그저 처다보기만 할밖에요.
대캠은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많이 공구합니다. 축하드려요~
저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스포티지 머리에 루프탑을 얹을 용기는 도저히 안생기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