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6년 전에, 밖에 나가 운동장을 돌 때, '경제학 책이나 한 권 번역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홀연히 들었고,
걷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마르크스> 번역 의뢰 관련 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8월 한 달 바쁘게 몰아치던 일감이 9월 들어 녹초가 되었는지 잠잠하고,
알라딘에서 새로 산 책을 읽을까, 시간 날 때 취미로 하던 번역이나 할까, 고민하다 번역을 하기로 결정하고 컴퓨터를 켭니다.
'어째 책 검토 의뢰도 안 들어오나?' 푸념하는 찰나
"딩동!"
메일 도착을 알리는 기계음이 경쾌하게 울립니다.
출판사에서 외서 검토를 의뢰해도 되겠냐고 묻네요.
되고말고.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줄 거라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지? 아 몰랑~
그런데 내 경우 우주는 왜 책 검토 또는 책 번역과 관련된 소원만 도와줄까?
그것도 엄청나게 긴 시간적 간격을 두고.
그나마 안 도와주는 것보다는 낫겠지.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간절히 원해야겠어.
목차를 읽어보니 구미(?)가 확 당기고
서론을 읽어본 후 '이 책은 나와야 돼! 이 시대 사람들이, 특히 청년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야.' 하고 단정짓습니다.
의뢰받은 일은 분명 '검토'인데, 서론을 읽는 중에도 번역할 때 쓸 표현을 고르며 김칫국을 단지째 드링킹하고 있어요.
그러다 <마르크스>를 번역할 때, 의뢰받을 당시의 환희를 배신하고 원형 탈모를 겪는 등 마음고생이 많았던 생각이 났고,
'이 책도 다 읽어봐야 알지.' 하며 냉정을 찾는 중입니다.
나린, 정신 차려! 번역 의뢰 받은 거 아냐.
아무튼 오랜만에 도서 검토 의뢰를 받으니 가슴이 콩닥콩닥 뛰도록 반갑고 기쁘네요.^^
첫댓글 와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책을 만나시다니... 그 책을 번역하시길 빕니다!!
ㅎㅎㅎ 서론만 읽고 이 무슨 주책인지... ^^
콩닥콩닥이라니 정말 마음이 젊으시네요. 심장이 벌렁거린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콩닥콩닥 유효기간 벌써 끝났어요. 본문 몇 쪽 더 읽어보니 검토서 쓰기도 엄청 골치아플 거 같다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