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리더십의 시대이다. 어디를 가나 조직이 있고 그 조직에는 리더가 존재한다. 리더가 단순히 뛰어난 엘리트를 대변하는 말이 아니라면 이 사회는 누구가 리더가 될 수 있으며, 그 리더는 자기만의 '통치기술'을 발휘한다. 그 기술이 그 시대나 그 조직에 부합하지 않는 다면 낡은 기술이 되고 퇴짜를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술이 조직의 발전과 미래를 담아간다면 그건 좋은 리더십으로 포장되고 단련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필한 비서관인 최경환 교수의 "김대중리더십"은 우리 사회에서 여러번 곱씹어볼 만한 꺼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김대중'이란 우리 정치사의 탁월한 리더이자 그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극단적으로 나뉜 독특한 리더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그 시대의 인물은 때로는 '시대정신'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역적'이 되기도 한다. 백지장 한장 차이의 잣대이지만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은 아주 다른 결론을 가져오는 것이다.
분단의 시대에 김대중은 좌와 우, 진보와 보수 등의 이념적 잣대에 따라 시대정신이 되기도 하고 역적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투표라는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가장 꽃이라는 제도에 의해 한 나라의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으며, 노벨평화상도 한국인 최초로 받았다. 상식적인 잣대로 봤을 때 김대중은 시대정신이다. 역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분단이라는 구조와 이념적 잣대를 넘는 다면 그들은 김대중을 시대정신으로 평가할 것이다.
그 김대중의 리더십은 결코 쉽게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김대중리더십" 책을 통해 우리는 면밀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지근거리에서 모신 비서관의 눈과 귀 그리고 손은 이를 잘 전달하고 있다. 간결하고 명확한 표현은 책을 넘기는 자에게 김대중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대단히 쉽게 만들고 있다. 그런 표현 또한 저자가 김대중의 리더십을 잘 소화한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연필이나 볼펜을 들고 있을 것을 권장한다. 읽다보면 반드시 줄을 긋고 곱씹어봐야할 대목이 종종나온다. 그럴 때마다 놓치지 말고 줄을 긋고 그 의미를 되새기길 바란다. 김대중의 철학과 사상 그리고 리더십을 추적해나가는데 유용한 문구가 될 것이다.
저자는 책 머리에서 '젊은 김대중'의 출현을 기다린다고 했다. 아마도 그 김대중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김대중의 삶에 대한 이해와 그 자취를 끊임없이 더듬어보는 자만이 그 현인을 '볼 수 있을' 것이고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도구로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김대중의 삶과 철학 그리고 리더십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이 책이 그 길잡이가 될 것이다. 스승이 제자를 키울 때는 가장 지근 거리에서 허드렛일부터 시키면서 가르친다. 무인의 길도 그렇다. 검을 잡기위해 검부터 잡는 것이 아니라 검을 잡을 손부터 단련을 시킨다.
김대중리더십을 잡기위해 바로 리더십부터 알려고 하지말라. 김대중의 삶의 자취를 더듬어라. 그런 다음에 정형화된 리더십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 비서관 최경환 교수는 그러한 길은 바로 이 책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정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