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밝은누리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있는 주현이라고 해요.
제주 '평화와 화해의 순례' 참석한 후기 나눕니다 :)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베트남, 일본 그리고 한국의 이곳저곳에서 온 청년들과 함께 걷고 얘기 나누며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 속에 아픈 역사를 바라보고 기도하는 시간 보냈어요. 각 나라의 언어로 함께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는 것이 처음이라 초반에는 낯설고 어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언어로 함께 예배 드리고 마음을 모을 수 있는 것이 '은총이다, 참 아름답다' 생각했어요.
첫 날 저녁에 각 나라에서 당면한 청년들의 어려움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어요.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각 나라에서 겪는 문제는 서로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만의 노령화 현상, 중국에서 장시간 일을 하며 느끼는 삶의 압박감, 홍콩의 높은 부동산 시세와 물가, 마카오의 주 산업 경제인 카지노와 물질주의 현상, 일본의 직장 스트레스와 정신적 질병, 그리고 제주의 난민 문제 등 모두 피부로 다가오는 문제들이었어요. 이러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헤쳐나가야 할까 고민이 들기도 했습니다. 개인이 혼자 해결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힘든 문제이지만 우리가 함께 기도하며 해결을 모색해 나갈 때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낼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느꼈어요.
참석자 중에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분들이 계셔서 고맙게도 그 분들의 통역으로 전체 모임과 소모임이 어렵지 않게 진행됐어요. 때에 맞게 사람을 보내시어 그들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고, 참 감사했어요.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알뜨르 비행장, 너븐숭이 기념관, 제주 4.3 평화공원에 가서 함께 기도했어요. 제주 곳곳에 남겨져 있는 상처의 흔적들을 보며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과 살상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했어요. 전쟁으로 인해 많은 생명들이 죽고 상처입고 신음했던 날들 기억하며 이 땅이 영세중립 생명평화를 전하는 땅이 되기를 기도했어요. 함께 기도하고 노래 부르는 이들 모두의 평화와 화해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전해졌어요.
아래 사진은 중일전쟁 당시 일본이 중국대륙 침략을 위해 전진 기지 역할로 만든 알뜨르(제주 말로 아래 벌판이라는 뜻) 비행장, 격납고에요.
알뜨르 비행장에서 노랫말에 담아 기도했던 일부분 영상으로 담았어요.
언어와 문화 그리고 교파의 차이를 넘어 그리스도인들이 연대하고 마음 모아 기도하는 뜻깊은 시간 보낼 수 있어 참 기뻤어요. 한 마음으로 모였기에 서로를 신뢰하며 금새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더욱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이 땅 곳곳에서 기도하는 동지들을 만나 든든한 마음 들었어요. 벗들과 함께 과거의 아픔과 상처가 남아있는 땅 직접 밟으며 기도하는 도중 제 안의 힘들고 지쳤던 기운도 회복되는 걸 느꼈어요.
순례가 끝나는 날 저녁 제주에서 서울로 돌아와 다음날 바로 직장에 출근 했어요. 2박 3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순례에서 만난 이들과 나눈 밝고 맑은 기운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 머금고 일 한 덕에 몸은 피곤 했을지라도 마음은 평화롭고 기뻤어요. 순례를 통해 받은 감동과 큰 울림을 잘 간직하고 저의 일상에서도 평화를 잘 이어가야겠다 생각했어요. 내 안의 평화와 주변 이들과 맺는 화해의 관계로부터 이 땅의 평화와 화해, 아픔을 해원하는 기도가 시작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