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 금요일 국보2호 원각사 10층석탑
* 숙제검사
지난 주에는 현이만 숙제를 해왔었죠. 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었는데 그 영향인지 아이들이 숙제를 많이 해왔네요. 희원과 유빈이가 정리를 잘 해왔습니다. 현이는 이번 주에도 여전히 숙제를 잘 했네요. 오늘은 종이가 구겨질세라 파일에 넣어왔습니다. (나날이 멋진 모습을 보이는 현이 입니다.^^)
* 아름다움 그러나 안타까움
국보2호는 종로 탑골공원 안에 있는 원각사10층석탑입니다. 공원을 둘러 보고 탑도 보았습니다. 아직도 내부 보호막 공사중이어서 사람들이 공사를 하고 있었죠. 거기다 유리로 사방을 보호하고 있어서 자세히 볼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매우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각층마다 조각된 아름다운 문양은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매우 아름답다고 하네요. 공사가 끝나고 보면 진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낭독의 발견
아이들을 탑 앞에 있는 돌 벤치에 나란히 앉혔습니다. 그리고 낭독의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소리내어 읽는 글이 효과가 있다길래... 한편으로는 큰소리로 책 읽을 기회가 없는 것 같고.... 또 시냇가가 설명하는 것보다 자기가 조사해 온 자료를 발표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주의를 집중하게 하려고... 또 바르게 읽는지 알아보기도 할겸... 기타 등등의 이유로요. 하지만 낭독의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습니다. 자료를 조사해 온 친구만 기회가 있지요.
맨 처음 순서는 현이입니다. 현이가 한 단락을 읽고, 다음은 희원이가 읽었습니다.(두 친구의 자료가 똑같았는데 희원이가 신기해하더군요. 아마도 네이버의 덕인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유빈이가 자료를 읽었습니다. 유빈이는 자료를 정리, 요약해 왔기 때문에 오늘 답사의 마무리를 해 준 셈입니다. 미처 숙제를 해오지 않은 두 친구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해오겠다는군요. 믿어보겠습니다.^^
* 우리나라 보물3호 원각사비
원각사10층 석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원각사비가 있습니다. 그것 또한 우리나라 보물 3호로 지정된 문화재였습니다. 이 비석은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했습니다. 비석에 새겨진 문양도 선명하게 보였지요.
* 회화나무와 새 생명
탑골공원 안에는 아주 오래된 회화나무가 있습니다. 또 다시 나무 앞 돌벤치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콩과식물''인 회화나무가 씨앗을 멀리 보내지 못한 채 열매 꼬투리들을 나무 주변에 가득 떨구고 있었습니다.
''콩과식물''을 아이들에게 소리나는 대로 읽어보라고 했죠. ''콩.과.싱.물''이라고 대부분 읽고 유빈이가 ''콩꽈싱물''이라고 읽네요. 유빈이가 맞았습니다. 아이들이 앗차! 하며 아쉬워합니다. 아리송했던 거죠.
회화나무는 아까시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열매가 들어있는 모양도 아까시와 아주 흡사합니다. 둘다 콩과식물이거든요.
희원이가 콩이 들어 있는 꼬투리를 주웠습니다. 꼬투리를 벌려서 아이들에게 콩을 하나씩 나누어주고 냄새를 맡게 했습니다. ''우웩~~''이랍니다. 조금 비릿하고 역겨운 냄새가 났지요. 또 콩과식물의 특징인 질소고정작용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말해주었죠. 우리는 앙상한 가지를 쳐다보며 가지마다 품고 있는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바싹 마른 나무 같지만, 저 가지 끝에는 이미 새순이 들어 있다고 말입니다. 절대 이른 봄에 나뭇가지를 자르지 말라고요.
* 삼일절을 코 앞에 둔 탑골공원
내일이 삼일절이라 공원 안은 행사준비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원 앞에서는 독도 이장선거가 진행되고 있었구요. 손병희 선생의 동상이 있어서 아이들과 삼일절과 독립운동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비석에 써놓은 글도 큰소리로 읽어보았구요. 공원 울타리 주변에 세워진 독립운동사 조각을 둘러보며 아이들이 일본에 대해 한마디씩 합니다.
* 나도 한 마디
이제 아이들은 답사가 끝날 즈음이면 느낌을 말하는 데 익숙해 있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희원이가 오늘도 처음으로 발표하겠답니다.
희원 : 웅장했다. 탑이 멋있고 튼튼해 보였다. 잘 보호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유빈 : 아쉬웠다. 탑을 좀더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공사중인데다 보호막이 쳐져 있어서 볼 수가 없었다.
진혁 : 석탑이 멋있었다.
현 : 탑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무늬로 새겨진 용, 사자 등등이 정교했다.
재형 : 다리 아파서 잘 못느끼겠다.(그날 재형이는 다리 때문에 고생 많이했죠...)
* 또 다시 한 마디
탑골공원과 삼일절은 관계가 깊어서 우리나라의 독립에 관한 생각을 말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유빈 : 내가 그 시대에 산다면 꼭 3.1 운동을 해야겠다. 엄마 피를 물려 받아서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이다.
희원 : 나는 독립운동 하는 사람들 도와주겠다. 아무 것도 안 할 수는 없다. 다친 사람을 도와주든 다른 일을 돕든 아무튼 도움을 줄 것이다.
진혁 : 내일 와서 절 하고 싶다. 한국 사람이 독립을 위해 목숨을 천개도 더 버렸다. 슬프다.
현 : 일본이 싫다.
재형 : 일본은 나쁘다.
* 어디든 행복하여라~
뉘엿뉘엿 해가 지려했지만 아이들이 조금만 자유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얼음땡 놀이를 하며 탑골공원 안을 뛰어다녔습니다. 그곳이 어디든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제일 행복해 보이는군요.
* 거렁뱅이와 만나다
시내에는 거렁뱅이가 많았습니다. 특히 탑골공원 주변에는 노숙자가 더 많았죠. ''집이 다 타서 고시원에서 산다며 집으로 갈 수 있게 200원만 달라''는 사람이 우리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죄송합니다''하고 끌고 오자 아이들이 ''왜 안 도와 주냐''고 묻네요. 자기들에게 200원이 있다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아픈 다리 때문에 뒤처진 재형이가 아저씨 손에 200원을 쥐어주고 말았네요. 그 노숙자를 피해 횡단보도를 건너자 이번에는 술에 완전히 떨어진 걸인이 구걸한 돈을 챙기지도 못한채 바닥에 주저 앉아 자는 듯 취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주머니로 손을 가져가길래 나중에 도와주라고 만류했습니다. 사람들이 던져준 천원짜리 지폐가 바람에 날아갈까 걱정되어 현이와 진혁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근처에서 간식을 먹는데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 ''이렇게 거렁뱅이가 많은 건 다 이** 대통령 때문이라네요.
* 고생한 재형이
지난 주 수요일에 다리를 다쳤다는데, 아직도 다리가 안 나은 모양입니다. 출발할 ?는 괜찮았다고 하네요. 병원에 가보라고 했더니 참는 데까지 참아 보다가 병원에 가겠답니다.
''병원 가는 게 무섭구나?''
"아~니, 나 학원 여섯 개 다니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병원비 아끼려고 그래."
으이그~~~ 착한 재형이. 오늘은 정말 재형이가 고생이 많았습니다. 답사 내내 부축을 받아야 했지요. 그래도 꾹 참고 잘 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