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 제5권
51. 불설공작경(佛說孔雀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여러 비구들이 다 한자리에 모여 함께 찬탄하며 마음속으로 세존을 생각하였다.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라고 이르게 되고, 일체의 여러 외도(外道) 이학(異學)들을 물리치고 깨트려서 홀연히 그 빛을 잃게 하여[幽冥] 다시는 빛나는 일이 없어졌다.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았을 때는 이들에게 미묘한 공양과 의복과 음식과 침상과 와구 등을 갖추어서 공경하여 올리지 않는 일이 없었고, 스스로 그들에게 귀의했던 이들이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타나시자 이들 부류는 말만하고 실천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도의 귀[道耳]로써 멀리서 비구들이 서로 공론하는 것을 들으시고 즉시 그들이 있는 곳으로 오셔서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조금 전에 그대들은 무슨 의논을 하고 있었는가?”
여러 비구들이 자세히 말씀드렸다.
“우리들은 모여서 평등정각(平等正覺)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여러 외도 이학들을 즉시 물리치셔서 나타나지 못하게 하시고 홀연히 그 빛을 잃게 하셨으며 그들이 다시는 빛나는 일이 없어졌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세간에서 나오지 않았을 때 외도 이학들이 치성하였는데 마치 해와 달이 없을 때 등불이 밝은 것과 같았느니라.
해와 달이 나오면 등불은 밝음을 잃듯이 지금 부처가 세간에 나오니, 이학은 다 없어지고 다시는 빛나지 못하게 되었느니라.
오직 부처만이 홀로 지혜의 밝음을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데 이는 이번 세상에서만 특별히 뛰어난 것이 아니고 지난 세상에서도 그러했나니, 일찍이 없던 법이니라.
과거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세상에 한 큰 나라가 북방의 변지에 있었다. 그 땅 이름은 지환(智幻)이었다.
지환 땅의 사람들은 까마귀를 데려오려고 파차리국(波遮梨國)에 까지 이르렀다. 그 나라 영토에는 이 까마귀가 없었으며 또한 특별하고 기이한 짐승들이 없었다.
그때 그 나라의 사람들은 까마귀가 오는 것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스스로 어쩔 줄을 모르고 음식과 과일과 열매를 공양하고 받들어 모시며 날마다 달마다 그 형편을 살폈다.
먼 곳에 있는 까마귀들이 이것을 보고 모두들 수없이 몰려왔는데 그 나라에서는 이들을 널리 공양하고 받들며 존경하는 것이 한량없었다.
어느 때 한 상인이 있었는데 다른 나라에서 공작 세 마리를 가져왔다. 그때 여러 사람들이 보니 미묘하고 뛰어나게 아름다우며 특히 그 날개가 아름다웠다. 그 걷는 모습의 우아함은 일찍이 없었던 것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보고 그 소리를 듣고 마음이 기뻐 뛰는 것이 전보다 천억만 배나 더하여 그 까마귀를 버리고 다시는 공양하거나 돌보지 않았다.
까마귀는 위엄 있고 빛나던 것을 잃고 홀연히 무색해지니, 마치 해가 뜨면 등불은 드러나지 않는 것과 같이 다시는 까마귀에게 마음을 주지 않게 되었고, 모든 사람이 이 공작을 사랑하고 공경하게 되었고,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았으니,전에 모든 까마귀를 사랑하고 공경하여 기르던 이들이 다 이 공작의 모습을 사랑하고 공경하게 되고 존경하며 이에 귀의하게 되었다.
모든 까마귀들은 다 전멸해 있는 곳을 알 수 없게 되었느니라.
이때 하늘이 곧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아직 햇빛을 보지 못했을 땐
등불이 홀로 빛났으니
여러 까마귀들이 본래 늘 존경을 받으며
물도 마시고 과일도 먹었도다.
그 음성을 구족한
해가 솟아 나무 사이에 걸림으로 말미암아
공양을 받던 여러 까마귀
이제 모두 없어졌으니
이 특별히 뛰어남을 보아야만 하리니
존귀한 것 없어 천한 것 섬겼으나
높고 귀한 이가 나타나자
비천한 이 존경 받지 못하네.
이에 현자 아난은 세존의 가르침으로 인하여 마음이 지극히 기뻐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지 않으셨을 때
우리를 이끌어줄 스승 세상에 없어
외도의 사문 범지가
다 공양을 받았으나
이제 부처님께서 구족하신 음성으로
분명하게 법을 설하시니
외도 이학의 여러 무리들이
영원히 모든 공양을 잃었도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공작이 누구였는지 알고 싶으냐? 그는 나였느니라.
까마귀는 여러 외도 이학들이었고, 하늘은 아난이었느니라.
그때 비록 세상에 있으면서 설법을 하였으나 3독(毒)과 생로병사를 다 없애지 못하여 구경에 이르지 못하였었는데 번뇌의 때[垢]를 없애고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아서 이제 여래가 세간에 나와서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 ㆍ천인사ㆍ무상사ㆍ도법어ㆍ불세존께서 이제 법을 설하여 완전히 구경(究竟)에 이르고 범행을 깨끗이 닦아서 모든 번뇌의 때를 여의고 탐음[婬]하는 마음과 화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과 생로병사를 벗어나서 삼계를 홀로 거닐되, 두려움이 없고 여러 그릇된 무리와 외도 이학을 항복시키고 귀의하여 항복하여 귀의하지 않는 이가 없이 일체가 제도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