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마지막 주제는 역시 사람이다. 기술혁명이 일어나면 과거의 기술과 새로운 신기술이 충돌한다. 이러한 충격은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산업혁명으로 마차라는 구기술이 사라지고 자동차라는 신기술 문명이 등장했던 것처럼, 앞으로 진행될 디지털 혁명도 우리 생활을 완전히 바꾸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기술혁명 전환기에 나타나는 실질적인 문제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적응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이 갖고 있던 지식과 그동안 종사하던 산업의 기술과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대신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미래 산업의 현장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인적 자원의 비대칭 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미래 경제의 핵심 과제이다. 인적 자원의 변화와 교육은 국가적인 과제이지만, 이 문제는 특히 개인이나 가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높다.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한다. 그러나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이나 자영업, 1인 경영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주 긴 시간 동안 기술혁명의 전환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은 선진국들이 만들어 놓은 정형화된 지식이나 발전 모델을 따라하는 교육이 이루어진다. 인재에 대한 기준은 교육 수준에 의해 결정되고, 그것에 따라 사람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도 달라진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고 목표이다. 좋은 교육이 인생의 많은 것을 보상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인정하면서 살아왔다. 교육에 대한 이러한 의식은 교육이 경제와 사회 발전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경제와 사회 발전의 과실을 따먹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청색 LED를 개발해 노벨물리학상(2014)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 교수는 “일본을 비롯한 중국, 한국 등 아시아의 교육 시스템은 시간만 낭비할 뿐이며, 이보다 더 나쁜 교육시스템은 없다”고 비판할 정도였다. 또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학생 웰빙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48개 조사국 중에서 47위로 교육 당사자인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 역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한국 교육이 다가올 미래 경제의 기술혁명을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미 선진국 경제에 진입한 한국 경제가 더 이상 따라 할(catch up) 모델은 없다. 따라서 이제는 내부적인 혁신 역량과 창의 인재를 기반으로 하는 성장과 발전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국가 정책이나 기업의 혁신이 아니라 미래 경제를 살아가야 하는 세대에 대한 교육이다. 미래 경제를 이끌어 가는 인재는 정형화된 지식을 잘 암기하거나, 이미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를 더 빨리 찾는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지식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산업과 기술을 이끌어가는 창의 인재이다. 특히 미래를 준비하는 세대는 과거의 지식과 시스템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미래에 도전할 수 있는 자기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