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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네팔 최대의 명절, 다샤인(Dashain) 48
1► 뽀카라에서 마차뿌차레 산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띠하르 대나무 그네[Ping]을 타고 있다(photo by Ashess Shakya). 이 놀이는 다샤인에서 띠하르끼지 아이들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인기 ’짱‘이다
2► 힌두신들의 꽃, ‘말라’로 만든 다샤인 글씨
3► 다샤인의 상징인, 보리를 싹 티운 ‘쟈무라’ & 이마에 찍는 ‘띠까’용 붉은 쌀밥
4.► 풀파티에서 경비에 나선 네팔군인들
5► 두르바르(Dubar) 광장에서 차량을 앞세우고 다샤인축제를 알리는 선발대
6► 위 행렬의 선두 그룹
7► 후미구룹
8► 비레탄띠 학교 내에서도 간략한 학교차원의 행사를 치른다.
► 다샤인의 클라이맥스, 제9일 쩨 ‘마하 나바미(Maha Navami)’날에 희생제의를 위해 목이 떨어지는 짐승들
► 마지막 날인 ‘비쟈야 다샤미(Bijaya Dashami’)에 가족끼리 보리싹 ‘쟈무라’와 ‘띠까’를 붙여주며 가족 간의 행복을 기원한다.
(1)
전 세계에서 가장 축제가 많은 네팔에서도 가장 네팔다운, 최대의, 최장의 축제를 ‘다샤인’으로 꼽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다샤인은 네팔을 대표하는 축제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종교, 농경, 가족 등 어느 범주로 넣어야할지 필자는 고심하다가 끝내는 종교 쪽보다는 가정적인 축제에 넣기로 했다. 축제의 배경은 물론 종교적으로 시작되지만, 마지막 피나레는 가족간의 화목으로 귀결되며 끝나기 때문이다.
9월이 깊어 가면 네팔 최대, 최장의 자트라가 연이어 열리게 되면서 네팔 전역이 축제 모드로 들어간다. 바로 다샤인(Dasain) 또는 비쟈야 다샤미(Bijaya Dashami)에 이어 ‘빛의 축제’ 띠하르(Tihar)가 열리기 때문이다. 네팔력으로는 까르띡(Kartik) 달에 들어있는데, 올해(2018년)는 태양력 10월 9(火)에 시작되니 우리의 한글날과 겹쳐서 기억하기 쉬울 것 같다
이 축제는 총15일 동안 계속되는데, 주요 행사가 벌어지는 10일 동안에는 모든 학교와 관공서 심지어는 은행이나 우체국까지 문을 닫는다. 그래서 ‘10일’이라는 뜻의 ‘다샤인’이란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물론 식당 같은 개인 사업장이나 생필품을 파는 상점들은 간혹 문을 여는 곳도 있지만, 그 외 모든 곳은 거의 휴업을 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요즘은 점차로 빨간 공휴일이 줄어들어 5일 정도 쉬는 추세이고 최근에는 1일, 3일, 5일 씩 건너뛰는 징검다리 휴일제를 운영하여 주민들이나 관광객의 불편을 감소하려는 시도가 눈에 띤다. 그러나 아직은 직장인들은 보통 1주일, 정부기관은 2주일, 학교는 1달 놀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 보통 네팔 사람들의 인식이다. 그 이유는 놀기 좋아하는 네팔 사람들의 천성 탓도 있지만, 국내 교통상황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자 그럼 힌두이즘에서는 이 ‘다샤인’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힌두의 한 갈레인 샥티즘(Shaktism)에서는 다샤인은 빠르바띠(Parvati) 또는 두르가(Durga)여신이 악마 마히쉬 아수라(Mahish Asura)를 무찌른 날을 기념하는 행사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두르가 뿌쟈’ 라고도 부른다.
마히쉬 악마가 선신들이 사는 천상의 데바로까(devaloka)를 침범하여 행패를 부렸지만, 용감한 두르가여신이 악마들을 제압하고 하늘나라를 지켜내었다고 하는데서 기쁨의 축제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축제의 처음 9일 동안은 선신과 악신 양진영의 9일 동안의 아마무시한 전투를 상징하고 마침내 ‘다샤인’, 즉 ‘10일’이 되는 날은 두르가가 악마를 죽이는 것으로 선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케케묵은 진리를 확인시키고 있다.
한편 다른 버전도 있다. 다샤인은 악마 라반(Ravan)을 무찌른 라마(Rama)의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 또한 대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의 인기에 편승하려고 비슈누파(Vishnu派)에서 각색한 패러디물로 보인다.
(2)
다샤인의 첫날은 ‘가따스타빠나(Ghatasthapana D.)’이라고 부르는 날인데, 이 단어는 ‘보리[Barley]’를 뜻한다. 독자들이 “생뚱맞게 왠 보리?” 하실 것 같아 보충설명을 좀 하자면 이렇다. 이 날의 아이콘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바로 ‘띠까(Tika)’와 ‘쟈마라(Jamara)’인데, 전자는 이마에 붉은 점을 찍는 것을 말하고 후자는 노란 보리싹을 말한다.
이 보리싹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축제의 배경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4달간이나 계속된 긴 몬순기간이 끝나면 날씨는 쾌쾌청청. 게다가 추수도 끝나서 집집마다 곡간도 넉넉해지니 네와리들은 축제 생각에 너나 할 것 없이 들뜨게 마련이다. 공부하러 혹은 돈 벌러 외지에 나가 살던 가족들이 모두 고향집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래 만에 만난 가족들은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고 맛있는 음식과 집에서 직접 담은 술을 마시면서 며칠간을 푹 쉰다.
그리고 좋은 계절이 왔다는 뜻으로 보리를 심는 일을 하는데, 이 행사는 다샤인 행사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그래서 그 뜻을 강조하여 ‘가따스타빠나 다샤인’이라 부른다. 글자대로 번역하면 “10일 간 보리싹 틔우기” 라고나 할까?
이 때 초대된 힌두의 구루[브라만] 또는 라마승이 도착해서 뿌쟈를 올리며 두르가 여신이 배를 타고 항해를 하여 몸을 나타나 축복해주도록 여신에게 기도를 하는데, 이 때 점성술에 의하여 길조(吉兆)의 날짜와 시간이 선택되고 그에 맞추어 보리씨를 파종한다.
이에 집안의 가장은 질그릇으로 만든 일종의, 우리나라 콩나물시루 같은, 시루에 고운 모래와 흙을 섞어서 모판을 만든 다음 보리씨를 뿌리고 맑은 물을 흠뻑 적시도록 붓고 그 시루판을 사각형의 모래판 가운데에 두고 나머지 모래판 위에도 역시 보리씨를 파종하고 정성 것 모래판을 보살핀다.
첫날부터 9일 째 되는 날까지는 보리싹 틔우는 일 이외에는 특별한 외부행사는 없이 각 가정마다 집과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등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는 기간이다. 이 사이에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마련해준 때때옷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서 동네 공터에다 어른들이 큰 대나무 4개를 휘어 만들어준 그네[Ping]을 마음껏 타고 온갖 모양의 연을 만들어 날리기도 하면서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명절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논다.
이런 일을 하는 기도실을 ‘다샤인 가르(D. Ghar)’라고 하는데, 항상 코끼리 얼굴의 ‘재물의 신’인 가네쉬(Ganesh)의 신상과 ‘디요(Diyo)’라는 등잔을 항 상 켜둔다. 외부인과 여자들은 그 기도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남자들은 매일 아침저녁 2번씩 신성한 물을 주는 작업을 한다. 그러나 시대에 발맞추어 나가는 것이 대세인 듯 요새는 남자들과 동등하게 여인들도 이런 작업을 한다.
이 모래판은 햇빛이 직접 닺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데, 제10일 째 되는 날 보리싹이 5~6인치 정도 될 때까지 신선한 물을 매일 공급해주어야 한다. 이 신성한 노란 보리싹이 바로 ‘쟈마라(Jamara)’인데, 10일 째 되는 날 그 동안 키운 것을, 마치 장식품처럼, 식구들 머리에 꼽아 주며 이마에 붉은 띠까를 발라주며 행운을 빌어준다.
제7일 째 되는 날은 풀빠띠(Phulpati)라고 부르는데 전통적으로 이 날은 멀리 169km 떨어져 있는 고도 고르카(Gorkha)에서 일단의 출신성분 좋은 부라민 사제가 왕실용의 시루판[Kalash], 보리싹 쟈무라, 사탕수수 줄기, 바나나 등을 붉은 천으로 묶은 다음 3일 동안을 걸어서 운반하여 두르바르 광장으 옛 궁전이었던 하누만 도까(Hanuman Dhoka)에 도착하는 날인데, 이를 ‘풀빠띠 퍼레이드(Phulpati parade)’라고 부른다.
또한 옛 왕정시대에는 연병장인 뚠디켈(Tundikhel)광장에서는 국왕과 요인들의 참석 하에 수십 발의 대포[禮砲]를 발사하여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이어서 수천 명의 기마의장대가 역시 퍼레이드를 벌렸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흔치 않은 구경거리를 보려고 드넓은 두르바르 광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하는데, 그러나 2008년 네팔의 사흐왕조가 붕괴되면서 2백년 내려오던 전통이 바뀌어 대신 대통령이 그의 관저에서 풀빠띠의 전통을 이어 간다고 하지만, 역시 예전만큼 멋지지는 않을 것 같다.
축제 8일째 날은 ‘마하 아스타미(Maha Asthami)’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큰 8일‘이 되는 셈인데, 이날은 두르가(Durga) 여신의 사원을 방문하여 뿌쟈를 올리고 이날 밤은 ’검은 밤‘이라 부르는데, 피의 굶주린 깔리(Kali) 여신을 위해서 물소, 염소, 암탉, 거위 등의 목을 쳐서 제물로 바친다. 힌두이즘에서 붉고 싱싱한 피는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져지는데, 특히 몇몇 여신들이 즐겨한다고 하여 싱싱한 피를 바친다.
이날 밤 하누만 도까 뒤편의 코트(Kot)라 불리는 광장에서는 여러 가지 행사가 벌어지는데, 특히 54마리의 물소와 54마리의 염소로 희생제의를 치른다고 한다. 이 때 잘린 목만 사원에 바치고 몸뚱이들은 각자의 집으로 가지고 와서 각 가정마다 요리를 하여 파티를 연다. 이런 축복 받은 음식을 ‘프라사드(prasad)’라고 부른다. 특히 이 때 음식을 담는 그릇은 나뭇잎으로 만든 짜빠라(Tspara) 접시를 사용하여 신들에게 우선 올리고[뿌쟈] 그 다음 사람들이 먹는다. 이를 네와리들은 ‘카드가 뿌쟈(Khadga Puja)‘ 라고 부른다.
제9일 째 되는 날은 ‘마하 나바미(Maha Navami)’라고 부르는 날인데, 실제적으로 이 축제의 마지막 날이다. 이 ‘위대한 9번 째 날’을 기념하여 사람들이 열을 지어 딸레쥬(Taleju Bhawani Mandir) 사원으로 가서 뿌쟈를 올린다. 또한 두르바르 광장 옛 궁전인 하누만도까 뒤편 광장에서는 공식적인 군대 의장대의 의식의 일환으로, 또 다시, 아침부터 수많은 암탉, 오리, 염소, 물소의 목을 자르는 희생제의를 거행한다. 그렇기에 일대가 피의 강물을 이루고 까트만두 전체에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뿐만 아니라 이 날 네팔 전역의 깔리(Kali) 또는 두르가(Durga) 사원에서는 힌두사제의 축복 하에 동시에 수많은 희생양들의 목이 떨어지는 날이기에 이날은 모든 네팔 전국의 가정마다 큰 고기잔치가 벌어진다. 만약 이 즈음에 네팔을 여행할 계획이 있는 나그네들은 그 며칠은 ‘방콕’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런 대량적인 살육제(殺戮祭)의 배경에는 신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악마의 졸개들이 짐승의 몸으로 숨어 들어갔다고 인식하여 그들 잔당들을 박멸하기 위하여 염소나 물소 같은 동물들을 대량으로 죽여서 그 피를 여신에게 받치며 완전한 승리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
인류사적으로 볼 때 어떤 중요한 의식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동물을 신에게 바치는 행위는 온 세상의, 모든 나라에서 행했던 원시사회에서부터의 오랜 전통이어서, 고대에는 심지어는 사람까지 바치기도 했다. 그리고 힌두이즘의 전신인 부라만교도 지나친 희생제의(犧牲祭儀)의 반작용으로 힌두교와 불교 같은 신흥종교에게 자리를 내주게 되었을 정도로 자체모순으로 인해 후대로 오면서 살생 자체를 위한 이런 희생제는 중요한 축제에 한해서 최소한의 제물로 점차로 축소되는 방향으로 내려왔고 그 마지막 자락이 바로 오늘의 ‘마하 나바미’ 같은 형식으로 남아 있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민족 간의 문화는 다양할수록 좋은 것인지도 모른다. 더구나 축제 같은 것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 다양함을 이방인들이 시비를 걸 수는 없다. 문화나 종교는 ‘고급이냐 저급이냐?’는 급수를 메길 수가 없는 것이기에 편 가르는 식의 시각은 오만스런 편견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소고기를 먹든 안 먹든, 제사용으로 직접 잡아먹든 푸줏간에서 돈을 내고 사먹든, 그것은 각 문화권의 당사자들의 문제이다.
어찌 보면 평소 가난한 살림에 먹고 싶은 고기를 축제와 신의 핑계를 대고 일 년의 한 번 마음대로 푸짐하게 먹겠다는 저의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뭐 어쩌랴. 이것은 오랜 풍속이면서 문화인 것을…. 어느 나라는 고기 안 먹고 풀만 먹는 나라가 있는가? 현대화된 정육공장에서 잡으나 사원에서 옛 방식대로 의식용으로 잡으나 따져보면 피장파장 장군멍군이 아니겠는가?
이날의 이름이 ‘마하 나바미(Maha Navami)’라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바미’는 ‘공예의 신’으로 인간들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물건을 만드는 공예가, 화가, 도공, 목공, 엔지니어 등의 숭배를 받는 신이다. 그렇기에 이날은 나바미신과 그 추종자들이 만든 그릇과 도구를 사용해서 짐승들의 피를 받는다고 한다. 더욱이 이날은 이 신에게 자전거, 우마차, 승용차, 화물차 등의 일체의 바퀴달린 물건들이 일 년 동안 사고 없기를 바라는 소원을 빈다고 한다.
까트만두 분지의 수호여신인 딸레쥬사원의 문은 일 년 중 이날만 딱 하루 문이 열리는데, 그렇기에 수천 명의 참배객들이 몰려들어 여신에게 뿌쟈를 올리며 기원을 드리기에 이 사원 근처는 하루 종일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혼잡스럽다.
(3)
제10일 째 되는 날은 ‘비쟈야 다샤미(Bijaya Dashami)’ 혹은 ‘바즈라(Vijaya Dashami)’라고 부르는 날이다. 올해는 2018년 10월 19일(금)이다. 비자야(Vijaya)의 뜻은 승리의 10일이라는 뜻으로 실질적으로 축제의 하이라이트라 말할 수 있다. 이날 부모들은 자녀들의 이마에 ‘다샤인 띠까’를 덕지덕지 붙여주는데, 이 띠까는 다른 때 일반적으로 이마에 발라주는 붉은 물감이 아니라 특별히 햅쌀로 지은 밥과 요구르트와 붉은 물감을 섞어 만든 특별한 것으로서 찰기가 있기 때문에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말라서 떨어질 때까지 그냥 놔두어야지 근지럽다고 강제로 뜯어내면 불길한 일이 생긴다고 한다. 이날은 전국에서 이마에 이 빨간 띠까를 붙이고 다니지 않은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지난 일 년 이내에 가족이나 친척이 사망한 집안에서는 이 붉은 쌀을 이마에 붙일 수가 없다. 그들은 죄인이기 때문에 붉은 옷을 입지 못하고 흰옷만을 입고 조용하게 지내야한다.
이 날 모든 가정에서는 조부모, 부모 차례에 이어서 자녀 중에서도 순서에 의해서 형이나 누나가 동생들에게 행운을 빌어주면서 차례대로 띠까를 붙여 주며 ‘닥쉬나(Dakshina)’라고 부르는 돈이나 선물을 나누어 주면서 행운을 빌어준다.
이날부터 시작된 친척집의 방문은 둥근 달이 뜨는 보름날까지 5일간 계속되는데, 이때 집집마다 준비한 맛있는 음식, 특히 다샤인축제용으로 깔리사원에 가서 여신에게 피로서 희생제를 치른 고기를 요리하여 대접하고 집집마다 정성스럽게 담근 술[럭시, 창, 뚬바]를 마시면서 하루를 즐긴다고 한다. 물론 이 때 아이들은 제기도 차고, 연을 날리고 특히 그네를 타야 복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풍속은 왕정이 무너지기 이전에는 남자들은 국왕에게, 여자들은 여왕에게 띠까를 받고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날이기에 우선 정부각료들과 장성들 등 이른바 VIP들 차례가 끝나면 일반 군중들도 수천 명이 왕국으로 들어가 로드 비슈누신(Lord Bishnu)의 화신으로 받들어 모시는 국왕이나 여왕에게 손 수 띠까를 받고 축복을 받는 전통적인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국왕 대신 대통령이나 총리에게로 그 바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하지만 역시 예전만 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런 차례를 기다릴 수 없는 민초들은 꾸마리 같이 살아 있는 신이나 주위에 있는, 구루나 사두 같은 힌두 성직자로부터 띠까를 받고 축복을 받게 된다.
그리고 늦은 오후에는 두르바르 광장에서는 ‘검(劍) 자트라[Kadga Jatra]’ 라는 인상적인 행사를 마주할 수 있는데, 이날은 용감한 두르가(Durga)여신이 악마를 무찔렀다는 날이기에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제15일 째 되는 날은 ‘꼬쟈그라따 뿌르니마(Kojagrata Purnima)’라는 날이다. 글자 그대로의 뜻은 “누가 깨어 있느냐?” 인데, 이는 그날 밤은 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재보의 여신이 락쉬미(Laxmi)가 올빼미 등에 올라타고 땅으로 내려와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는 사람들만 재복을 나누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만년설에 뒤 덥힌 히말라야 꼭대기부터 깊고 긴 골짜기까지, 까트만두 분지와 드넓은 떠라이 평원까지 골고루 보름달이 비추는 가운데, 모든 네팔의 가정에서는 잠도 못자고 락쉬미 여신을 기다리면서 날 밤을 하얗게 새우며 15일간 계속된 대 장정의 막을 내린다.
첫댓글 제대로 알았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 ㅎㅎ
굉장한 축제입니다. 저도 직접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