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 이달의 시 박제천
근황(近況)
박제천
밤마다 배를 몇 척씩 꾸려서 떠나보낸다.
오늘 내가 만난 물빛 한 지게, 달빛 두 지게만으로도
만선(滿船)이 되는 나의 작은 배들이여
그대들 물길의 안전을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물빛 일천 척(一千隻), 달빛 이천 척(二千隻)의 배를
하염없이 떠나보낼 뿐이다.
어둠마저 가서 돌아오지 못하는 그곳에
사리 몇 알로 길을 밝히며 찾아 나설 그날까지
다만 밤마다 배를 몇 척씩 꾸릴 뿐이다.
어제 부친 일편(一片)의 고뇌(苦惱)
일편(一片)의 연(鳶)
아직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나의 작은 배들이
싣고 가는 밤마다의 밤
그것이 오직 나의 재력(財力)일 뿐이다.
박제천(朴堤千) munhakac@hanmail.net
서울 출생. 동국대 국문과. 1965~6년 현대문학 등단. [박제천 시전집(전10권)] 시집 『장자시』 『달은 즈믄 가람에』 『나무 사리』 『천기누설』 『풍진세상 풍류인생』 등 17권. 저서: 『박제천시전집(1,2차 전10권)』 『시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 등 시선집 [밀짚모자 영화관] 등 7권. 영역시집 [Sending the Ship Out to the Stars(고창수 역)]미국 코넬대 출판부간행 외. 불어, 스페인어, 일어 번역시집. 한국시협상, 현대문학상, 공초문학상, 펜문학상 등 수상. I.W.P.(미국 아이오와대 국제창작프로그램) 1984년 초청시인. 문학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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