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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지리산을...
내 안에
산 하나
키우고 싶다
뭐라 위로의 말 하나 건네진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상처난 마음 스르르 다독여
사랑으로 풀어지게 하는
내 안에
그런 큰 산 하나
키우고 싶다
그 곁에서
나도 따라 커가며
보다 따뜻한 가슴으로 종주하듯
오래오래
함께 사랑하고 싶다
내 안에
점점 커져가는 산 하나
_내 안에 산 하나, Jiri-깽이 恩敬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_
이번 지리태극종주 걸음하고 온 다음
가만히 그 길을 반추하듯 떠올리며 생각해보니
아~ 그 길마다 ‘욕심’이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도 극진한 사랑이라는 욕심
지리산을 얼마나 사랑했으면
이런 종주 산행을 만들었을까
어찌 이렇게 아름답게 그림 한 폭 그리듯
지리산을 담아 그려낼 수 있었을까
설악산태극종주를 하고 나서는 그 길 만든 사람을
안아드리고 싶다고 생각 했었습니다.
지리산태극종주를 하고 나서는
어찌나 감사한 마음이 큰지...
이 길을 만들어 걸을 수 있도록 해 주심에 머리 숙여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번 지리태극종주가 9번째라는 목련님처럼
여러 번 걸음하는 분들이 꽤나 있는 것 같습니다.
엄지척!!
왜 그런지 그 마음을 이젠 저도
어쩐지 알 것 같습니다.
욕심이지요.
지리산을 사랑하는 어여쁜 욕심^^
지리산태극종주를 하고 와서
지리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져갑니다.
"지리산" 그 이름 속에서 두근거림이 쿵쾅쿵쾅~
빨리~ 또 만나고 싶어집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지리산도 그냥 산길일 뿐인데...
^^
고향집 같고, 엄마품 같은 곳
그래서 지리산에 가면 안기듯 눕고,
앉고, 기대고 싶어지는가 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저는 그저 그 안에서
가만히 눈 감고 숨만 쉬면 되는...
너른품~ 그 속에서 스며나오는 대책없는 편안함~
지리태극종주~ 실거리 85km 남짓.
제 트랭글 지도로 만들어봤습니다.
멋지쥬?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제 발걸음이 지리산에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려내다니
남원 구인월마을에서 산청 덕산 사리마을로 이어지는 종주길.
아직 이 산길 걸음 해보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그 어떤 종주길보다도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대한민국 넘버원 종주길, 지리산태극종주”
태극 모양으로 춤을 추듯 흐르는 능선길 따라~
지리산의 서로 마주보이는 능선을 병풍 늘어놓은 듯 만나며
시원하게 내 품에 끌어안을 수 있는 장거리 종주산행.
지리산의
서북능선~주능선~동남능선
깊고 크고 넓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 오르내림 길 위에서
각기 다른 색깔로 지리산을 오래오래 만날 수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발원하는 3江1川
고리봉 발원 임천강(56km)-남강-낙동강-남해
천왕봉,중봉 발원 덕천강(52km)-남강-낙동강-남해
만복대 발원 서시천(31km)-섬진강-남해
삼신봉 발원 횡천강(40km)-섬진강-남해
저는 이 강행 길도 방장님과 함께 모두 걸어 만나보았습니다.
그때는 뭣모르고 따라 나섰었는데...
이렇게 지리산태극종주를 하며 다시 되내여보니
신통하게도 이번에 진행했던 태극종주의 들날머리
임천강과 덕천강 물줄기가
각기 다른 길을 가는 듯 하다가는
결국은 남강으로 들어 만나고 낙동강으로 남해까지~
거참, 신통하게도 하나로 만나네요.
산줄기 그 무한 태극의 물결~ 음과 양의 신비로운 조화~
산줄기가 물줄기를 감싸는건지
물줄기가 산줄기를 감싸는건지
남원에서 만나 추어탕 한그릇씩 하고~
각자 차량으로 구인월마을회관 앞에서들 모여.
사실 영스님이 지인 한 분하고 지태 갈껀데
의향 있는지 물어보셨었고,
제가 느린건 저도 아니까~ 사전 양해는 필수라~
느림보 저라도 괜찮으면
지태 한방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그 길이 궁금하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영스님... 이런 저, ok 하셨고, 따라 나선 지태길입니다.
그런데 창원지부 분들 같은 날
지태를 하러 이리 오셨고, 들머리에서 잠시^^
어차피 저랑은 발 안 맞는
무시무시한 창원 선수분들이라...
들머리 구인월마을 앞으로 흐르는 (람천->)임천강 물줄기
날머리 덕산 사리마을 앞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덕천강
종주산행과 일주산행의 개념들 아시지요?
종주산행은 물줄기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절대진리^^
물줄기 앞에서 시작~ 물줄기 앞에서 끝을 내야
그게 바로 제대로된 종주.
일주산행은 예를 들어 불수사도북처럼
물을 건너는 것도 포함될 수 있고요
자기가 원하는 곳을 설정해 돈다는 개념.
<일주(-周)라는 말이 넓은 일정한 지역을 한 바퀴 돈다는 의미>
지리태극의 그 길
저는 소풍나선 듯~ 오늘 지리산에 놀러왔어요.
두 눈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며 신나고 즐겁게.
인생의 순간 순간 남들 쫓아가느라 힘들기만하고
재미 없다면 그게 뭐꼬!!
그래서 저는 제 스타일로. 깽이스럽게. 아자!!
마을회관 앞의 지리산 태극종주 등산로 안내도
구인월-덕산 지리산태극종주~
많은 산꾼들이 찾고 오가니
이렇게 안내판으로 당당히 설 수 있음에
좀 감격스럽기도 합니다.
남원시 멋지다^^
근데 이 길 만든 사람은 더 멋진거 아녀? 누군겨??
우리 J3클럽 배방장님~ 역시 대단~
어찌 이런 종주길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들여다보면 볼수록 참 놀랍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사실 지리산 구인월-덕산 태극종주 이전에
구인월에서 웅석봉 동쪽 어천마을까지 태극종주가 있었대요.
저는 이번에 처음 들어봤던...
그런데 이후 방장님이
구인월에서 웅석봉 구간 이후~ 덕산 사리마을까지
톱과 낫 등 연장이란 연장은 모조리 챙겨 들고
제대로 사전답사하며
태극 모양으로 이쁘게 만들어
지금의 구인월마을-(덕산교) 덕산 사리마을 태극종주를 완성하셨다고.
지리산태극종주 검색해보면
그 외에도 다른 산길로 이어지는 게 몇 개 더 있네요.
근데 제가 보기에도
클럽 사람이라 팔이 안으로 굽어서가 아니라
구인월-덕산만한 제대로된 지리산 태극 그림은
더이상 나올 수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구인월마을 안내판 속
수양산에서 덕산교까지
능선 하나 차이로 지도 모양이 어째 이상~합니다.
ㅠㅠ
어떻게 틀린지 보이십니까??
^^
방장님이 이 지도 보시고는
남원시 담당자에게 전화해 지도 수정 요청하셨다네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안내판 지도 보고는
우와~하기 바빴는데,
역시 방장님은 이 길 만드신 분이라
예리하게 틀린 부분을 콕~ 찾아내셨습니다.
조만간 시정조치 될 예정^^~
길가의 앙징맞은 그 꽃이 은방울? 은낭화?ㅎㅎㅎ
이름이 기억 나지를 않아서 긁적긁적하다가
금낭화를 그렇게 만나며 웃으며 걷고.
꽃이라고 모두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지요.
기품이 넘치기도, 고귀하기도, 도도하기도,
귀엽기도, 사랑스럽기도...
남들과 견주지 않고 본인만의 색깔로 꽃을 피우는 그네들.
우리들도 스스로의 빛깔을 찾으며 보다 나답게
그렇게 꽃피워야겠습니다.
조용한 마을길을 통과하며 산길로 접어들고.
이 고목나무 세 그루가
인월마을에서 덕두산으로 드는 수문장.
속된 마음 나쁜 생각일랑은
부디 저 문 안으로 가져가지 마시길...
전에 이 길 지날때는
나무 사이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었는데
이번에는 문을 돌아 들어가게 되네요.
2017년 4월말5월초, 2박3일로 지인들과
노고단, 장터목에서 여독 풀며 지리태극종주를 했었습니다.
그때와 4년이 지난 지금~
지리산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 길을 걷는 나는 얼마나 기억하며,
또 달라졌을까?!
야심한 틈을 타 들어가니
발소리에 어둠이 놀랄 깰까~ 살금살금~
멋진 수문장 나무님네들 지나며
고개는 저절로 위로위로 우러러 봐집니다.
오래된 고목나무에서는
뭔가 신성한 기운이 늘 느껴지는 것 같죠?
나만그런가??
오르막길 렌턴빛에 반짝이며 움직이는 이 녀석은?
오호라~ 도룡뇽입니다.
오오 지리산에서 도룡뇽은 또 처음 만나 봅니다.
렌턴빛 때문인지 투명하게 보여요.
신통합니다.
도룡뇽 알은 물 속에서 사니
근처에 물도 있겠지요.
계곡 물소리 들려올까 잠시 귀 기울여도 보며...
덕두봉까지 올랐다면 바래봉까지는 지근~
바래봉이 이렇게 가까웠나 싶어요.
바래봉 철쭉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도 궁금하고.
창원지부의 진주분 훈남삼초님.
이번에 처음 만나뵈었구요.
대전에서 지리산까지 오는 길 카풀도 해주셨고,
남원에서의 저녁식사 우리쪽 테이블
추어탕 계산도 해주셨더랬습니다.
산행 끝나고는 제가 밥 사겠다고 예약 해놨었는데...
첫 만남에 빚만 차곡차곡.
담에 갚을 기회 있기를 기대.
지리태극 끝내고 J3 - 3대 종주 마무리하며
축배의 잔도 같이 나누고 싶었는데...아쉽!!
감사한 분 훈남삼초님,
이제 마음 떳떳 당당하게 J3시그널 달고 다니시겠다!!
부럽네요. 저는 지리왕복 남았습니다.
^^ 지태 완주 진심 축하드립니다.
혹시나 지난주 칼바람 추위에
모두 얼어죽지나 않았을까
완전 기습적인 한파 추위였던지라
걱정이 되기도 했었는데...
야밤에 만나는 철쭉~ 연달래~
바래봉 내려서며 찬바람에 잠시 주춤 얼었던 마음의 문이
요녀석들이 나타나자 활짝 열리며
다들 방그레~ 헤벌쭉~ 아이들이 된 듯
그 행복함을 숨길 수 없고
바삐 가던 발길들,
손 하나 대지 않고 멈춰 세워버립니다.
바로 꽃의 힘!! 이네요.
바람과 해님의 내기처럼
길가던 나그네 옷을 벗긴 건
결국 무력의 힘이 아니라 따뜻함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런게 진짜 강함이죠.
우와~ 이야~ 감탄 연발~
꽃터널도 지나고요.
바래봉 철쭉하면 그냥 한가지로 피어 있을 줄 알았는데
고녀석들도 제각각 색깔도 모양도 크기도 다~ 달랐어요.
이 밤, 고개 빳빳이 들고
잠이루지 못하는 이녀석들이나
잠도 잊은채 이 길을 찾아와
걷고 있는 우리들이나...
^_____^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 듯 합니다.
미쳐야 미칠 수 있는 법~
진짜 미치게 이쁩니다.
진짜 미치게 좋은 밤입니다.
같이 아름다움 즐거움 나눌 수 있음에
걸음마다 통통통~
행복 미소 웃음 터지며 마냥 신이 나고.
다들 어느 꽃송이와 눈맞았나?
사랑의 하트가 사방에서 뿜뿜~
저와 눈맞았던 요~요 요~이쁜 녀석들
내가 바라봐주니
야밤에 더 발그레~ 피어나는 철쭉들~
손대면 상처날까 조심조심 만져도 보며
혹시 향기 날까 싶어 코도 킁킁~
꽤 한동안 등로 양쪽의 화려함에 정신팔려
그렇게 꽃길을 걸어 갑니다.
나무계단 데크는 추운 날씨 고지대라 살짝 얼었어요.
순간 미끌~ 철렁~ 당황
조심스럽게 걸음 옮기고요.
등로 옆의 얼레지꽃들은 접힌 우산처럼
꽃잎들을 고이 접고 다들 취침 중.
똘똘 말면 덜 춥다는 걸 저 녀석들도 아는 걸까요?^^
밤에는 꽃잎을 그렇게 닫고 낮에는 꽃잎을 여는
이 작은 생명들의 생존하는 모습에 흐뭇.
암만요. 밤에는 바람 들지 않도록
똘똘 말고 눈 감고 푹~ 자야죠.
자는 모습도 기특하다^^ ㅎㅎㅎ
세걸산의 좀 힘든 오름길이며
고리봉에서 사진 찍는 분들을 지나고...
별을, 달을 찍는걸까? 5월인데도 많이 쌀쌀해요.
이 추운데 이분들도 고생이네요.
정령치 고개를 조용히 지나며 만나게 되는
멋진 소나무들에 반갑다~ 미소도 발사~
대견하게도 올 겨울 추위, 꽃샘 추위도 잘 이겨내고 있었구나.
만복대는 서시천(31km) 강행하며 올랐을 때
그 기억이 너무 커서... 잊을 수 없는 곳
겨우내 얼었던 눈이 녹으며 봄문안, 3월
아래 산동마을에 노오란 산수유 빛으로 만복을 곱게도 내어주던.
산의 덕은 그렇게 위에서부터 아래로 아래로 이어지며
생명을 키우고, 다른 생명들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산 중턱에서 빛나는 불빛을 향해~ 성삼재로...
남원 인월마을에서 성삼재까지 이어지는 서북능선 길이 끝나고...
이제는 성삼재, 노고단에서 이어지는 주능선길로.
동이 터오르고 있어요.
우와~
지리 주능에 들어서기 전,
노고단고개에서 바라본 반야봉
노고단 아래쪽 방향으로는 흰물결 넘실넘실~
드넓은 바다를 이루고~
돼지령에서도 또 이렇게 발목을 잡히고 맙니다.
흐미~ 좋은 거~
이 맛에 지리산에 오지^^
임걸령 물줄기는 언제 봐도 시원합니다.
물론 맛도 일품이고요.
누군가 안에서 열심히 펌프질 해대고 있는것 같아요^^
안먹고 그냥 가면 절대절대~ 앙돼요~
근데 참 신기하죠?!
가끔씩 찾는 시골 동네 뒷산의 샘터는
관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물길이 마르고 지저분하던데...
따로 관리하는거 같지도 않은데
어쩜 이렇게 깨끗한 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뿜어져 나오는건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지리산의 나무님네들과 샘물님네들
백년천년만년~ 영원할 듯^^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3개 도를 가르는 최상위 꼭지점
요녀석 봉우리 대단합니다.
전에는 대단하다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날은 어쩐지 천왕봉만큼이나 이녀석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산의 능선은 크게 지역을 분할하고,
물줄기 또한 마을과 마을을 나누는 담이자 문으로~
나누는 듯 어찌보면 또 이어주는...
삼도봉을 지납니다.
ㅎㅎㅎ 요로코롬 해맑게 웃어주니
지리산의 진달래, 올해는 못보는 줄 알았는데...
지금 지리산에 피어있는 진달래는 모두 엄청 작고 여리여리~
앙앙! 귀여워요.
소녀같은 그 모습,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요.
등로마다 아침이라 베시시~
꽃잎이 조금씩 빼꼼 열리고 있어요.
얼레지 꽃들을 만나고.
형형색색 현호색 보라빛이 등로를 수놓고 있습니다.
파랗고, 어라? 노란색도 있어요.
어쩜 그리 작으마한 녀석들이
눈코입 다~ 달린 듯한 모습으로
세상 구경을 나왔는지...
딱 한 녀석만 골라 눈맞춤하기에는
제가 '고름 장애증' 환자라~ 선택하지 못하겠어요.
하나같이 다들 이뻐서.
아침이라 요녀석들 조금씩 들어오는 빛
어떻게라도 더 받아 먹으려고
고개를 쭉쭉 잡아 빼는 거 같아요.
생명있는 녀석들의~ 삶의 본능이겠죠^^
토끼봉에서는
이렇게 잠시 등대고 쉬어가도 좋습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오월의 봄날 아침, 토끼봉에서의 달콤한 휴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5분만요.
가만히 간지럽히는 바람이며 햇살~
이 근심걱정 없는 평온함
저 이러려고 지리산에 오는 거예요.
노숙이 체질이긴 하지만, 지금은 자는거 절대절대 아닙니다.
뿌잉뿌잉~ 행복 만끽하는 중^^ ㅋㅋ
그러고 보면 지리산은 꼭 첫사랑 같아요.
잘 있으려나 문득 문득 생각나고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궁금하고
늘 그리워요.
갈때마다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변하는게 보이지만,
그 본래 바탕은 늘 그대로...늘 그자리에.
여전하구나^^
바람이 들고 나는 길목에 그대로 잠시 얼음,
어느 착한 바람이 지나가며
"땡~"
움직일 수 있도록 풀어 주기를 기다려도 보고.
우람하게 서 있는 형제봉 곁을 지나면서도
바람맞기 좋은 이 날을 즐겨봅니다.
살아생전 누릴 수 있는 복 중에
산이 주는 즐거움이라니...
이 기쁨을 모르고 죽는다면
참 슬픈 인생일듯.
오르고 내리며 땀 흘리고
한줄기 바람에 그저 감사하며 땀을 식히고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언젠가 내가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게 된다면
지리산에서 재미나게 노닐던 추억도
크게 한자리 차지할 듯 싶습니다.
고목의 틈 안에 자리잡은 현호색과
이녀석 개별꽃인가 했더니...
검색해봤어요.
그랬더니 이름이 뭐라고 나오는줄 아세요?
"지리개별꽃"이라고 나와요. 확률95%.
이곳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특별한 종이었던거였네요.
어녕~ 특별히 눈길이 가더라고요~
지리의 그 기운을 듬뿍 품은 사랑스러운 지리개별꽃
너는 지리-개별꽃, 나는 지리-깽이
ㅋㅋㅋ 우리 성이 같네^^
벽소령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조망터.
이 모습을 보면 이곳이 지리산인 줄
이제는 알거 같아요.
여기서는 늘 조망 바라다보며 쉬어가니...
바위는...
바라보라고~ 그 위에 서서.
그래서 누군가 바위라 이름 지었으려나요?
그냥 막~ 지나가지 마세요.
이 커다란 바위는 부서져 모래가 된다는데
한 사람의 마음은 부서져 무엇이 될까요?!
하해(河海)와 같은 사랑, 크고 깊은 그 마음.
딸랑 남은 제 길동무 진주의 영스님.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이런 분들의 큰 마음과 같이 인생길 거니는 동안~
보며 배우며
제 마음도 잘게잘게 깨지고 부서져
언젠가는 하해(河海)와 같이 되어야겠다~
다짐도 해 봅니다.
이렇게 좋은 분들 고마운 분들에게
도움 많이 받고 사니...
꼭 더 큰 내가 되어 조금이라도 베풀며 살아야죠.
그런 인생 순환^^ 아름다움.
벽소령에서 햇반 하나에 김치뿐이지만
부족함 없이 맛있게 식사하고.
산에서는 모든 것이 그냥 다~ 맛있어요. 꿀맛!!
산 기운과 버무러져서 그런가^^
벽소령을 지나면 바위구간이며 계단구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한끼니 든든하게 채우고 단디 준비하고 길 떠납니다.
쫄쫄쫄졸... 흐르던 그 선비샘 맞나 싶을 정도로
감격스러운 만남.
언젠가는 제대로 물씨가 말라서 없어질거라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동안 제가 오며가며 만나본 선비샘 모습 중
가장 굵은 물줄기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한잔 캬~ 맛 조오~타~
술 마실 때 보다
지리산 물 한 잔에 더 빨리 취하네요^^
막힘없이 쏟아져주는 물줄기에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어디서 이 물이 계속 흘러 나오는건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고, 짐작도 되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지리산님의 그 속을
어이 알꺼나!
조망 바위를 그냥 지나치면 섭하겠지요.
하늘 구름 춤 사위도 구경하며,
걸어 가야 할
영신봉 장터목 천왕봉 중봉으로 시원하게 이어지는~
갈 길이 많이 남아 행복합니다.
무릎 꿇고 자세를 한껏 낮추고 앉아
요녀석들과 잠시...
잎이 얼룩져서 얼레지~
꽃잎의 그 유연함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어찌 이렇게 생겼을꼬!!
등로 내내 계속 발길 붙잡힐 수 없어서
곁눈질로 걸으며 보기만 하다가는
한 녀석이 제대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능 등로 내내 이어지는 현호색과
과감한듯 속보이게 뒤로 한껏 젖혀진
살짝 고개숙여 부끄러워 하는 기색도 느껴지는
수줍어 하는 얼레지,
지리산 전체가 온통 꽃밭 가득 축제장.
신은 인간에게 선물을 줄 때
시련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준다지요.
기꺼이 그 시련을 견디고서라도 선물을 받을지
선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시험하기 위해서...
힘들거나 어렵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선물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나는 늘 궁금하던데...
힘드니까, 쉽지 않으니까
그래서 더 좋은거예요.
한발한발, 그 한발의 미학으로
포기하지 않고 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선물들^^
촛대봉을 지나며...
저는요. 지금도 충분히 느리고 또 느리지만...
시간만 충분하다면 더 느리게 가고 싶어요.
오래오래 이 여운이 내 안에 남을 수 있도록...
그 시절 왜 우리는 그토록 치열해야만 했었나?
왜 앞만 바라보며 이토록 빨리 와야만 했었나?
_책속의 문장 발췌_
지리산 주능선에서 세석과 장터목 사이
뭇 사람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연하선경~
그냥 이곳에 서면
입이 떡~하니 벌어지며 닫히지 않고.
말도 잊어버리게 되니, 무아지경이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모습이 궁금하니
찾아와서 만나봐야지 싶은데
그게 또 맘대로 되질 않네요.
이곳을 넘어서면...
장터목대피소
이곳 통과하는 시간 제한이 3시인줄 알고
헥헥대며 엄청 뛰었어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게 달리기인데...
3시 2분 전 가까스로 도착하여
계단에 발 올리는 순간
어라? 긴장이 풀어졌는지
온몸에서 기가 빠져 나가버렸습니다.
아, 4시까지였네요. ㅠㅠ 1시간이나 남았으~~~
지금은 정말로 쉬어가야해요.
어제 남원 땅에 들어서는 순간
재난 상황처럼, 보이는 곳들이 온통 뿌옇더니
산중이라 괜찮을줄 알았는데
밤새 걸어오는 동안 저도 모르게 몸속으로 황사가...
목에는 걸러지지 않는 이물감으로
계속 기침을 해대고 있는 상황에서
엄청 뛰었더니 더 죽겠습니다.
저는 황사가 이렇게 무서운거 처음 접해봤습니다.
숨 쉴 때마다 숨 끝에
흡사 메아리처럼 따라붙는 쇳소리.
호흡이 거친 중병의 환자 마냥...
앞으로 황사 있는 날 산행할 때는
덥더라도 힘들더라도 마스크는 꼭 해야겠습니다.
산행 다녀와서 이틀 동안이나
약으로 목을 달랬어야 했습니다.
요즘도 하루 한 두번 용각산 복용.
ㅋㅋ 용각산 처음 먹어봐요.
이때 영스님 왈, 제 입술이 하늘색처럼 파랬대요.
힘든 길...
누군가 곁에서 같이 걸어 준다는 거
누군가로 인해 힘을 낼 수 있다는 거
이 힘든 것도 지나고 나면,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채색되어 지겠지요.
안녕, 잘 지냈니?
천왕봉 갈때는 꼭 만나고 가야죠.
건강하게 살아 있으니 이렇게 또 만나고.
바람이 불어요
나무와 풀이 흔들흔들
흰 구름이 파란 하늘을 유영하듯 흘러가고
우리가 그 속에서
때론 땀흘리며, 때론 옷깃을 여미며 걸어갑니다.
바람 없는 삶을 어찌 삶이라고 말할 수 있으랴~
지구의 한 모퉁이에 있는 지리산님아,
오래오래 예~ 있어다오.
이렇게나 푸르고 화창한데, 천왕봉에 아무도 없었어요.
독차지. 이런 기회 흔치 않은데...
바람에 휘청~ 너무너무 추워요.
오래 머물수 없어 옷깃 여미며 내려서서
중봉쪽 이동하며
땀에 축축 눅눅해진 상의 교체~
날이 추우니 뽀송뽀송 갈아입어야해요.
배낭속 패딩도 꺼내 입고.
따뜻한 것도 챙겨 먹고 갑니다.
어느 때 뭘 해야하는지
잘 알고 챙기며 가는 영스님 모습 뵈며
이분 제가 알던 것보다 진짜 사람 진국이구나.
배낭도 많이 묵직했고요.
아마 이날 지리산에서 걸은 사람들 중에
배낭 가장 무겁지 않았을까!! 싶어요.
천왕봉, 중봉쪽 계곡에서 발원하는 덕천강(52km)
물은 사람이 살기 시작하는 곳부터
오염이 되기 시작했고
이곳 아래 조개골이며
우리가 그냥 퍼 마시는 청이당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두 덕천강으로 흘러듭니다.
중봉, 이곳은 이승과 저승의 중간 세계쯤 되려나??
어쩐지 그런 느낌이...
이제는 하봉을 향해~
태곳적의 신비가 살아 꿈뜰거릴 것 같은 세상
동부능선은 우리들에게는 그래도 미지의 구간
깊고 깊은 숲속으로... 발 옮기며 내려서고.
어? 잠시 발걸음이 느려지며
나무들의 뒤틀림과 마주합니다.
어찌보면 기괴하게 춤을 추듯
또 어찌보면 아프다고 수신호를 하듯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거라는 영스님
이곳은 안개도 자주 끼고
강한 바람에도 견뎌야하고...
이녀석들의 기괴한 모습이 무섭다기보다는
내 탓이기나 한 듯 안쓰러워서...
영랑대에서 바라본 앞에서부터 하봉 중봉 천왕봉과
초암능선, 국골 방향 조망
바람의 힘이 엄청납니다.
이 엄청난 바람과 대적하고 서있으려면
여기 영랑대 터~ 기(氣)도 장난 아닐듯...
영랑대 입구에 자그마한 텐트가 하나
여성분이 혼자 비박 준비 중이었습니다.
이야기하다보니 저랑 갑장인,
우리 그라믄 친구 아이가~
이 추운날 여기까지 비박장비 가득 배낭 등에 메고
초암능선으로 홀로 올라왔대요.
여기서 딱히 비박할거라 정해놓지도 않았었고
적당한 곳에 자리 잡으려고... 대단하죠.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
저희 영랑대에서
떡볶이에 오뎅탕~ 따뜻한 커피까지~
착하게 살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이렇게 귀인의 도움을 받아유.
제 덕 아니고, 영스님 덕인가??!!
갑장 벗을 만났으니
또 그 기쁨에 축배의 잔까지~ 한잔 짠!!~
한잔 술에 체온 좀 높이며 가니 큰 힘이 되고.
^^
멋진 산꾼인 갑장님의
안전 행복한 발걸음을 늘 응원할께요.
참, 산청독바위 올라갔다 가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날이 어두워 조망도 못볼테고 위험~
전에 올라가봤으니 욕심 내려놓고
상상으로 그리며 통과했네요~
청이당이 그렇게나 멀었던가
가도가도 안나오길래
혹시 너무 어두워서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나
영스님은 물소리로 알 수 있다고 했었지만
바람 소리가 워낙 거칠었던지라...
바람소리인지 물소리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 청이당을 못보고 지나가나...그러며 걷다가는
가는사초가 등로에 모습을 드러내며
기억이 났어요.
청이당 가는 길 등로에 가는사초가 엄청 많았던 사실이...
어두워 보이지도 않았고
소리로는 바람소리인지 물소리인지 분간할 수 없었으니
느낌적인 느낌으로다가
내려가보니 영락없네요. 청이당.
여기 놓치지 않고 들러 갈 수 있다는 사실에
어찌나 좋던지... 우리 성공~
물병에 물 가득 채워갑니다.
진주(산청)독바위 곁을 지나며...
여기 뭐 이러노?
길이 안보여요. 트랭글도 오류나고
어느 순간 이어쓰기 하래요.
전파 오류, 통신도 잘 안되지... 독바위 주위를 왔다갔다 한참을...
다른분 트랙 받아서 따라가기 해봐도
길이 도대체 어디있는지
영스님이 곁에 있었으니 망정이지...
ㅠㅠ
동부능선쪽은 바위와 산죽과 가는사초와...
다들 바람에 강한 녀석들 맞죠??!!
가도가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산죽밭
끝났나 싶으면 또 시작되고 오르고 내리고...
키를 훌쩍 넘어서기도 하고.
바위 구간들은 밤에 내리막이라 보이질 않으니
어찌나 살벌 위험 천만해 보이던지...
사실 번번이 내려와서 보면
별것도 아니었었는데 위에서는 주춤주춤.
동부능선쪽은 언제 날 잡아서 밝을 때
다시 와서 찬찬히 둘러보고 가야겠습니다.
기억이 뒤죽박죽 꼬여있기도 하고
밤에 또 이렇게 지나가니...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날이 너무 춥고 바람도 강해 가다서다를 반복
배와 목에 뭔가 걸려있는 듯, 속이 미식미식~
황사며 장터목 시간 제한 안걸리려
엄청 뛰었던 게 이후 계속 몸을 괴롭히고.
밤머리재에서 중탈을 해야하나라는 생각까지도 잠시 스치며
동부능선을 걸으며 몸이 계속 깔아집니다.
커피며 라면 스프 끓여 속도 달래보지만
그때 잠시뿐~ 휴~ 힘 드네요.
지리태극종주 한방에 겁없이 달려들었는데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쉬며 가며를 반복하며
진도가 나가지 않던 상황에서
가까이 불빛이...짠~
"J3죠?" 그러며 다가오는 두 분.
뭐야 이 추운데 이 두분 땀나는겨?
헥~ 이 날씨에 얼마나 뛰어왔으면... 추워서 더 뛰시는 듯.
밝은 표정의 두 분 뵈니 힘이 좀 생기는 거 같아요.
저는 오들오들 너무 추워서
이렇게 우비까지 있는대로 꺼내 입었는데... 웁스~
동부능선 들어와 어둠속에서 걸으며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 그저 반갑습니다.
클럽 사람이라 더 반갑고요.
수도권지부의 박살나는남자님. 중부지부의 토미님.
후기글 쓰시는 분의 효과로 뉘신지 딱 알겠더라고요.
멀기도 먼 왕등재를 드디어 지나며
나름 부지런히 발길 옮기고.
여명은 조금씩 밝아왔지만 아직은 밤~
렌턴빛이 필요~
갑자기 등로 위쪽에서 커다란 짐승소리
옴마야~
깜짝 놀라 잠이 달아나버리고
올려다보니 사람이 한 명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맥가이버님이 오늘 밤머리재로 오신다고 했었는데...
맥가이버님이시닷! 그랬더니...
밤도깨비님이 떡하니~
장난끼 잔뜩 거느리며
신난 표정으로 걸어 나오네요.
온다 소리 한마디 없던 수도권지부 안산분이
여기까지는 어찌??
^^
오늘 구간 같이 걸어주려고 오셨대요.
밤머리재부터 여기까지 거슬러~
어둠을 뚫고~
밤도깨비님 앞세워 걸어갑니다.
어둔 밤이 밤도깨비님의 등장과 함께 물러가고
숲 밖으로부터 빛이 숲 안쪽의 빈공간을 밝음으로 채우며
새벽 청아한 새소리며
숲의 공기가 빛과 함께 확~ 달라졌어요.
우리에게 드디어 새날,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발걸음도 좀 가벼워지며...
아껴먹고 있던 물,
밤도깨비님이 차고 넘치도록 공급해 주니
미식거리던 속도 조금씩 내려가며
좀 진정되어 갑니다.
천왕봉과 중봉을 지나 우리가 걸어온 길
아~ 바라만봐도 아름답기 그지 없는
대한민국, 우리 모두의 금수강산
저 멀리 황매산이 자리하고,
앞쪽으로 왕산과 필봉.
그렇게 또 밤머리재 향해 가고 있으려니
등로에서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아주는 맥가이버님
기다리다 또 예까지 걸어오셨네요.
^^
자~ 맥가이버님까지 합류
기념으로다가 앞서가는 분들 잡아 세우고
흐뭇 인증해드립니다.
안산에서부터 여기까지가 얼마며
청주에서 여기까지가 또 얼마인지
옆동네도 아니고 새벽 잠도 물리고들 운전하셔서 오셨어요.
그리고 일당백 천하무적 든든한 우리 영스님.
아~ 이분들의 그 수고로움을 우짜지요?
너무 사랑스러워서.
고마운 분들, 감사한 분들
야~ 조망 조오타~
산청의 왕산은
가락국 시조 김수로대왕의 사적이 있고
가야국 금관가야의 마지막 왕인 양왕(구형왕,10세손)과
흥무대왕(김유신대장군)의 역사가 깃든
가락국 삼왕의 고적지
신라 법흥왕 전쟁 때,
백성을 구하기 위해 신라에 나라를 선양하고
이곳에 들어 나라를 내어준 죄스러움으로
"돌무덤으로 장례를 치르라"고 했던
돌무덤 속에 잠들어 있는 구형왕
기회되면 저 왕산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꽉 차 있는 산의 모습에 마음이 부르고
비어 있는 푸르디 푸른 하늘 향기에
흥얼거림이 저절로~
홀딱벗고새는 왜 꼭 새벽에 그리 우는지...
누굴 유혹하려고~
홀딱벗고새 봤다는 사람
아직까지 한번도 만나본 적 없어요.
혹시 아시는 분???
홀딱벗고.. 홀딱벗고. 또운다 또울어~
왜 따라와??!!
짜잔~ 도토리봉 드뎌 도착.
봉우리 이름 참 귀엽죠. 센스 처발처발~
천왕봉, 중봉 조망 굿굿굿~
으하하하... 꽃돌이 영스님~
음하하 꽃순이 깽이~
사실 철쭉하고 산쩔쭉 그게 그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걸음하며 어라? 좀 다른거 같은데...
이번에 제대로 알았어요^^
일단 비슷한 녀석인 진달래
푸른잎보다 꽃이 먼저 홀로 피며
꽃잎이 하늘하늘 얇고 반점이 없거나 옅으며
먹어도 되니 별칭 참꽃.
철쭉은 푸른잎이 먼저 피고 꽃이 같이 피며
꽃잎에 반점이 진하게 있고 먹으면 안되니
별칭이 개꽃.
나뭇잎 끝이 주걱처럼 둥글고.
진달래와 비슷 연분홍,
진달래에 연달아 핀다고 연달래라 부르며
꽃잎의 빛깔이 분홍에 가깝게 연합니다.
키가 2~5m로 크고.
산철쭉도 잎과 꽃이 같이 피며 나뭇잎 끝이 뾰족.
철쭉보다 더 진한 홍자색 연분홍
산철쭉은 키가 1~2m로 작습니다.
우리가 앉거나 쪼그리고 사진찍는다면
산철쭉이라고 보면 되겠고요
배경 병풍 삼아 찍는다면 철쭉이라 보면 되겠네요.
가야할 능선~
두 나무 사이 가장 높은 봉우리가 바로 웅석봉
가운데 마근담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며,
오른쪽 산줄기 아래 마을은 산청 덕산 시천마을,
마을 따라 덕천강이 흐릅니다.
밤머리재 도착. 얼마나 좋던지...
늦었으니, 가장 빨리 되는 메뉴인
라면으로 계란 투척^^
옴마야~ 맛있어요.
밤머리재 사장님 오랜만에 뵙게되니 또 반갑고.
이제 마지막 남쪽으로 방향 돌리며
밤머리재에서 웅석봉~큰등날봉~마근담봉~용무림산~
벌목봉~수양산~시무산~사리마을 구간으로.
영스님은 먼저 하산하게 될 지태팀
날머리에서 들머리 1시간 가량되는 거리 이동해주려
여기서 라면 후다닥 드시고 사리마을로 이동.
후반전 주자 네 명은
라면 먹고 힘내서들 출발합니다.
렛츠고~
밤머리재 사장님의 응원 받으며
도로 건너 오르려는데
지나가던 차량들마다 서행하며 화이팅해주네요.
그냥 딱~ 봐도 지태하는줄 아는가봐요^^
ㅎㅎㅎ
밥 먹으며 쉬었다 오르려면
어째 더 힘든거 같지만...
그래도 영차영차~
날이 밝고
마주하는 싱그러운 초록의 푸른잎에
기분 너무 좋습니다.
이녀석들 바람이 와닿으며 건드릴 때마다
간지럽다는 듯
어찌나 사랑스럽게 미소지으며 흔들리던지...
지금 이 공간을 걸으며
함께한다는 게 제겐 너무나 감사할 뿐이고.
아~ 오른쪽 다리 무릎 안쪽에 통증이 있어요.
약처방좀 해주고...
아파도 이제는 물러설 수 없죠.
같이 하는 동무들이 있기에 참고 가야죠. 가봐야죠.
그렇게 누군가 곁에 있기에
살아지는게, 가지는게... 또한 인생길.
저 멀리 뒤로 뾰족뾰족 서 있는 가야산과
중앙의 황매산이 우뚝 자리하고~
움푹 파인 나무 둥치 하나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내 물 나누어 부어주며 가는 마음.
새들이 와서 먹고 간대요.
그래서 부어주는 거라고.
이렇게 따뜻한 마음 한자락
베풀 여유조차 없는 걸음을 걷는다는 건
좀 슬플거 같지 않아요?
산이 우리에게 아낌없이 내어주니
우리도 나눌 수 있는건 나누며 가야지요.
이 아름다운 발걸음 속에
같이 걸음 한다는게 그저 흐뭇합니다.
이런 분들이라면 산신도 어여쁘다~
더 많이 보여주고, 보살펴줄 거 같지 않나요?!
저는 빨리가는 사람, 이쁘거나 잘난 사람들
전혀 부럽거나 동경하지 않아요.
이런 마음 가진 분들이 좋지.
이런 세상에 어울리며 사는게 좋지.
취향대로 입맛대로 사는거니까~
소나무님네들도 푸르른 날에
신이 나 춤추는 듯 하고요. ㅎㅎㅎ
우리들 마음도 연신~ 좋다~좋아~를 반복하며
온 몸의 작은 근육들까지 씰룩씰룩 춤을 춥니다.
얼굴근육 마음근육이
아주 신나서 방실방실~
사실 이 길 걸으며 내내
길 만들어 걸을 수 있도록 해 준 배방장님께
고맙다~ 감사하다~
우리들 그러며 걸었습니다.
지나온 능선길도 뒤돌아 보며...
빨강 깔맞춤 배낭 모델 서이^^
의상도 어째 다르지만 통일된 듯...
자기 눈으로는 결코 확인되지 않는다는 뒷모습
오직 타인에게로만 열린다는 또 하나의 표정
우리들 표정 어때 보이나요??
이 미소를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뛰어나가 쪼그리고 앉아서
걸어오는 모습 담아봤습니다.
오늘, 천사처럼 밝은 모습으로 내게 와줘서
그리고 함께해줘서 그대들께 고맙습니다.
이 숲에 행복의 기운을 가득 채우는 건
바닥의 여리여리 이 가는사초들일까요?
아니면 대책없이 해맑은 그대들일까요?
힘들어야할 마지막 이 남쪽 능선 구간이
이보다 더 감사하고 좋을 수 있을까?!
웅석봉의 곰돌아~ 잘 있었느뇨.
내 너를 보고 싶어 또 찾아왔단다.
여기서는 최대한 자세 낮추고 사랑스럽게~ 찰칵!!
더 재미난 사진도 많지만..
워워~ 진정하시고.
천왕봉까지 고속도로가 따로 없네요.
저만의 상상 허공다리길^^
분홍의 산철쭉과 하이얀 물푸레나무 꽃이
웅석봉에 담장을 허물어뜨리고~
오는 길손들을 미소로 반깁니다.
아~ 여기 언제 한 번 와서
꼭 비박하고 싶습니다.
천왕봉쪽으로는 일몰이,
반대쪽으로는 일출이...
생각만해도.. 우와~
꽃도 나무도...
밤이 되면 하늘의 별도 달도..
너무 좋을듯.
소풍나온 거 같죠.
땟꺼리하고 가야죠.
맥가이버님네와 밤도깨비님 골고루 많이도 쟁여오셨어요.
그 마음씀들이며...
우리 영스님 생각나요.
같이 먹으며 즐기며 갔었어야 했는데...
미안요.
으으으으~ 등로에 떡하니 버티고 있던 뱀
간밤까지는 날이 하도 추워서
뱀 구경은 안하겠구나 했었는데.
이쪽 남쪽능선으로 접어드니 뱀이...
다른 분들 후기도 보니,
뱀~ 이 구간쪽에 대략~ 많은거 같아요.
뱀이 많은 구간이지만, 행복해요.
여기저기 모두 둘러봐도 연둣빛 초록의 세계
우리들 낯빛, 마음까지도 이 숲을 닮아가며
물~들었어요.
떨어진 꽃도 주워 귀에 걸고~
마근담봉
이 이름도 배방장님이 지으셨던 거래요.
여기 봉우리 안쪽에 마근담(산청) 마을이 있어요.
마근담은 막힌담이라는 의미로
산으로 둘러 담처럼 막힌 곳에 있는 마을.
이제는 검색하면 지도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봉우리.
용무림산 표지판이 깨져서 바닥에 우째 이런일이.
우리 셀파부부님께서 애써 달아놓은걸~
누꼬? 못된손.
방장님이 지리태극길을 처음 만들었지만
혼자서 만든 길이 아니었음을
이렇게 표지판들을 하나둘 지나치며
또 감사히 느끼며 걷습니다.
누군가 계속 찾아주고, 걸어주고,
이름표를 달아주며 애정을 쏟는 중에 길다운 길로
함께 만들어놓은
우리 모두의 지리태극종주 길.
벌목봉, 이름도 없던 봉우리였지만
이 길을 찾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벌목봉이라 계속 불러주니
하나의 봉우리로 우뚝.
좀 촌스러워도 보이는 이름을 가진 벌목봉이지만
자꾸자꾸 부르다보니
나름 친근해지는 거 같아요.
벌목봉~ 다들 학을 떼는 봉우리로
오르내림 까칠함이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낙엽은 또 얼마나 쌓여있는지...
미끌미끌~ 그러다가 털썩 쭉~
아야~
과연 제가 한 번만 넘어졌을까요??!!~
담에 올때는 진짜 푸대라도 하나 배낭에 넣어올까봐요.
기왕 자꾸 넘어질꺼
신나게 미끄럼이라도 타게.
우리가 내려온 벌목봉.
이렇게 생겼어요.
저녀석... 까칠한게 거참~! 매력있네요. 맘에 들었어^^
벌목을 하고 이렇게 감나무를 심었대요.
어느 가을날 감이 익거들랑 오며가며
하나쯤 따 먹어봐도 되려나??
봉우리를 하나씩 하나씩 지날 때마다 카운트다운 하듯^^
이제 마지막 시무산만 남았습니다.
수양산 나무 표지판은
방장님이 2006년도에 만들어 달아놓은거였다고.
세월의 흔적이 덧입혀져 미소짓게 하네요.
오래오래 수양산과 함께하렴.
셀파부부님의 깔끔한 이름표도
오가는 길손들 반기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어? 올라오긴 했는데...
예전에 만났던 그 시무산 느낌이 아니라 이상합니다.
여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상하다~ 맞는거 같은데...
다들 좀 어색하게...
제 기억속에 4년 전, 시무산 엄청 화려했었거든요.
표지판도 있었고 시그널이 어찌나 많이 걸려있었던지...
누군가 다 치웠나 봅니다.
최근에 달아놓은 몇 개의 시그널만 쓸쓸히 자리하고.
이런 시무산 모습에 조금은 시무~룩~해져서
하산~
영스님이 여기서 내내 기다려주고 계셨어요.
힘든 구간 두 밤~ 동안~ 누구보다도 잘 챙겨주며
고생 참 많았던 우리 영스님.
눈에 훤히 보이는 지태 고생 길에
힘 보태 같이 걸어주려
먹거리 이것저것 정성껏 챙겨
차량으로도 3시간 넘는 거리 달려와준 청주 맥가이버님 부부
그리고 애썼다 영양보충~ 소고기 사먹이고
끝나고 집까지 택배처리해 주려
맘먹고 달려와주신 안산의 밤도깨비님
덕분에 다들 신나게 걷고 지친 몸,
소고기 즐겁게 꾸어 먹으며, 몸보신 제대로 잘 했습니다.
^^
♡♥♡♥♡♥♡♥
완주 후 날머리에 도착해서
맛보는 성취감이라는 행복보다는...
연초록 나뭇잎의 작은 흔들림,
혈관 속까지 보일 듯 했던 그 모습과
막 자라 올라오는 하늘하늘 댕기머리풀의 사랑스러움과
파란 하늘 흰구름이 그리는 아름다움과
새들의 풀피리 같이 청아하고 맑은 지저귐과
지금 이 순간을 걷고 있다는 흐뭇함과
동행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들과
땀을 식히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과
.....
사실 진짜 찐~행복은
걷는 중에 만나며 나도 모르게 내뱉던
“아, 좋다, 행복하다~”
너무도 작은 순간순간들
이런 작은 행복들이 하나둘씩 모여
가는 길에 징검다리를 만들고
목적지까지 나를 행복하게 데려다 줬습니다.
길은 만든 사람이 주인이 아닙니다
만들어놓고 아무도 가지 않는다면
그 길은 곧 사라지고 말지요
길은 걷는 사람이 주인이고
걷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야
비로소 '길'이라 불리게 되는 겁니다
길을 만드는 사람은 그래서
너, 나, 우리들인 것입니다
2005년도 겨울 어느날
덕산에서부터 이어지는
지리산태극종주길이 만들어졌고
그 이후 이 길을 찾고 걸은 우리들 모두가 주인으로
지금까지 길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번 지리산태극종주 그 길의 주인으로
멋지게 만나며 걸어냈던...
왕복하느라 고생 많았던 폴라리스님~
엄지척!! 왕입니다요. 수고하셨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이번에 J3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신
까리High님, 배낭하나들고님
거의 매해마다 이 길을 찾아 걸음하시는
이 길을 누구보다도 참 많이 사랑하는 마음속의목련님
지리태극종주 첫걸음을 가볍게 걸어내신
산을 예쁘게 사랑하는 듯 느껴졌던 훈남삼초님
두 말이 필요없는 산짱대장님
우리와 반대방향에서 지태 진행하셨던
박살나는남자님과 토미님
그리고...
나의 고맙고 사랑스런 누구보다도 멋진 분들
우리 영스님, 우리 밤도깨비님,
우리 맥가이버 내외님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2021년 오월의 어느 봄날,
또한 이분들이 있었기에
지리산태극종주(인월-덕산)는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이곳을 찾게 될 누군가를 또 기다리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언제든 좋은 날,
지리로 태극종주하러들 오세요~~
사랑스런 우리들의 지리산태극종주길
부디 잊지말고 종종 찾아주세요.
^^
남원 인월마을회관 앞의
"지리태극종주 등산로 안내판"처럼...
설악태극종주 들머리 날머리에도
마창진종주 들머리 날머리에도
멋진 안내판이 우뚝 설 날을 기대해보며.
그러려면 우리 산꾼들의 노력도 한몫 해야겠습니다.
장거리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우리 모두의
사랑스러운 종주길이니까요^^
♥
쉽지않은 지리태극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산행즐기
시길바랍니다 수고많았습니다
송림지부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늘 쉽지 않을 걸음이라..ㅋㅋ
그래도 장거리를 사랑합니다.
힘들지만 오래 걸리지만 좋아요.
축하 댓글 감사해요. 지부장님~
자고로 함산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담소도 나누며 같이 땀흘리며 걸어야 하거늘..
그날 지리태극길의 지향점이 달라 본능에 충실하다보니 들머리에서 잠시 보고 그 이후론 영영.. ㅎ
끝까지 완주하셨다는 소식 접하고 깜놀했습니다!
그것도 맨 후미에서..
깽이님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역시 동반자의 존재감은 없던힘도 다시 살아나게 만드네요!
아마도,전생에 나라를 구하신게 분명합니다 ㅎㅎ
왕 축하드리고^^
담엔 정방향 고고씽!
큭~ 까리High님이시닷.
흥치뿡~
거북이 달팽이 보고 느리다고 하는건
도리에 어긋납니다^^
제가 워낙 달리는 걸 못하는 팽달이라...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지요.
담에 클럽 산행 참가하려면 운동 쪼매~
감사합니다. 까리High님. 유쾌하신 분이신 듯.
깽이님^^ 지태완주 축하드립니다~~~^^👏👏👏
이쁜~ 채원님^^ 축하 인사 감사드립니다.
채원님의 힘찬 발걸음도 늘 응원드릴께요.
^^
@Jiri-깽이(신은경) 깽이님이 더 어리시고 예쁘십니다^^ 응원 감사드리고...저도 늘 응원하겠습니다^^🙏🙏
와우~~~논산처자 깽이님 지태완주 축하드려유.
헌데 깽이님 행차하시니 맥가이버님에 도깨비님 영스님 등등.....
언젠가 역종주하며 습지에서 도토리봉꺼정 십원짜리 억수로 뿌렸던 기억이 나는구만유.
오랜만에 처자님 지태소식을 접하고 대리만족했슈.
셀파님 안녕하세요.
지리산 향기 가득하신 셀파부부님~^^~
이번에 동부능선 쪽 봉우리표지판 보며
실제 뵙는 것처럼 반가웠더랬습니다.
지리태극길에 엄청 많은 애정 쏟으심을 느꼈구요.
셀파님 후기도 찾아보고 지태 들었었네요.
우리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지리, 그 기운들...
늘 감사합니다. 셀파님~ 건강하세용.
또 어느 길에서든 뵙기를 많이많이 바랍니다.
셀파선배님^^ 잘 계시죠^^ 국화언니도 보고싶습니다^^
형님 잘계시죠^^
같이 얼굴뵙고 탁배기 한잔 해야는데 ㅎㅎㅎ
@임채원 반갑습니다.
국화씨도 채원님께 안부 전한답니다.^^
@건강한체형 그러게 체형님 한잔 나눈지 꾀 됐죠...^^
지태완주 축하합니다.
지정한 j3 주민이 될 준비가 된것 같네요 ^^ 지리에ㅈ남은 두가지도 마저 완성해보시길 바래요
제가 제일 약한 속도전, 왕복 하나 남았어용^^
운동좀 하고 해야죠~ 길동무 한분은 셋팅완료!
건강한체형님 감사혀요~
으음...뭐랄까!
이 귀하고 정성가득한 산행기를 보고 그냥 가는건 도저히 예의가 아닌것같고, 그렇다고 이제와서(긴 시간 덧글하나없이 눈팅만 하다) 덧글을 남기자니 뻘쭘하고...
하아~~ 이를 어쩐다!
어쩌죠?
산행기 첫소절 ...
가슴을 울리는 싯귀...
산을 사랑함이 뚝뚝 떨어집니다.
산행기 모아서 책한권 출판하시면 어떨런지요?
그 대표 산행기는 이번 지태 산행기 이어야만 합니다.
산을 모르는 사람들도 이 산행기를 보면, 마음이 정화될것입니다.
완주 축하! 이런말씀은 안올리겠습니다.
산행기 즐감합니다^'^
니이케님 닉은 꼭 기억하는 걸로.
훗날 어느 길에서든 만나면
이 기분 좋은 댓글 주심 잊지않고
반갑게 인사드릴 수 있게^^
사탕 하나라도 꼭 챙겨드리야죠!
니이케님의 댓글에 행복해하며...
이 댓글 안 달았었으면 어쩔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