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峯海上錄卷之二 / 詩○七言律詩
수276 중 수271~수276(7수)를 수록합니다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77
271. 泊小村前。示諸友及河汪二人。
衝波巨浪掀坤軸。黑霧腥雲暗海村。走鷁凌空風力健。便從今去向天門。
조그만 마을 앞에 배를 대고 여러 벗과 하ㆍ왕 두사람에게 보이다
부딪치는 거센 물결은 지축을 뒤흔들고 / 衝波巨浪掀坤軸
검은 안개 비린 구름에 바다 마을이 어둡구나 / 黑霧腥雲暗海村
달리는 배는 허공을 찌르고 바람 힘은 거세니 / 走鷁凌空風力健
지금부터 곧 대궐 문을 향해 가리 / 便從今去向天門
272. 路上艱苦記懷
家山指點白雲邊。坐數殘更夜似年。鶴髮高堂無恙否。逢人欲問淚如泉。
노상에서 겪은 고생
흰구름 저쪽쯤이 내 고향인데 / 家山指點白雲邊
남은 시간 세어 보니 하룻밤이 한 해 같네 / 坐數殘更夜似年
고당에 계신 부모님은 평안하신가 / 鶴髮高堂無恙否
사람 만나 물으려 하니 눈물만 줄줄 / 逢人欲問淚如泉
273. 還家後以古詩記懷
滿屋烟沈撲面塵。還家何處訪情親。舊時巷陌都忘記。却問新移來住人。
집에 돌아와 고시(古詩)로 회포를 적다
집에 가득 덮인 먼지 얼굴을 스치고 / 滿屋煙沈撲面塵
고향에 돌아와도 친한 벗 찾을 길 없네 / 還家何處訪情親
옛날의 거리와 골목 모두 잊었거니 / 舊時巷陌都忘記
새로 이사 온 사람에게 도리어 물어 보네 / 却問新移來住人
274. 夢覺有感
夢裏分明見我儀。覺來殘淚更漣洏。孤魂枕上追隨多。無乃吾誠異昔時。
꿈에서 깨어나
꿈속에서 분명히 나를 보던 그 모습 / 夢裏分明見我儀
깨어나매 마른 눈물 새삼 줄줄 흐르네 / 覺來殘淚更漣洏
외로운 넋 베개 위를 언제나 따라다니지만 / 孤魂枕上追隨夕
내 정성은 옛날 그때와 조금도 다름없네 / 無乃吾誠異昔時
심 척숙(沈戚叔)이 서울에서 와서 친당(親堂)이 내게 주는 감구시(感舊詩)를 보임에 감사하다
술잔 앞에 마주 대함 십 년 전인데 / 樽酒相逢十載前
아침 저녁으로 따라 모심에 서로 나이를 잊었네 / 追陪晨夕許忘年
세 번 울리는 전고(戰鼓) 소리에 산악이 진동하니 / 三聲戰鼓驚山岳
한 조각 외로운 배로 바다 끝을 헤매었네 / 一葉孤舟杳海邊
애산에 티끌 일어 황새 그림자 차가웠는데 / 崖嶺塵昏鷼影冷
상림 늦가을에 기러기 편지 전했네 / 上林秋老雁書傳
고향에 돌아옴 소무 같음을 마음껏 기뻐하나 / 還鄕縱喜追蘇武
구차스레 삶이 저연 닮아 못내 부끄럽네 / 苟活多慚類褚淵
이승에선 천년의 이별이라 스스로 짐작했거니 / 自分此生千歲別
어찌 알았으리 오늘에 한 평상을 맞댈 줄을 / 那知今日一床連
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졌다 하느라 귀밑머리 다 세었고 / 浮雲聚散鬢邊雪
짧은 꿈속에서 슬펐다 기뻤다 하며 눈물만 쏟았네 / 短夢悲歡淚逬泉
관로하면서 글을 받드니 새로운 한이 모이고 / 灌露奉書新恨集
복규하면서 꿇어앉으니 묵은 병이 고쳐지네 / 復圭長跪舊疴痊
구슬을 목리로 갚기는 어려운 줄 알지만 / 瓊琚木李知難報
잡은 붓 도리어 시위에 있는 화살 같네 / 把筆還如矢在弦
왜승을 통해 선배들의 저작을 보았으며, 그중에 노송(老松) 송희경(宋希璟)은
따로 책이 있었으나, 너무 많아 다 기록하지 못한다.
275. 謝沈戚叔自京來。會敍親堂。贈我感舊書。
樽酒相逢十載前。追陪晨夕許忘年。三聲戰鼓驚山岳。一葉孤舟杳海邊。
崖嶺塵昏鷳影冷。上林秋老雁書傳。還鄕縱喜追蘇武。苟活多慚類褚淵。
自分此生千歲別。那知今日一床連。浮雲聚散鬢邊雪。短夢悲歡淚逬泉。
灌露奉書新恨集。復圭長跪舊疴痊。瓊琚木李知難報。把筆還如矢在弦。
仍倭僧得見先輩所作。宋老松希璟別有一集。多不可勝錄。
洪武丁巳。鄭圃隱奉使日本時作。
弊盡貂裘志未伸。羞將寸舌比蘇秦。張騫槎上天連海。徐福祠前草自春。
眼爲感時垂泣易。身仍許國遠遊頻。故園手種新楊柳。應向東風待主人。
異域山河故國同。天涯垂淚倚孤峯。波聲寂歷河關閉。落葉蕭條城郭空。
野路細分秋草外。人家多住夕陽中。征帆萬里無回棹。碧海茫茫信不通。
林石川贈日本上副官
滄波濃綠漲葡萄。宿霧連天不肯消。山柘復生春後葉。田禾更長雨中苗。
漢庭不必求三表。周室何須用六韜。昭代百年無一事。不妨編入太平謠。
次副官韻
海外雙星向北宸。只將誠信講交隣。包含遍覆無遐邇。聖主眞同天地仁。
又
聞道雙星向浦時。危檣盡日受風欹。固知龍性多貪寶。欲取舟中萬首詩。
次上官韻
萬里風濤損客顏。幾回淸夜夢朝班。遙知白社曾棲地。猿哭寒溪鶴怨山。
又
海外能詩好事僧。骨如枯鶴眼如氷。聞君橐裏華牋盡。斬寄溪邊霜雪藤。
홍무(洪武) 정사년에 정포은(鄭圃隱)이 사신으로 일본에 갔을 때 지은 시
갖옷 해지도록 뜻을 펴지 못했네 / 弊盡貂裘志未伸
세 치 혀를 소진에 견주기 부끄러워라 / 羞將寸舌比蘇秦
장건의 뗏목 위는 하늘이 바다에 닿았고 / 張騫槎上天連海
서복의 사당 앞에는 풀만이 무성하구나 / 徐福祠前草自春
계절을 보는 눈엔 눈물 흐르기 쉬운데 / 眼爲感時垂泣易
나라에 바친 몸 멀리 사신 자주 가네 / 身因許國遠遊頻
고원에 손수 심은 새로운 버들 / 故園手種新楊柳
아마 동풍 향해 주인을 기다리리 / 應向東風待主人
이역의 산과 물 고국과 다름없는데 / 異域山河故國同
타향에서 눈물 흘리며 외로운 배를 의지했네 / 天涯垂淚倚孤峯
물결 소리 스산한데 하관은 닫히었고 / 波聲寂歷河關閉
지는 잎 쓸쓸한데 성곽은 비었구나 / 落葉蕭條城郭空
들길은 가을 풀 밖에 가늘게 갈라졌고 / 野路細分秋草外
인가는 석양 속에 많기도 하다 / 人家多住夕陽中
만릿길 멀리 왔는데 돌아가는 배 없으니 / 征帆萬里無回棹
아득한 푸른 바다 소식 전할 길 없네 / 碧海茫茫信不通
임석천(林石川)이 일본의 상부관(上副官)에게 준 것
짙푸른 바다 물결 포도송이처럼 넘치는데 / 滄波濃綠漲蒲萄
묵은 안개 하늘에 연해 걷히려 하지 않네 / 宿霧連天不肯消
봄 지난 뒤 산뽕나무 잎 다시 나고 / 山柘復生春後葉
빗발 속에 논벼는 싹 새로 자랐네 / 田禾更長雨中苗
한정에서도 반드시 삼표를 구하지는 않았거니 / 漢庭不必求三表
주실에서 무엇 때문에 육도를 썼겠는가 / 周室何須用六韜
태평 세상 백 년에 아무 일도 없으니 / 昭代百年無一事
이것을 태평 노래에 편입함이 어떠리 / 不妨編入太平謠
부관(副官)의 운을 따라
바다 밖의 두 별이 북신을 향하는데 / 海外雙星向北宸
충성과 진실로만 외교를 논의한다 / 只將誠信講交鄰
두루 싸고 덮어 멀고 가까움 없거니 / 包含遍覆無遐邇
어진 임금은 진실로 천지의 어짊과 같네 / 聖主眞同天地仁
또
들으니 두 별이 포구로 향해 갈 때에 / 聞道雙星向浦時
높은 돛대 하루 종일 바람 받아 기울었다네 / 危檣盡日受風欹
알겠거니 용의 성질이 보물 탐하는 마음 많아 / 固知龍性多貪寶
배 안의 만 수 시를 빼앗으려 함이겠지 / 欲取舟中萬首詩
상관(上官)의 운을 따라
만 리의 거센 파도가 나그네 얼굴을 해쳤으니 / 萬里風濤損客顔
몇 번이나 맑은 밤에 조정 친구를 꿈꾸었던고 / 幾回淸夜夢朝班
멀리서 알겠거니 일찍이 살던 백사의 땅에 / 遙知白社曾棲地
원숭이는 찬 시내에서 곡하고 학은 산에서 울리 / 猿哭寒溪鶴怨山
또
시 잘 짓고 일 좋아하는 이역 땅의 한 스님 / 海外能詩好事僧
뼈는 여윈 학 같고 눈은 마치 얼음 같네 / 骨如枯鶴眼如氷
들으니 그대 전대 속에 좋은 종이가 다했다니 / 聞君橐裡華牋盡
염계 가에 눈빛 같은 등을 부쳐드리리 / 斬寄溪邊霜雪藤
276. 大唐童子被擄時作
夢裏分明歸故鄕。二親向我問扶桑。花鮮樓上一聲慟。撫枕猶疑在大唐。
대당(大唐)의 동자(童子)가 포로 되어 지은 시
꿈속에서 고향에 돌아갔을 때 / 夢裏分明歸故鄕
양친이 내게 부상의 일을 물으셨네 / 二親向我問扶桑
화선루 위에서 한 번 통곡했거니 / 花鮮樓上一聲慟
깨고 나서도 당 나라인가 의심하네 / 撫枕猶疑在大唐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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