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13 책갈피 나눔 글
경계선지능 아이들은 장애인가?
학교에 근무하며 경계선 지능 아이에 대한 고민이 생깁니다.
2018년부터 조금씩 공부하며 지식을 쌓았습니다.
신은초 교사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한 달 한 번 공부 모임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관련 사업들을 살피며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에게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될까 궁리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경계선 지능 아이가 체감상 늘어나는 듯싶습니다.
더하여 코로나로 학습, 사회성,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더욱 드러났습니다.
그러니 더욱 신경 써 생각하게 됩니다.
경계선 지능이란 기준은 누군가의 필요로 만들어진 기준입니다.
새로운 사회의 변화 속에서 임의로 만든 사회적 잣대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는 그 사회 여느 사람이나 다른 계층 집단에 비해 약하거나 불리한 쪽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 사회의 자원과 기회를 이용하는데, 그 사회에 참여 기여하는데, 어떤 복지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기 쉬운 사람입니다.
예컨대 소득, 나이, 직업, 출신지나 사는 곳, 성이나 성적 지향, 인종이나 민족, 종교, 지적 기능이나 신체 상태 따위로 인해, 이런 것을 이유로 분리 배제 차별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곤 합니다.
이런 면에서 경제적 약자, 지적 약자, 지체 약자 따위로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 자체가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 사회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복지요결에서 ‘약자’는 주로 사회적 약자를 가리킵니다. ‘약자도 살 만하고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약자가 그러합니다.
이렇게 어떤 대상을 총칭하여 약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어떤 사회 ‘그때 그곳 그 환경에서’ 약하거나 불리한 쪽에 속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지 사람 자체가 약자라는 말은 아닙니다. - 복지요결. 사회적 약자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은 사회적 약자에 속합니다.
사람이 약자는 아닙니다.
그 아이마다 가진 생각, 태도, 삶의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의 잣대에 따라 기준 삼아 아이를 판단하는 것이 종종 불편합니다.
하지만 저도 ‘아차’하는 순간 놓치고 갈 때가 많습니다.
다시 깨닫는 순간 최대한 조심스럽게 살피려고 노력합니다.
경계선지능을 가진 아이라도 아이의 능력, 강점을 바라보고 찾아 주고 응원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장애가 있는 학생이 아니라 아이가 가지고 있는 특성 중 하나로 이해하고 바라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에는 점점 ‘문제아’만 남게 될지 모릅니다.
결국 학교사회복지사의 가치, 이상, 철학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
이들은 보이는 힘, 듣는 힘,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이 무척 약했고 그런 탓에 공부도 뒤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잘못 알아듣거나 주위 상황을 잘 파악하지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집단 따돌림을 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비행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9
어떤 아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생각하는 힘’입니다.
‘생각하는 힘’이란 무엇일까?
생각은 상상하는거야. 생각은 예측하는 거야. 생각은 기억하는 거야. 머릿속으로 무언가 곰곰이 따져 보는 거야.
생각을 안하면 남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해.
남이 대신 판단을 내리고 남이 대신 결정을 해.
나는 장난이나 치면서 남의 명령을 기다려. 그리곤 하라는 대로 하는 거지.
하지만 내가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생각은 내 편이 돼.
내 마음대로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
나는 내 생각을 즐겁게 만들 수 있어.
똑똑하게 만들고 근사하게 만들 수 있어.
위대한 생각도 만들 수 있어. -생각한다는 건 뭘까?. 채인선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입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는 건 결국 자신의 인생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배워야 합니다.
사람마다의 배우고 학습하는 속도의 차이 있는 건 당연합니다.
경계선 아이는 배워가는 데 조금 느릴 뿐 못하는 건 아닙니다.
그럴수록 조금은 더 세심하게 살피고 과업을 세분화하여 단계별로 쌓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생각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을 읽어. 공부를 해.
사람들과 어울려 애기도 나누고 새로운 것을 찾아보고 몸쓰는 일도 해봐.
그러다 보면 산에 올라간 것처럼 멀리 볼 수 있어.
물속에 들어간 것처럼 깊게 볼 수 있어. -생각하는건 뭘까?. 채인선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당장은 멀어 보여도 천천히 가다 보면 어느새 스며들어 한층 성장할 날이 올 겁니다.
학교사회복지사가 할 수 있는 일
아이의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가운데
사회사업가로 우선 할 수 있는 일은 정서적 교류를 통한 인간에 대한 신뢰 회복입니다.
경계선 지능의 아이들도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주도적으로 뭔가 하고 싶고,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이런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정서 발달에 되기도 합니다. 51
자신의 개성을 인정해 주고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우리는 아이의 사회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아이를 ‘문제’가 아닌 ‘이해’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더욱 학교사회복지사의 시선이 중요해 보입니다.
우리의 시선이 여러 많은 것들을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신뢰를 쌓기를 위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뢰는 아이를 향한 ‘진심’으로부터 나옵니다.
아이에게는 늘 마음이 먼저여야 합니다.
마음으로 다가가야 이후의 관계가 생길 겁니다.
어떤 말과 행동에 아이를 향한 마음이 담겨야 상대가 그것을 느낄 겁니다.
마음 없는 칭찬은 오히려 아이에게 농락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장애인은 상처받기 쉬운 존재다.
성공의 체험이 적어서 자신감을 갖기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자는 상대가 상처받지 않도록 단어를 잘 선택하고,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매일 분투하고 있다.
잘못해서 이들에게 상처가 될 말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들의 마음이 바로 꺾여버릴지도 모른다.
장애인의 마음은 유리처럼 매우 섬세하다.
그렇게 세심하게 보호해주지 않으면 바로 마음이 꺾여버리기 쉬운 장애인이 학교와 사회에서 알아봐주지 못해
상처받고 피해자가 될 뿐 아니라 범죄자(촉법 장애인이라 부르기도 한다)가 되는 일도 생겨난다. 153
우리가 만나는 아이의 마음의 근육은 아직 단단하지 못합니다.
쉽게 상처받고 속상해합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포기하고 싶어 합니다.
쪼그라드는 마음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러니 더욱더 진심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은 고전이지만 사람과의 관계 속 진리입니다.
학교사회복지사와 아이가 단단한 관계가 된다면
그 경험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시작이 아이에게 더 많은 일을 경험하고 도전하고 이겨내도록 하는 힘이 될 겁니다.
아이의 둘레 사람과 그 관계를 돕는 것은 때를 살펴야 합니다.
섣부른 제안은 상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관계를 돕기 위해서는 우선은 아이를 이해하고 알아야 합니다.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고 마음 주고받으며 세심하게 살펴야 다음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실마리를 통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하고 응원합니다.
나아가 스스로 이루도록 돕습니다.
점차 자신의 도전이 확신으로 변해가며 여러 일을 해냈다는 성취를 얻게 될 겁니다.
나아가기 사업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지켜보며 매일 또 공부하는 마음입니다.
불안정한 학교, 요동치는 마음속 자꾸만 문제를 보게 됩니다.
문제에 접근하면 아이와 멀어질 뿐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눈을 돌리는 아이의 눈빛에 미안함과 후회가 남습니다.
10년 넘는 경력에도 종종 그렇게 흔들리며 삽니다.
다시 바로잡아 우리가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 합니다.
넓고 깊게 보는 생각은 단번에 생기는 능력이 아닙니다.
더하여 물어 봐주는 어른이 없다면 더욱 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묻고 의논하기는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주고 상대로부터 인정받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그런 어른이라면 저절로 관계가 깊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라고 해서 제게 다른 아이로 구별되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꾸준히 공부하며 관련 지식을 쌓아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끔 이렇게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것에 감사를 느낍니다.
덕분에 공부하며 생각과 실천을 채워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