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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대마법사의 출현
사람들이 꽉 들어찬 클럽 회관의 강연장은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프로그램의 1부를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이 프라바토, 대체 어떤 사람이야?”
“정말로 엄청난 사실이군!”
“다 트릭이고 환영이야!”
아무도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는 거 같았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기쁨과 흥분이 교차했다. 휴식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벨 소리가 울렸다. 자리는 다시 속속 채워졌고 술렁이던 말소리도 가라앉았다. 이윽고 강연장의 조명이 켜지며 커튼이 천천히 올라갔다.
무대 세트는 지극히 평범했다. 한 마법사가 시연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마술쇼의 장비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커다란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무대를 밝히고 있었다. 강연장 한 가운데에는 남색 비단 천으로 덮인 둥근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그 테이블 뒤로는 10개의 의자들이 반원을 그리며 놓여 있었고, 테이블 우측에는 팔걸이 의자가 하나 있었다.
프라바토가 느긋한 발걸음으로 걸어 들어와 청중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정장 차림이 진지한 분위기를 더욱 돋구고 있었지만, 그의 따뜻한 미소는 마법 시연을 보고 경악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케 해주었다. 박수 소리가 가라앉자 프라바토가 다시 강연을 시작했다.
“신사숙녀 여러분, 1부에서는 암시와 자기암시에 대해 설명 드렸고 그 원리를 증명하였습니다. 지금부터 저는 다른 주제로 넘어가고자 합니다. 생체 자기(磁氣)는 인간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 힘을 여러분에게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의 만물은 전기와 자기의 힘에 의해 지배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전자기력을 축적하고 인도하는 특정한 물질들의 능력은 매우 다양합니다. 이 지식은 아뮬레트1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상세히 들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 나는 지금 생체 자기의 핵심을 설명할 것이고, 그 존재를 입증해 보일 것입니다.
“생체 자기는 가장 완벽한 생명 원소입니다. 그것은 지상 모든 생물의 기초를 이루는 생명 에너지이자 생명 질료입니다. 이 생체 자기를 통해 지구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특정 영역이 연결됩니다. 그 특정 영역은 종종 아스트랄계2 또는 단순히 ‘저 세상’으로 불립니다. 생체 자기는 또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합니다. 인간은 순수한 생체 에너지를 방사합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의 힘과 순도는 각 사람의 의지, 개성, 정신적 성숙도에 달려 있습니다. 건강 또한 이 세 가지 특성들에 달려 있습니다.
“이 자기는 특히 의식적으로 자신의 영(Spirit)과 혼(Soul)을 훈련시키고 자신을 통제하는 힘을 소유하고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는 방법을 이해한 사람들에게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 생명 에너지를 통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의지의 힘을 강화시킬 수 있고, 그 결과 기적적인 일들을 행할 수 있습니다.
“생체 자기는 객관적인 힘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목적으로도 부정적인 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금언은 카르마 법칙, 정의의 법칙의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마법사는 오로지 긍정적인 목적만을 추구합니다. 숙련된 마법사는 생체 자기로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항상 이 현상에 깊은 흥미를 가져왔습니다.
“비록 수많은 증거들이 있지만 나는 여러분에게 생체 자기와 관련된 특별한 숨겨진 성질과 힘들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러니 청중 중에서 아무나 세 사람만 이 무대 위에 올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프라바토가 기다리고 있는 사이, 홀 내부는 술렁거렸다. 그러자 청중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그가 웃으며 말했다.
“겁내지 마세요. 다치는 일 없을 테니까요. 강단 위로 올라와 저와 함께 하기만 하면 됩니다.”
매력적인 금발의 한 숙녀가 일어서더니 머뭇거리며 강단으로 다가왔다. “자 보십시오.” 프라바토가 농담조로 말했다. “사람들은 항상 말합니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니라. 그러나 오늘 이 숙녀 분이, 그 반대임을 장내의 모든 남자들에게 입증해 보이는군요.” 청중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와 동시에 한 청년이 강단 위로 뛰어 올라 갔고 중년의 한 여성이 그 뒤를 따랐다.
“여러분,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라바토가 지원자들에게 말했다. “이제 여러분의 개인 소지품들 중에서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놔 주시겠습니까? 제가 실험에 잠시 쓸 수 있도록요.”
금발의 여성이 먼저 은 손목시계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 젊은 청년이 그 시계 옆에 지갑을 놓았다. 프라바토가 미소로 재촉하자 중년 여성이 목걸이를 벗어 그 두 물건 옆에 놓았다.
“먼저 맛보기입니다.” 프라바토가 청중에게 말했다. “이제 여러분에게 간단한 사이코메트리 실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만진 물건들에 우리 에센스의 흔적이 남는다는 것을 증명해 줄 겁니다. 그 물건이 얼마나 오래 됐는가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설사 그 물건이 수 천년 된 것이라도 제 눈에는 거기에 새겨진 모든 것들이 드러납니다. 이 세 물건을 통해 이제 제 말이 진실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프라바토가 테이블로 다가가 은시계를 집어 들고는 깊이 집중한 채 천천히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 갑자기 멈추어 서더니 시계를 이마에 대고 몇 초 동안 미동도 없이 정지했다. 그의 눈은 먼 곳을 응시하는 듯했다. 마침내 꿈에서 깨어난 듯 그가 금발의 숙녀에게 다가갔다.
“당신은 제 능력을 매우 의심하는 것 같군요. 그렇지 않다면 분명 당신 빌린 여동생 시계를 차고 무대에 올라오지 않았을 테니까요. 당신은 동생 몰래 이 시계 차기를 즐겨합니다. 동생은 베를린에서 일하기 때문이죠. 이 시계는 이모로부터 받은 선물이군요. 그런데 이모가 사고로 돌아가셨군요. 동생이 이 시계를 차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구요. 하지만 만일 당신이 그 시계를 찬 걸 안다면 분명 싫어할 겁니다.”
그녀의 얼굴에 퍼져 가는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의 기색을 통해 프라바토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갑자기 옆에 있던 청년이 테이블에 놓인 자기 지갑을 얼른 집어가려 했다. 그러나 프라바토가 한발 먼저 지갑을 낚아챘다.
“당신은 뭔가 맘에 걸리는 게 있나 보군요. 왜 그런 지 어디 한 번 볼까요?”
지갑을 가지고 바로 앞서의 경우처럼 잠시 깊이 탐색한 뒤 그가 말을 이었다.
“당신은 아직 매우 젊습니다. 그러나 두 명의 여자들을 속이고 있군요. 지갑 속 사진의 주인공은 당신이 허황된 환상을 심어준 뒤부터 당신을 사랑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그걸 사실로 믿고 있죠. 게다가 당신은 최근 어떤 일로 만나게 된 또 다른 여자한테 연애 편지를 썼군요. 그녀가 유혹하자 거기 넘어갔군요. 나는 당신의 사생활에 대해서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당신은 어느 여자와도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그 젊은 남자는 자신이 완전히 발가벗겨졌다는 사실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그가 말했다. “전 당신 근처에서 살고 싶지 않군요. 내 은밀한 상념들이 다 들통날 것 같아서요.”
지갑을 테이블에 도로 갖다 놓은 프라바토가 이번에는 목걸이를 집어 들었다. 그는 마치 완상(緩想)을 하듯이, 손가락으로 그것을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이 보석에 대해서는 한 편의 소설을 써도 되겠군요.” 그가 목걸이 주인인 중년 부인에게 말했다. “영욕의 인상들이 여기 묻어 있습니다. 이 목걸이의 이전 주인들은 부유한 프랑스 귀족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혁명 때 단두대에서 이슬로 사라졌군요. 이 목걸이는 매번 그 소유자들을 불행으로 몰고 있군요. 남편이 전쟁에서 전사한 뒤 당신은 적은 연금으로 오랜 세월 동안 살아야만 했습니다. 당신은 이 목걸이를 전당포 집에 두 번 맡겼었고 그 때마다 가까스로 다시 찾아오곤 했군요.”
프라바토가 말을 멈추고 조용히 있었다. 여인이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청중들은 지원자들의 운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꼼짝도 않고 앉아 있었다. 프라바토가 목걸이를 테이블 위에 도로 갖다 놓고는 다시 청중들에게 말을 했다.
“여러분, 제가 방금 여러분들에게 증명해 보인 바와 같이 모든 물건들에는 자신의 역사가 묻어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보여준 증명을 통해 여러분들은 투시의 다양한 응용을 확신할 수 있었을 겁니다.”
긴장되었던 장내 분위기가 청중들의 박수소리로 부드러워졌다. 다시 조용해지자 프라바토가 말을 이었다. “자, 이제 세 분의 지원자 님들, 잠시 홀을 떠나 주시겠습니까? 확실히 하기 위해 청중 여러분 중에 아무나 두 분만 나오셔서 이분들과 함께 홀을 떠나주십시오.”
프라바토의 말에, 안경 낀 신사와 검은 옷을 입은 한 여성이 그들과 같이 가겠다고 나섰다.
그들이 홀을 완전히 떠난 걸 확인한 뒤 프라바토가 말했다.
“이제부터 자기(磁氣)의 효과가 의지력과 연결돼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자 합니다. 이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들을 지원자들이 이곳에 다시 돌아와 만졌을 때 일어날 특정한 반응들을 각 물건에 충전(充塡)하겠습니다. 여러분, 어떤 반응들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홀 한 가운데 있던 한 신사가 제안했다. “은시계를 만진 사람이 크게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라바토가 그것에 동의했다. 두 번째 제안은 지갑을 만진 사람이 울음을 터뜨렸으면 하는 것이었고 그것에 모두 찬성했다. 목걸이에 대한 제안이 아직 남아 있었다. 첫 줄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이 큰 소리로 말했다.
“이 목걸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행을 초래해 왔습니다. 그러니 목걸이를 만진 사람이 그걸 멀리 던져 버렸으면 합니다.”
길게 이어지는 박수 소리는 모두가 만장일치로 찬성함을 말해주었다. 프라바토는 테이블 위의 세 물건들 각각에 충분한 공간이 생기도록 떨어지게 잘 배열했다.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깊이 몰입한 상태로 그것들 앞에 섰다. 그리고 오른 손으로 그 위에 몇 가지 제스쳐를 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다시 청중에게 말했다.
“여러분, 자 이제 다 됐습니다. 제가 이곳에 있으면 최면을 건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저는 이제 이 홀을 떠나 구내식당으로 갈 겁니다. 여러분 중에 두 분만 나오셔서 저와 함께 동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정확히 10분 뒤에 돌아오겠습니다.”
프라바토가 두 명의 신사와 함께 홀을 떠났다. 잠시 후 앞서 세 명의 실험 지원자들이 다시 돌아왔다. 금발의 여성과 젊은 청년, 그리고 중년 여성이 머뭇거리며 테이블로 가까이 다가왔다. 청중석에는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금발의 여성이 빠른 동작으로 자신의 시계를 쥐었다. 그러자 다음 순간 그녀가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 웃음은 곧 전염되어 홀 전체가 웃음바다로 변했다. 그녀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 다른 두 지원자가 머뭇거렸다. 약간 놀라는 눈치였다. 이번엔 젊은 남자가 자기 지갑을 향해 갔다. 그런데 그가 그걸 쥐고 호주머니에 넣기도 전에 그의 뺨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이윽고 그는 어깨가 흔들릴 정도로 꺼이꺼이 울음을 터뜨렸다.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울고 있던 그는 잠시 후 평정을 되찾았고 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떠났다.
동료 지원자들이 방금 전에 경험한 이상한 일들 때문에 중년 부인은 그녀의 목걸이 앞에 서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마침내 그녀는 용기를 내, 손을 뻗어 목걸이를 쥐었다. 그 순간이었다. 그녀가 그것을 무대 한쪽 귀퉁이에 냅다 던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기 행동에 자기가 놀라 어안이 벙벙한 채 서 있었다. 그러는 동안 한 신사가 목걸이를 주워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청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실험 지원자들이 모두 무대를 떠난 뒤 홀 입구 문이 열리며 프라바토가 다시 나타났다. 청중들은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껑충 뛰며 무대로 돌아온 프라바토가 웃으면서 말했다. “여기 분위기가 대단하군요! 이제 여러분들 중에서 어떤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있으면 열 분만 나와주세요.”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무대로 몰려 왔다. 테이블 뒤에 놓인 10개의 의자가 순식간에 꽉 차버렸다. 의자에 앉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아쉽지만 자기 자리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윽고 프라바토가 의자에 앉은 한 사람 한 사람 앞에 몇 초 동안 머물며 정확한 의학 용어를 사용하여 각자의 병명을 말했다. 그들은 그의 빠르고 정확한 진단에 놀라는 빛이 역력했다. 잠시 뒤 그가 그들에게 말했다.
“여러분의 표정을 보니 저를 무척 신뢰하고 계시다는 걸 알겠군요. 여러분은 병이 완치되거나 아니면 적어도 증상이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의 의지력을 통해 가능한 여러분 모두를 도와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비록 여러분 중 몇 분은 즉시 완치되진 않을 지라도 최소한 증세는 완화되리라는 걸 약속하겠습니다. 부디 고요히 이완한 상태로 편안히 앉아 계십시오.”
프라바토는 청중에게도 조용히 해줄 것을 당부한 뒤 의자에 앉았다. 모든 사람이 그를 지켜보았다. 그가 눈을 감았다. 몇 초가 지나자 그는 완전히 굳어져 가는 것처럼 보였다. 일분쯤 경과한 뒤 다시 눈을 뜬 그는 의자에서 훌쩍 일어서더니 지원자들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이렇게 말했다. “정말 좋아요!” “놀랍군요!” “정말 훨씬 나아졌어요!” 이런 반응들을 보이는 실험 지원자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며 환해졌다. 그들 모두는 무대를 떠나면서 프라바토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것으로 오늘 강연은 끝입니다.” 프라바토가 말했다. “모레 다시 여러분 모두를 다시 뵙게 되길 바랍니다.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그가 대기실로 돌아가는 동안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잠시 뒤 그는 측문을 통해 강당을 떠났고 택시를 잡아 탄 뒤 호텔로 돌아왔다. 룸에 도착하고 나서 그는 음식을 주문한 뒤 문을 닫았다.
매일 밤 행하는 명상을 마친 뒤 잠자리에 곧 들려는 순간이었다.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벨 보이였다.
“쉬시는데, 밤늦게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한 신사 분이 급히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다며 로비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벨 보이는 특이한 문양이 새겨진 명함 한 장을 내밀었다. 프라바토가 그것을 유심히 살폈다. 그 카드의 중앙에는 큰 원이 있었고 그 안에 작은 원이 들어 있었다. 그 작은 원에는 삼각형이 그려져 있었고 그 안에 다시 가로세로 교차 선이 그려져 있었다. 큰 원의 양 측면에는 두 마리의 용이 있었다. 카드의 뒷면에는 단지 ‘헤르메스’라는 이름만 씌어 있었다. 카드는 금으로 인쇄된 것이었다.
잠시 생각한 뒤 프라바토가 벨 보이에게 그 손님을 자기 방으로 안내해 오라고 말했다. 잠시 후 정장차림의 은발 신사가 나타났다.
밤늦게 찾아 온 그 방문객이 호텔을 떠난 것은 새벽 무렵이었다. 얼빠진 듯한 그의 얼굴 표정으로 보아 매우 놀라운 일을 겪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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