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천 마전동에 사는 황성로입니다.
51세였던 2005년 7월에 아들과 함께 검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인천 명륜당 심응식 관장님이 스승이십니다.(지금은 운영난으로 문을 닫아서 검단복지회관 빌려서 주 3회 수련중입니다)
운동감각이 현저히 둔한 저를 보시고 관장님은 '저 사람이 한 두 달 나오다 그만두겠지' 하고 생각하셨답니다.
그러나 저는 바둑을 가르치고 있고 구기종목 3가지를 20년 이상 즐기고 있는 생활체육인입니다.(잘하지는 못해도 오래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재작년에 2단을 따고 2008년 5월에 조선세법 대회에 나가 단체전 준우승 경험이 있습니다.(인천진검회의 막내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잠시 쉬고 있습니다)
늦게 시작했기에 죽기 전에 초단 정도 따면 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승께서 초단이 검도 시작입니다 하시길래 그러면 2단 목표하겠습니다 하다가 지금은 3단으로 목표를 올렸습니다.
3년 전 쯤 지역검도대회에 나갔다가 1회전 탈락하고 호면 벗고 있는데 다른 검도관 30대 관원(3단)이 힘들지 않으신가 물어보며 자기는 재미없어서 검도를 그만두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이기려고 하면 힘들겠지만 배우기 위함이기에 힘들지 않다.
의자에 앉아 도장 안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죽도 부딪치는 소리, 기합 소리, 발구름소리, 거친 숨소리의 황홀한 화음을.."
하였더니 그 관원이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열심히 하겠다더군요.
그래서 다시 한번 쐐기를 박는 말을 하였습니다.
"요새 세상에 어디 가서 누구에게 고함을 지르고 죽도로 두들겨 패겠는가?
정신과 의사가 중년에게 가장 많이 권하는 운동이 검도일세, 타격과 고함이 들어가기 때문이네."
그러면서 오병철선생님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승단이나 대회 입상이나 이런 것들이 생활체육인에게 무슨 큰 소용이 있겠습니까?
관원이 늘건 줄건 나의 수련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선수나 대부분의 사범님, 관장님들처럼 검도로 생활햐시는 분들에 비하면 참으로 행복한 것이지요.
작년 12월에 검도v카페 에서 작은 모임이 있어서 강남역 이화검도관에서 빠른 칼들을 접하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실력을 키워서 같이 어울려야 예의겠다 싶었습니다.
최근에는 같이 운동하는 서사범의 친구가 파주에서 검도관을 하고 있기에 거기 몇 번 가서 배우고 왔습니다.
제가 검도를 잘못해도 젊은 실력파들이 좋게 봐주고 잘 이끌어주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우의 스승인 허광수 선생님이 8단 승단하셨길래 축하차 성남중앙도장 방문해서 땀흘리고 왔습니다.
거기에서도 오병철선생님 이야기도 하면서 허선생님이 최근에 쓰신 글 중 '진정한 검도'에서 '누가 생애 마지막까지 검도를 예찬하면서 계고를 즐기는가'하는 귀절이 저의 평생검도를 위한 화두가 될 것이라 맔씀드린 바 있습니다.
저도 오병철선생님처럼 70 넘어서까지 즐겁게 땀흘리고 싶고 가능하면 80기념으로 사회인대회에 나가서 1회전 탈락후 꽂아칼 하는 것이 꿈이 되었습니다.
추신: 그때까지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3단 승단을 이뤄야겠지요 ㅎㅎㅎ
첫댓글 가입을 축하드립니다. 훈장님 맞으시죠?^^
넵! 검도v카페에서는 '마전동훈장'으로 통합니다.
찡하네요... 제심관에서 수련하는게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요즘 거의 못나가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