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丑年 새아침 새로운 姿勢
드디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난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 한해였나 보다. 그러면서 지난 병자년(丙子年)에도 분명히 새해를 맞을 때에는 예년과 같이 희망과 새로운 각오로 시작했던 한해임에는 틀림없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유난히도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문구로 가득 장식되었던 한해였었던 것 같다.정축년의 새아침이 밝았다. 어언간 21세기를 불과 4년 앞둔 시점이다.
여기에는 불가항력적인 요인도 있었겠으나 인위적인 것이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 같이 느껴져, 이점 아쉬운 마음 간절하다.
그러면서 금년만은 하는 “기대”와 “꿈”을 간직하고 새해를 맞이하였었으나, 새해 벽두부터 1/1, 17시경 설악산 가야동계곡 희운각부근에서 5m 절벽아래로 한명이 추락사(墜落死)한 것을 비롯 도합 3명의 사고사(事故死)가 발생했다는 비보(悲報)이다.
먼저 불행하게도 비운에 간 악우들의 명복을 빌면서 언젠가도 이 란을 통해 논했듯이 본래 등산이란 위험함과 함께 하는 Sports로서 특히 동계적설등산은 아무리 Russell이 잘되어 있는 Normal Course라고 할 지라도 Slip 등, 주의를 요하는 곳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며, 특히 Russell이 전혀 안된 곳은 물론, Cornice(눈처마) 등, 각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동계적설등산의 요점이라 하겠다.
여기 이웃 일본국의 월간산악지(月刊山岳誌) 신년호에 실린, 요사이 증가일로에 있는 중고년층(中高年層)등산인의 문제점을 다룬 기사를 소개한다면, 일본국 경찰청이 집계한 96년 7~8월간의 전국 여름산의 조난자(遭難者)는 과거 10년이래 최악인 297건, 346명이나 되었는데, 그중 약60%가 40세 이상의 중고년층으로서 사망자, 행방불명자 51명중에는 80%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북Alps가 119건, Hugisan(富士山) 16건, 남Alps 10건으로, 이 세지역만으로도 절반 가깝게 차지하고 있어서, 증가일로에 있는 중고년 등산인의 조난사고로 Toyamaken산악경비대(富山縣山岳警備隊)는 96년 7월 18일, 이 경비대로서는 처음으로 “중고년 등산인에 대한 경보(警報)”를 내놓았다.
경보의 내용인즉, “등산계획서 제출의 실천,” “체력이나 기술(능력)에 맞는 Course를 선택할 것,” “되도록 단독으로의 입산을 삼갈 것이며, 길을 잃으면 당황하지 말고 침착성을 잃지 말 것 등, 9개항목”으로서 모두가 “등산의 기본적인 주의사항들”이다.
과거에는 조난사고라고하면 젊은층의 차지였었는데, 요사이는 중고년층으로 바뀌어져 있다고 기술(記述)되어 있으며, 특히 이는 “중고년” “체력부족” “무지(無知)” “비상식(非常識)”에 기인(基因)하는 것으로서, 아무리 경상상태(輕傷狀態)로 구조된 예라고 하더라도 거의가 한발만 잘못 디뎠다면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여기서는 “중고년층은 사회경험이 풍부함 직한데 산에서는 비상식(非常識)이 된다.”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필자에게는 이따금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으로부터 “어느 산엘 오르면 좋은가,” 또는 “장비는 어떠한 것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은가”라고 하는 답변하기 애매한 전화가 곧잘 걸려오기도 한다.
중고년층의 등산Boom은 주로 자연과의 어울림과 건강증진이 주목적이나, 더 나아가서 여러 산을 올라보겠다는 욕망도 깔려있는 것 같기도 한데, 여기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Accident일터인데, 젊은층의 조난사고와는 달리 체력부족이나 미숙한 기술 등, 산의 무서움을 경시(輕視)한 초보적인 miss가 바로 Accident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고원인을 살펴보면 잔설(殘雪)에 발(足)을 빠트림으로 인한 활락(滑落)이나, 등산로에서의 전도(顚倒), 발병(發病), “길을 잃는 경우 등”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등산인으로서 “당연한 Rule”이 지켜진다면 좀더 조난사고건수는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덧붙인다면 “길을 잃으면 과감히 먼저 장소까지 되돌아서는 용기가 절대 필요”하며, 특히 제일 무서운 것이 Gas인데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Compass와 지도와 고도계임으로 산을 찾는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것은 필히 Compass와 지도의 사용법을 익힌후 산을 찾도록 할 것이다.
일본국의 산악경비대가 하고 있는 일 중 입산단계에서의 적절한 지도(指導)는 경험이 적은 등산인에게는 큰 낭보(朗報)일 것이며, Patrol 강화에 의한 재빠른 구조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근래에는 각 현경(各 縣警=우리 나라의 道警) 마다 Helicopter의 도입으로 빠른 구조활동을 할 수 있게됐는데, 전 같으면 많은 출혈(出血)로 운송도중 사망하는 경우라도, “지금은 현장에서 1시간이내에 병원으로 운송되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던 예도 있다고 한다.”
1분 1초를 다투는 산악조난구조임으로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유용한 점도 많으나 중고년층 등산인으로부터의 안이(安易)한 SOS가 많은 것도 골칫거리란다.
조난이 다발(多發)하는 장마철이나 연휴(連休)에는 복수(複數)의 통보(通報)가 집중될 때에는 일손부족으로 우선순위를 맥일 수도 없고 구조활동에 애를 먹기도 한다고 한다.
기술부족과 경험부족, 무지(無知)에서 오는 판단의 열약함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며, 조직에 가입하지도 않고, 적절한 지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조난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중고년 등산인의 조난방지에는 구조체제의 정비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규제는 불가피한 것이 아닌 가”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Canada와 같이 산역(山域)마다 소요시간이나 기술의 난이도(難易度)를 종합적으로 꾸민 등산Route의 등급 매김을 한다든지, 입산전 등산계(入山前 登山屆)의 의무화, 어느 Route를 택하는가는 등산인 자신의 자기책임으로 본인의 판단에 맡기도록 한다든지, 이외에 Pro Guide의 적극적인 이용도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글에서는 조난방지의 원점은 산에 오르기 위한 "준비단계"에 있는 것이라고도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중고년층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준비단계라는 것은 일상적인 Training과 등산Route의 조사, 등산계(登山屆)의 제출, 산악보험의 가입 등을 열거하고 있는데, “나는 절대로 조난하지 않는다.”라기보다는 “나도 조난 당할지 모른다.”라는 의식을 갖고 등산에 임하는 자세가 안전등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전술(前述)한 바와 같이 우리가 느끼기에는 대체적으로 특정적인 것이 없는 보편적인 논리(論理)들이지만 우리 등산계에게도 참고가 될 것 같아서 인용해 보았다.
문제는 모든 것이 급변하는 과정의 한 단면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매사에 깊은 생각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무모(無謀)한 행위인데, 급기야는 우리 등산계에도 자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서, 등산을 단지 어느 산을 오르고 왔다라는, 너무나 단조로운 사고(思考)에 머무르는, 즉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으로서 다른 산과의 달랐던 특징적인 것들이라든지, 새로운 발전적인 계획을 생각해낸다든지하는 구상 등, 무엇인가 앞날을 위해 남기려는, 깊이 있는 생각이 점점 희석(稀釋)되어 가는 매우 안타까운 느낌이며, 또한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라면 매사에 뚜렷하고, 확고하고, 분명한 자기주관이 서있는 기본정신자세여야 하는데, 아쉽게 생각되는 것은 극히 직접적으로 개인자신에게 영향이 미치는 것에는, 절대로 양보않는 적극적인 자세이나, 그 외의 것에는 중요한 사안까지도 유야무야여서, 옛날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너무나 잘못된 변화이다.
인간미 넘쳤던 지난 옛날, 그때가 한없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며, 이제부터라도 매사에 심사숙고하는 정신이 아쉬운 요즈음이기도 한데, 올바른 등산가라면 흐트러진 정신상태도 산행중에 부지중 그 철학을 자연적으로 터득하게 되는 것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키 어려운 대목의 변화이다.
하기야 모든 것이 비정상적으로 변해가는 요즈음, 이러한 생각자체가 비정상적인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현대인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옛날을 그리워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병환자처럼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그리워함은, 그 곳엔 정신의 따스함이 있기 때문이다. 눈으로 확인되는 “물질의 풍요”가 아닌, 마음으로 느껴지는 “무형의 존재”이며, 그 것은 곧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만 “교감되는 정(情)”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단순히 지나간 시간이 아니다.
그 지나버린 시간속에 녹아있는 “무형의 사랑”과 “정신의 교감”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요즈음 등산의 분위기도 온통 잘났다고 과시하는 사람들로 변해가니 탈인데, 물론, 산에서는 “내면”에 감추어진 성격이 그대로 노출(露出)되어지는 곳인 탓도 있으리라…
그러나 Veteran은 묵묵 자기표현 없이 실천만이 돋보이는데 등산경력이 얕은 “어중간한 층”일수록 더욱 소란하고 두드러지게 눈에 뜨이는데, 옛날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속된 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제부터라도 “능력을 갖춘 선배 산악인들”이 더 늦기전에 솔선해서 바로잡는데 노력하지않으면 우리나라의 경제처럼 초라함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1997,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