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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이 아닙니까?"(토론자) "감상적이라고 단정하는 건 무리가 아닙니까?"(작가) 토론자 질문도 날이
서 있고 작가 답변도 날이 서 있다. 날끼리 부딪는 쇳소리에 독자들은 조마조마하다. 급기야 한 독자가 손을
벌떡 들고 일어나선 작가를 옹호한다. 깊이 있는 작품을 감상적이라고 재단하는 게 안타깝단다.
이쯤에서 사회자가 중재에 나선다. `문학은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토론자와 작가, 독자의 간격을
줄인다. 분위기를 바꿀 요량으로 돌발퀴즈를 낸다. 소설 속 주방장이 가장 먹고 싶어 하던 반찬이 뭐냐는
퀴즈다. 답은 쇠고기장조림. 답을 맞힌 독자가 앞으로 나가 문화상품권을 상으로 받는다.
11월 영광독서토론회 장면이다. 토론회는 매달 한 번 열려 어느덧 152회. 전국에서 지명도 높은 작가를
초청해 작가가 얼굴을 붉힐 정도로 몰아붙이는 토론이 입소문나면서 우리 지역 으뜸으로 꼽히는 독서
토론회가 된 지 오래다. 문화상품권에 저자 사인이 된 책 선물에 독자들 구미를 톡톡 두드리는 게 `카톡'이
따로 없다.
11월 초청 작가는 정영선 소설가. 최근에 펴낸 장편소설 `부끄러움들'이 토론대상 도서다. 영광도서 매장에
비치된 안내문엔 `수많은 사연이 깃든 부산 산복도로 마을, 그 골목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이라 소개돼 있다.
안내문에서 짐작하듯 소설 무대는 부산이다. "작가 선생님이 부산분이 돼 의미 있었다."는 영광도서 김윤환
사장 평가대로 작가 또한 부산작가다.
`부끄러움들'은 소설 속에 소설이 있다. 부산 소재 여고 글쓰기반 학생들이 과제로 받은 소설을 한 편씩 읽어
나가는 형식이다. 현직 고교교사인 작가가 여학생들 눈높이에서 풀어나가는 소설 장면장면들이 때로는 부끄럽게,
때로는 송곳처럼 독자들 가슴을 후벼 판다. `골목이 나뭇가지처럼 팔을 뻗어 꽃과 나무를 피워내는 것 같았다.'
이리저리 휘어지고 이어지는 골목길을 묘사한 대목이다. 독자들 가슴에 꽃과 나무를 피워낼 것 같이 아름다운
구절이지 않은가.
"소설이 설 자리가 많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토론이 끝나고 작가의 말이 시작된다. 홍조 띤 얼굴이다. 토론회
긴장감 탓이리라. 메모하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불쑥 나가 꽃다발을 주는 사람. 진지하던 분위기가 약간은
느슨해진다. 소설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여러분 같은 독자들이 있는 한 흔들리지 않고 써 나가겠다는 포부에
박수가 뜨겁다. 책에서 밝힌 작가의 말대로 `소설은 세상에 다는 댓글.' 두고두고 기억되는 댓글이 되라는 박수가
뜨겁다.
"215번!" "79번!" 드디어 행운의 추첨시간이다. 당첨자는 모두 60명. 저자 사인이 된 도서 30권과 문화상품권
30매가 경품이다. 번호표가 쌓여 있는 유리통이 앞으로 옮겨지고 김윤환 사장이 한 장씩 뽑으면서 호번한다.
"와!" 하는 함성이 연이어 들리고 바로 앞 번호나 뒤 번호인 듯 좌석 여기저기서 탄식이 들린다. 책을 이미 선물
받았다며 당첨된 도서를 다른 분께 드리고 싶다는 독자가 나오자 박수가 또 터진다.
독자 면면은 다양하다. 초청 작가가 교사이기에 학생들이 많이 보이고 꽃다발을 불쑥 건넨 권태원 시인 같은
문인도 제법 보이고 영광도서 독서토론회는 빠짐없이 온다는 일반인도 곳곳에 보인다. 영광도서 역사는 43년.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서점들이 모두 문을 닫았기에 영광도서 역사는 한국 서점 최고의 역사다. 토론회 역사는
얼추 13년. 영광도서와 마찬가지로 토론회도 역사에서나 내실에서 한국 최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문화1번지 서면의 자부심은 그렇게 다져진다.
첫댓글 얼만전에 영광독서 대표 김윤환님께서
자랑스러운 부산진구민상을 수상하셨네요.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전파하는 곳이라는 것을 몸으로
실천한 분이죠
늘가까이에 있지만 영광도서에선 책만 구매했었는뎁...독서토론회도 참석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