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지난여름의 뜨거움이 선명한데
어느덧 등짝이 시린 날씨가 되었다
지난여름은 참말로 더웠고 비까지 인색했다
그랬던 날씨가 소상공인 연합회 주최로
최저임금 인상 반대 시위가
광화문에서 열릴 때는
태풍 때문에 비바람이 상당했다.
그렇지만 소상공인들의 분노는 폭염보다 뜨거웠기에
우의를 입은 채 그들의 입장을 외쳤다.
취재기자들도 덩달아 우의를 입고 그들을 앵글에 담았는데
마침 내 눈에 한 장면이 잡혔다
한 미용실 원장이 든 피켓이었는데
[정부는 미용업계의 특수한 도제식 교육을 인정하라!!]였다
도제식 교육이라....
이젠 60이 훌쩍 넘은 성룡 형님이
한창 주연으로 날리던 무협영화들을 보면
무술 좀 배우겠다고 스승의 밥과 빨래며 온갖 잡일을 하다가
더러워서 못 하겠다며 뛰쳐나갔다 또 들어왔다가 또 나갔다가를 반복하다
어느 순간 참고 또 참는 캔디가 되어 묵묵히 무예를 익힌다
그러면 어느 날 이젠 하산하여라는
스승의 따뜻한 목소리를 듣게 되고
마침내 사부의 모든 걸 전수받았다는 기쁨에
복받치는 장면이 예의 전개되곤 했다
그때 성룡 형아는 소위 도제식 교육이란 걸 받은 거였다
도제식 교육의 사전적 의미는 ...
(아 부쩍 국어사전에 의지하는구나)
특수한 직업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을 숙달하기 위해
그런 지식과 기능을 지닌 사람 아래서 학습하는 것..이다
즉 전문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사부께서 맨투맨으로 제자를 길러내는 시스템이다.
도제식 교육은
단순히 스승의 지식과 기능만이 아니라
사부가 가진 생각과 인품까지 자연스레 내면화시키는 과정과
스승의 인본에 입각한 커리큘럼으로
훗날 제자가 사람 같은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을 만드는 과정까지도 숨어있다.
이런 교육을 받은 제자는
결코 아무 곳이나 자신의 도장(영업장)을 열지 않았다
남을 생각하고 헤아리며 상도의를 지켰다
결코 경쟁점의 턱밑에 턱하니 오픈하는 짓을 하지 않았다
세상의 가치가 바뀌어 물질이 최고의 이념이 되고 보니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그때의 사람들의 신념과 인간미가 그립다.
다른 편의점 때문에 죽겠다고 말하는 편의점사장은
기존의 슈퍼마켓 아저씨들을 제다 죽여놓은 사실을 모른다
골목골목 있던 슈퍼마켓을 모두 사라지게 한 편의점들은
이제 골목골목 치고 들어오는 다른 편의점 때문에 죽겠다 한다
물론 체인본사가 한 짓이라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의지도 담겨 있었음을 부인치 못 할것이다
이런 일들이 비단 편의점 업계뿐이랴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인근의 경쟁자들은 밟고 죽여야 하는 대상이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시간문제일 뿐 자신도 똑같이 당할 것 같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사실 피켓을 든 미용실 원장이 말하고자 한건
도제식 교육의 시스템 안에 이미 보이지 않은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런 건 알아 주지 않고 최저임금을 마구 올리면 어떡하냐란 거다
나는 도제식 교육이 모든 상황에서 최적화된 교육방식은 아니라고 본다
모든 장인과 기능인들이 도제식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다
어떤 방식의 교육을 받고 안받고가 중요한게 아니다
힘겹게 갈고닦은 기술과 기능이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말이다
지금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에 수많은 규제책들을 내고 있다.
집값의 상승과 하락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자연스러움을 기다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강제적 규제가 따른다고 본다
어떤 분야이든 그 분야의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이력과 자격을 반드시 이루고 있어야 하며 이는 체인점에도 마찬가지 적용을 해야 한다
독일의 마이스터제처럼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인재들을 중하게 여겨달라
그냥 너네들 알아서 해라 어떻게 나라에서 장사하겠다고 하는 것까지 감놔라 배놔라 하겠니
지 돈 갖고 지가 한다는데 .. 한다면
씨유옆에 지에쓰..지에쓰 옆에 세븐일레븐은 언제까지나 생겨 날것이다
먹고살겠다며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에
수많은 자영업자가 생겨났고 현재 그 규모와 속도가 더더욱 커지고 빨라졌다
그에 비례해 엄청난 숫자의 폐업자도 생겨난다
정부가 이런일을 안타까워하고 방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집값 안정에 쏟는 노력처럼 자영업 전반에 관한 정책적 노력을 하라고 요구한다
쉬운창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돈 밖에 안보는 프렌차이즈창업에는 더더욱 엄격한 허가를 해야 한다
특히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업에는 더더더욱 엄격한 허가를 해야 한다
하지만 부동산과 달리 자영업에 관해서는 자유시장주의를 내세우며 모른채 한다면
옆에 생겨나는 다른 편의점때문에 죽겠다는 가엷은 편의점사장님들은
이제 어쩐다나...이젠 어째쓰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