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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생물자원관
12월이 되자 여기저기에 환하게 불을 밝힌 #크리스마스트리 가 보여요. 가정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문화는 16세기 독일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일설에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처음 촛불을 밝힌 것이 독일의 종교 개혁자 #마르틴-루터라 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많이 쓰이는 나무가 우리나라 자생종 ' #구상나무 <사진 오른쪽>'라는 사실 알고 있나요? 약 100년 전 영국인 식물학자 #어니스트-헨리윌슨 이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채집하고 하버드대 식물연구소에 보고하면서 세계에 구상나무를 처음 알렸어요. 그 결과 구상나무 학명(Abies koreana)에도 우리나라 영문명(Korea)이 들어가죠. 이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품종의 구상나무가 개량됐어요. 지금도 유럽 등지에선 ' #한국전나무 (Korean fir)'라고 불려요.
구상나무는 삼각형 모양에 키도 적당하고, 또 뾰족한 잎은 앞면은 초록색이고 뒷면은 은백색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무거운 장식을 매달아도 떨어지지 않아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적격이죠. 또 향기도 좋고 하늘로 향하는 방울<사진 왼쪽>도 귀엽고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도 #한라산 , #지리산 , #덕유산 등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서만 살아요. 보통 키는 20m 정도까지 자라고, 옆으로 가지를 넓게 뻗어서 폭이 7~8m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예요. 그중에서 한라산의 구상나무는 바람이 거센 해발 1300m 이상 지대에 살기 때문에 키가 다른 지역 구상나무보다 작고 가지도 촘촘하게 붙어 있어요. #제주도 에 온 유럽 관광객 중엔 일부러 구상나무를 보기 위해 한라산에 오르는 사람도 있대요.
이렇게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로 사랑받고 있는 구상나무가 정작 우리나라에선 2013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입니다. 한라산에는 과거에 비해 구상나무 개체수가 40%가량 줄었대요. 지리산 반야봉 구상나무 군락지는 특히 피해가 심해 절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요.
구상나무 멸종 위기와 관련해선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에요. 기존에는 #기후변화 가 고지대 #기온 상승, 건조 현상 등을 일으켜 구상나무가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는 설명이 이어졌어요. 그런데 최근엔 오히려 기온보다 습도가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어요. 고지대의 강수량이 최근 100년간 증가했기 때문에 구상나무 고사율이 높았다는 것이죠. 강수량이 적었던 2016~2017년에는 고사율이 낮았다고 합니다.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