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오도(桃花悟道)
복사꽃 보고 깨달다.
복주(福州) 영운지근(靈雲志勤) 선사가 위산(潙山)에서 복사꽃을 보고 도를 깨닫고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30년 동안 칼(劒)을 찾던 나그네! (三十年劒探尋客) 잎지고 가지 트기가 그 몇 번이던가? (幾回落葉又推枝) 복사꽃 한번 본 뒤로는(一見桃花卽是後)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시 더 의심하지 않았네,(直至如今更不畿) 향엄선사(香嚴禪師)는 격죽성(擊竹聲)을 듣고 도를 깨달았고, 영운지근(靈雲志勤) 선사는 복숭아꽃 피는 것을 보고 도를 깨쳤다. 복주(福州)에 있는 영운원(靈雲院)에서 교화(敎化)를 해서 영운서산(靈雲禪師)라고도 한다. 영운선사는 처음부터 위산영우(潙山靈祐) 선사 회상(會上)에서 참학(參學)했다. 평생(平生) 기력(氣力)을 쏟았으나 좀체로 확철대오(廓徹大悟)를 못 하다가 침식(寢食)을 전폐(全閉)하고 주야(晝夜)로 용맹정진(勇猛精進)하다 하루는 선방(禪房) 마루에 앉아서 좌선(坐禪)을 하는데 때가 화창(和暢)한 봄볕에 복사꽃이 만발하여 향기(香氣)가 도량에 가득하고 복사꽃 잎이 바람에 휘~ 날리는 것을 보고 대자연(大自然)의 비밀장(秘密藏)과 자신의 본래면목(本來面)이 발견 하나가 되는 것을 깨쳤다. 그래서 그 순간의 심경을 읊은 것이 위의 오도송(悟道頌)이다. 바로 게송을 스승 위산선사(潙山禪師)에게 올렸더니, 자세하게 묻고 점검(點檢) 검증(檢證) 한 뒤에 인연(因緣)따라 깨달으면 영원히 물러나지 않으리니. 스스로 잘 보호하고 가지라고 하면서 인가(印可)를 하였다. 영운지근(靈雲志勤) 선사의 복사꽃 보다가 깨친 오도송(悟道頌)을 보고 옛 많은 고승(高僧)들도 평을 했다.
고봉(高峰) 선사는 선요(禪要)에서 말하기를 세존이 설산에서 6년을 고행하시다가 새벽에 밝은 별을 보고 도를 깨달은 것은 일대사(一大事)의 본원(本源)을 깨달은 것이며, 달마대사(達磨大師)가 중국에 들어와서 소림사에서 면벽구년(面壁九年)을 할 때 신광(神光)이 팔을 끊고 마음을 찾을 수 없게 되어 근거(鼻孔)를 잃어버린 것도 일대사의 본원을 깨달은 것이며, 임제(臨濟) 스님이 황벽(黃蘗) 선사의 60방을 만나고 대우(大愚) 선사의 옆구리에 그 방을 돌려준 것도 또한 일대사의 본원을 깨달은 것이며, 영운 스님이 복사꽃을 본 것과 향엄(香嚴) 스님이 마당 쓸다가 던진 돌이 대나무를 부딪치는 소리에 깨달았고, 장경(長慶) 스님이 발을 걷어 올리던 일과 현사(玄沙) 스님이 돌부리에 발가락을 채인 일과 그 외 과거의 모든 선지식들이 계합하고 증득하여 중생들을 이익하게 하고 사람들을 제접한 것도 모두가 이 일대사의 본원을 깨달은 것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니라, 라고 하였다. 뿐만아니라 세존이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보였는데 가섭존자(迦葉 尊者)가 미소(微笑)를 지은 일도 역시 그것일 것이다. 그것이란 깨달음을 얻는 순간(瞬間) 경계(境界)다. 복사꽃 보고 깨닫는 그 찰나(刹那)다. 깨달음의 기연(機緣)을 말한다. 영운지근(靈雲志勤) 선사는 대안선사(大安禪師)의 법을 잇게 된다. 마음 찾는 수행을 절에서는 심검당(尋劍堂)이라고 한다. 합천(陜川) 해인사(海印寺) 대적광전(大寂光殿) 앞에 오른쪽에 강원 학인들이 공부하는 곳이 심검당(尋劍堂)이다. 오래, 오래 수행하여 순숙(純熟)해지면 반드시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였다. (久久純熟 必有大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