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1> 어느 음악회에서 합창단이 모차르트의 기악곡을 합창으로 부르던군요. 이런 형식의 곡을 무엇이라고 하는가요?
<답변> 일반적으로 기악곡을 합창곡으로 편곡한 노래를 '스윙글 송'이라고 합니다. 1960년대 워드 스윙글(Ward Swingle)이라는 사람이 미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따서 '스윙글 싱어즈'를 창단했습니다. 스윙글 싱어즈는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연주하며, 기악과 같은 정확한 성악 능력과 음악적인 효과로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70년대 초 이 그릅은 해체되었고, 스윙글은 영국으로 이주하여 '스윙글 II'를 조직하고, 재즈뿐만 아니라 클래식, 팝 등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기악과 같은 노래로 표현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는 1984년 은퇴했지만 '스윙글'이란 이름은 계속 유지되었고, 이런 곡을 '스윙글 송'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스윙글 송'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악보가 출판되고 있지요. '스윙글 싱어즈'는 8명의 혼성4중창단인데, 개개인이 마이크를 잡고 아주 정교하게 음악을 표현합니다. 개인의 음악성이 좋고, 기악의 빠른 패시지를 노래로 부를 수 있는 성악적 테크닉이 뛰어난데다가, 음정이 좋아 완벽에 가까운 하모니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음향 장치의 발달이 이들의 노래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겠죠.
<질문 2> 음악회에서 헨델의 '할렐루야' 연주될 때 청중들이 기립하게 된 이유는?
<답변> 야사(野史)지만, 세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헨델의 <메시아>가 1750년 런던에서 연주될 당시 국왕이었던 조지 2세가 '할렐루야' 코라스를 듣고 너무도 감격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금도 '할렐루야'를 연주할 때에는 청중들이 기립하는 관습을 행하고 있다는 설이고, 두 번째는 조지 2세가 '할렐루야' 코러스를 듣고 일어난 것이 아니라 런던 연주 당시 국왕이 연주 시간에 늦게 도착을 했는데, 국왕이 연주 장소로 들어오던 그때 마침 '할렐루야'가 연주되었고, 왕이 들어오니까 관객들이 모두 일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머지 한 가지는, 조지 2세가 잠시 졸다가 '할렐루야'의 갑작스런 포르테 때문에 깜짝 놀라 일어났는데, 다른 사람들이 모두 국왕의 모습을 보고 같이 일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조지 2세는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니, 이 말도 맞을지 모르지요. 또 감동을 받아 왕이 일어난 것과 연주장에 늦게 도착한 것(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이 3가지 설중 어느것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도 처음의 이야기, 즉 그가 감동을 받아 일어났다고 믿고 싶습니다. 참고로 <메시아>는 1742년 더블린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질문 3> 바로크 음악의 연주가 '바로크적 연주다' 혹은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 의미는?
<답변> 이것은 연주 기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우선 바로크 시대의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피치의 차이:
일단 모든 음정이 바로크 시대에는 지금보다 낮았어요. 바로크 시대에는 A음이 425Hz정도로, 현재보다 거의 반음이 낮았습니다. '425'라는 숫자는 1초 동안 성대가 진동하는 횟수입니다. 그래서 바흐 <마태 수난곡>이나 ,헨델 <메시아>의 외국 음반을 들으면 훨씬 부드럽게 들립니다. 옛날 악기를 사용하니까 음정이 낮은 것이고, 낮은 소리를 듣다 보니 소리 자체가 부드럽게 들리는 것이지요.
2) 연주 단체의 규모: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바흐 자신이 연주했을 때, 합창단 인원은 24명이었습니다. 헨델의 <메시아>도 그렇고요. 물론 당시의 연주장이 작고 울림이 좋아 그 인원으로 가능했던 것입니다.
3) 합창 구성원의 차이:
당시는 어린이들이 소프라노와 알토를 담당하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바로크 시대의 교회 음악은 거의 모두 어린이들이 여성 파트를 노래했습니다. 그 관습은 중세 이전부터 내려온 것으로, 여자가 교회에서 노래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4) 악기의 차이:
당시의 악기는 지금보다 소리가 작고 부드러웠습니다. 비올 다 감바, 오보에 다 모레 등의 악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도 물론이지요. 당시의 것은 현(string)자체의 재질도 틀리고, 활의 길이나 모양도 지금과 달랐습니다.
5) 아티큘레이션의 차이:
예를 들면 바로크 시대에는 레가토라는 용어 자체도 없었습니다. 물론 전혀 레가토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요. 거의 데타쉐(detache)라 하여 한 음, 한 음을 따로 연주하는 기법이 일반적인 아티큘레이션의 방법이었습니다.
6) 오케스트라의 규모:
당시는 20명 내외의 합창, 그리고 합창 단원보다 다소 많은 악기 연주자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가 보통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부드러워 그것이 가능했지요. 그리고 오늘날 합창단은 반드시 오케스트라 뒤에 서는데,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사정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앞에 합창단이 서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7) 장식음:
당시는 바로크 스타일의 장식음을 기악 연주, 혹은 성악 연주에 즉흥 연주로 많이 가미했습니다. 트릴이나 그와 관계된 '턴"(turn), "모르덴트'(mordent), 혹은 '아포지아투라'(appoggiatura) 등등입니다.
8) 다이나믹:
당시는 'terraced dynamics'라 해서 크레셴도나 데크레셰도가 아닌, 합주 그룹과 독주 그룹으로 나누어 다이나믹을 조절하고는 했습니다. 다시 말해 큰 소리를 요구할 때는 전체악기가 연주를 하며, 작은 소리를 요구할 때는 독주악기들이 연주를 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합주 그룹을 리피에노(ripieno)라 하고, 독주 그룹은 콘체르타토(concertato)라고 합니다. "콘체르토 그롯소'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대규모 오케스트라로 편성되어 연주한 솔티의 음반을 '현대적 연주'라고 본다면, 엘리엇 가디너, 아르농쿠르, 톤 쿠푸만, 리프긴,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등이 지휘한 음반들은 거의 '바로크적'입니다.
* 참고서적: 박신화 교수의 "합창에 관한 질문과 응답, 합창 Q & A" 중에서
// 음악용어 설명(참고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