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분석기사는 프놈펜 거주 언론인인 James O'Toole가 <Asia Times Online> 2010년 9월 18일자에 기고한 내용을 "크메르의 세계"가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일부 소소한 내용들에 오류가 발견되어 번역과정에서 교정을 하거나 보다 상세한 설명들을 추가하여 문장을 구성했지만, 전체적인 논지는 바뀌지 않았다. 또한 큰 줄기에 있어서 본 카페가 보는 방식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으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특히 붉은색 글자로 된 링크 자료들을 참조하면, 더욱 심도 있는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사진자료들은 모두 "크메르의 세계"가 추가한 것이다. |
적과의 동침에 들어간 훈센과 아피싯
캄보디아-태국 관계정상화의 배경
Thailand, Cambodia look beyond Thaksin
기사작성 : James O'Toole
(프놈펜) - 작년(2009) 연말에 태국의 전 총리이자 논란의 와중에 선 인물인 탁신 친나왓(Thaksin Shinawatra) 씨가 자신의 자가용 제트기를 타고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이후 몇주 동안 태국과 캄보디아는 외교적 술수들을 총동원해가며 지난 몇년 동안 보아온 상황 중 최악의 대치국면을 형성했다. 태국에서 실각한 지도자였던 탁신을 "캄보디아 정부의 경제자문위원으로 위촉한 일"은, 쌍방 간에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이후 몇달 간의 외교관계에 있어서 하나의 볼모와 같은 문제로 남게 되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탁신의 "캄보디아 경제자문위원직 사임" 소식은 갑작스레 터져나왔다(8월 23일). 이로써 양국은 다시금 대사들을 복귀시켰고, 캄보디아의 훈센(Hun Sen) 총리와 태국의 아피싯 웻차치와(Abhisit Vejjajiva) 총리 사이의 정상회담도 다음 주에 뉴욕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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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캄보디아의 독재자 훈센 총리.
그는 초등학교 내지 중학교 중퇴 정도의 정규교육밖에 받지 못했지만, 아시아 지도자들 중 최고의 즉흥적 입담을 가진 영리한 인물로 유명하다.
국민이 아니라 가족과 부하들만 지극히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권력유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큰형님인 베트남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등, "조폭형 독재"라는 새로운 권위주의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왔다가 떠나간 탁신에게 드리워진 이미지를 보고 있노라면, 금번의 외교관계 복원이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에 놓인 영토문제에 관한 근본적 의견불일치를 잠시 가려주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탁신을 캄보디아 경제자문위원으로 위촉한 일은 도리어 캄보디아 경제에 해로운 영향을 미쳤다.
탁신 위촉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태국은 태국만 내의 26,000 Km² 면적의 해역을 공동 개발한다는 지난 2001년의 양국간 양해각서(MOU)를 파기시켜 버렸다. 이 해역에는 상당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태국에 대한 캄보디아의 수출량은 2010년 상반기에만 50%가 급감했고, 양국 간 감정싸움이 고조되면서 여러 태국의 투자자들도 투자를 포기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볼 때, 탁신은 훈센에게 전통적인 적에 대해 공세적 긴장을 유발시킬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부여해주었다. 그리하여 훈센은 국경문제에 관해 무시하는 전략보다는 보다 화려한 수사법을 더욱 강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훈센 총리는 한 공개적 연설을 통해, 명백히 아피싯 총리를 지목하면서 다음과 같은 저주성 발언을 했다.
"아피싯, 당신은 당신네 군대가 왓 께오 세카 끼리스와락에서 캄보디아 영토를 침략하지 않았다고, [만일 거짓일 경우] 당신 가족들이 비행기 사고로 죽을 것을 걸고 맹세할 수 있는가? 당신은 2008년 7월 15일에 당신네 군대가 캄보디아 영토를 침략하지 않았다고, [거짓일 경우] 비행기 추락사고나 국토가 토막나는 변을 당해 당신 목이 부러질 수도 있다는 것을 [주술적] 마법에 걸어놓고 맹세할 수 있는가?"
(역주1) 이 발언에 관한 상세한 기사 전체를 보려면 다음을 클릭하라.
☞ "훈센 총리, 아피싯 태국 총리에 대해 저주성 비난 발언"(프놈펜포스트 2010-2-9) |
캄보디아와 태국 사이의 영토갈등은, "유네스코"(UNESCO) 2008년 7월에 양국 국경에 위치한 "쁘레아위히어 사원"(Preah Vihear temple)을 캄보디아 영토로 인정하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국은 이 사원에 인접한 4.6 Km² 면적에 대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었다.
양국은 국경선 분할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9년에 태국 의회가 이 협의사항에 관해 최종적인 합의안 인준을 보류하면서, 대화는 단절됐다. 아피싯 총리와 그의 정당인 "민주당"은 태국 민족주의 진영에서도 강경파인 "옐로우셔츠 운동"(PAD) 세력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잡았고, 그들의 압력을 받는 입장이었다. PAD는 영토문제에 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불허토록 요구했고, 결국 태국 의회가 최종안 승인을 보류하면서 캄보디아 총리의 분노를 일으키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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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쁘레아위히어 사원군의 항공사진. 좌측이 태국쪽 방향인 북쪽이고, 우측의 절벽 정상이 캄보디아 쪽으로 바로 그곳에 본당이 위치한다. |
캄보디아는 "유엔"(UN) 및 동남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ASEAN)에 대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공세적인 제안을 했다. 캄보디아의 호 남홍(Hor Namhong) 외교부장관은 주장하기를, 2008년 이래로 주기적인 무력충돌이 발생하면서 최소 7명의 군인들이 사망했는 바, "대규모 무장충돌"을 피하도록 "아세안"이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제안은 국경문제에 관해서는 어떠한 다자간 논의도 필요없으며 양자간 협의만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태국 관료들을 짜증스럽게 만드는 것이었다.
"캄보디아 인권센터"(Cambodian Centre for Human Rights: CCHR)의 오우 위리억(Ou Virak) 소장은, 캄보디아가 탁신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가장 최근의 국경 전략이라고 말했다. 오우 위리억 소장은 "이러한 조치는 탁신 문제로 녹초가 된 상태에서 캄보디아를 우월적 지위에 서게 만들어준다. 즉 캄보디아로 하여금 국경문제나 쁘레이위히어 사원 문제를 다른 문제와 분리시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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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명문 화교가문의 후손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이튼스쿨에서 중등교육을 받은 아피싯 웻차치와 태국 총리.
이후 그는 "옥스포드 대학"(Oxford University)의 "철학, 정치학, 경제학 통합과정"(PPE)에서 제1등급 우등생으로서 학사학위를 받은 후, 동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 경제학자이다.
하지만 아피싯 총리는, 이러한 최고의 고등교육기관 출신자도 2천명에 이르는 비무장 양민에 대해 정규군의 고화력 화기들을 사용해 학살하도록 명령 내지는 방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 인류의 지성사에 가장 충격적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 2010년 레드셔츠 학살사건)
그는 왕실을 실질적 정점으로 하고, 군부를 그 현실적 체제유지 수단으로 하는 태국의 과두제적 권위주의에서, 얼굴마담형 총리로 집권했다. 하지만 불과 40대 중반(1964년생)에 자신의 손에 과감하고도 기꺼이 피를 묻힘으로써, 자신의 입지를 굳힘과 동시에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만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한편 태국과의 외교적 계략들이 오가는 가운데, 캄보디아는 국경 지역의 군사력 증강도 공개적으로 할 수 있었다. 이번주 들어오면서, 캄보디아 정부는 수십 대에 이르는 T55 전차들과 장갑차를 새롭게 구매한다는 발표를 했다. 또한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 "TV 방송국"의 주관 하에 국경 지역의 전투병력을 위한 "방위성금 모금"을 강행하기도 했다.
"호주방위군사관학교"(Australian Defence Force Academy: ADFA)의 정치학 교수인 칼라일 태이어(Carlyle A. Thayer) 씨는, 캄보디아의 이러한 행동들이 대부분 국내의 여론에 대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보았다. 그는 "외형적 가치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캄보디아가 태국을 상대로 한 재래식 군사적 갈등에서 군사력을 획득하기 위한 방편이, 그밖의 방식으로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이어 교수는 훈센이 국경갈등을 고조시키는 방식으로 군사화를 진행하는 것은, 거의 절대적 경지에 오른 자신의 권력을 지탱해줄 유일한 조직인 캄보디아 군대에 대하여, 보다 집약적인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의 적이 주는 위협을 말하면서 그 적을 더욱 중요한듯이 부각시키면, 군대를 자신의 편에 고착시킬 수 있는 것"이라 말했다.
한편 태국의 입장에서 보면, 캄보디아와의 국경갈등은 국내 정치위기의 핵심적 이슈 중 하나이며, 이에 대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도 않는 상태이다. "싱가포르 동남아시아연구소"(Institute of Southeast Asian Studies: ISEAS)의 마이클 몬테사노(Michael Montesano) 객원연구원은, "태국에 있어서 국경분쟁의 참다운 이유는 캄보디아 때문이 아니다. 실제적인 이유는 옐로우셔츠(PAD) 세력이 탁신을 지지하는 레드셔츠(UDD) 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써 민족적 자산이라는 이슈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국 정부로서는 PAD 세력이 대규모로 시위를 일으키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만일 정부가 PAD 세력의 요구로부터 후퇴하는 징후가 보인다면, 정부 내 인사들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까지 상당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징후로 보면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의 외교적 봄기운이 찾아와 있다. 9개월 동안이나 공석으로 두었던 양국 대사들이 각기 상대국으로 복귀했고, 전방위적 외교관계 복원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훈센과 아피싯 두 사람도 다음주의 뉴욕 회동에 이어, 10월달에는 다시금 베트남에서 열릴 "아세안 정상회담"에서도 만나게 될 것이다.
마이클 몬테사노 씨는 탁신의 "사임"이 실제로는 양국 정부 간 비밀 물밑협상을 통해 결정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태국 정부로서는 지난 5월 19일 레드셔츠 시위대에 대한 강제진압 이후, 캄보디아에 숨어있을지도 모를 레드셔츠 회원들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에 캄보디아 당국은 레드셔츠 지지자로 보이는 2명의 남녀 태국인들을, 캄보디아 내에서 체포한 뒤 본국으로 강제송환시켜 놀라움을 안겨준 바 있다(☞ 상세기사 바로가기). 이들은 현재 태국 연립정권에서 2번째로 많은 의석을 보유한 "붐짜이타이 당"(Bhumjaithai party) 당사에 대해 폭탄공격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당시 프놈펜 당국은 방콕에서 공식적인 송환요청을 받지도 않았음에도, 먼저 나서서 송환절차에 돌입했었다. 당시 "캄보디아 외교부"의 꼬이 꾸옹(Koy Kuong) 대변인은 이들을 구속한 후, "이번 조치가 테러리즘에 기거이 대처하고자 하는 캄보디아 정부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어찌되었든 탁신이 캄보디아에서 완전히 떠남으로써, 훈센과 아피싯은 경제문제나 여타 명백하게 공통적인 이해가 적용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국경선 문제는 여전히 양국 관계에 커다란 사항으로는 어렴풋하게나마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게 되면 외형적 전개에 대한 양국간 이견이 노출될 것이다.
실제로 탁신이 캄보디아와 결별한 바로 이튿날, 캄보디아 정부의 "대언론 긴급대응단"(Press and Quick Reaction Unit: PQRU)은 성명서를 발표하여, 아피싯 총리가 옐로우셔츠들의 "공모자이며 불법행동의 스폰서"라며 비난한 바 있다. PQRU는 "다시 한번 촉구하노니, 태국 정치인들이 쁘레아위히어 사원 문제를 들고나와 캄보디아에 대한 악의적 모함과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역주2)(역주3)
(역주2) 이것은 바로 이 시기에 태국의 옐로우셔츠 회원들이 국경사원 주변에서 시위를 하려 시도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성명서였다.
(역주3) 이러한 현상은 현재도 이미 재발하고 있다. 다음의 기사를 참조하라.
☞ "캄보디아가 아피싯 태국총리 암살모의에 개입했다고?"(프놈펜포스트 201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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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캄보디아와 태국 간에 관계 악화로 캄보디아 경제에는 많은 피해가 발생했지만, 훈 센 총리 입장에서는 덕분에 국민의 반감없이 군비를 증가하고 영원한 독재을 위한 발판을 더 공공히 했으니 손해본 장사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봐야죠.. ^^
그런데 문제는 이제 긁을 거란 긁을 거는 금년에 다 긁으대고 있으니
앞으론 무엇을 긁어댈런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