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72. 다섯 나라 왕, 5욕 가운데 어떤 것이 제일인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다섯 나라 왕이 한 곳에 모여서 서로 5욕락 중에서 무엇이 최고인지 논의하고 있었다.
첫 번째 왕은 빛깔이 제일이라 하였고
다음 번의 왕은 음성이 제일이라 하였고,
또 다음 번의 왕은 맛이 제일이라 하였고,
넷째 번의 왕은 냄새가 제일이라 하였고,
다섯 번째 왕은 좋은 촉감이 제일이라 하였다.
여러 왕들은 마음과 뜻이 저마다 달라서 제각기 자기가 제일이라고 하다가 결국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의 마음과 뜻에 좋아하는 바가 같지 않아서 각각 자기 주장만 하고 있으니, 직접 부처님 처소를 찾아가서 분별하도록 합시다.”
바사닉왕이 우두머리가 되서 모두 함께 부처님 처소를 찾아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다섯 왕은 5욕락 중에서 무엇이 제일인지 사사로이 의논하였사온데, 어느 왕은 빛깔이 제일이라고 하는 등 다섯 왕의 말이 저마다 달라서 각각 자기가 제일이라고 했기 때문에 이렇게 부처님 처소에 와서 뜻을 묻습니다.
어떤 것이 제일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빛깔 중에서 그 형상과 모양을 취할 때 마음과 뜻이 딱 집착되어서 자기 뜻에 맞다고 여기면, 이 때는 설령 그 빛깔보다 수승한 미묘한 빛깔이 있더라도 먼저 빛깔에 집착해 있기 때문에 미묘한 빛깔을 돌아보지 않소.
음성과 냄새와 맛과 촉감도 마찬가지이니,
촉감의 느낌에 대해서도 마음과뜻이 딱 집착하면 그 촉감을 가장 훌륭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오.”
그때 비의(卑嶷)라는 한 바라문이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면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말하고 싶은 것이 있사오니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비의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말할지어다.”
비의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앙가(央伽)의 대왕은 보배 갑옷이 많지만
마갈제의 임금은 큰 이익 얻었으니
최상의 보배인 부처님께서 그 나라에 출현하신 것으로
그 이름 널리 알려져 산왕(山王)가 같으시네.
마치 연꽃이 새로 활짝 피어난 것과 같고
광채가 못에 비치고 향기가 두루 퍼진 것 같다네.
또한 부처님은 태양이 허공에 있는 것 같아서
그 광명이 두루 세계를 비추고 있네.
여래의 지혜 힘을 자세히 보건대
맹렬한 불이 치성하게 타오르는 것과 같고
모든 안목을 뜨게 하여 밝아지게 하시니
의심 있는 이는 모두 교화 받아서
누구나 그 의혹을 해결하나이다.
다섯 왕들은 모두 그 게송을 찬미하고서 각각 최상의 의복으로 상을 주었다.
그리고 다섯 왕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왕들이 떠나간 후에 비의는 부처님에게 합장한 채 즉시 다섯 벌의 의복을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면서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니,
부처님께서는 그 옷을 받으셨다.
부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