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문
충주 중산고등학교1학년 김은진
새봄같이 저에게 오신 부처님
한순간 저의 마음을 지나치는
바람인줄 알았습니다.
당신과의 만남이 풋사랑인
마냥 가슴에 새겨두지 않았습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저의 마음을
사로잡고 머무를 줄 몰랐습니다.
이제 잊을 수 없는 여운이 남아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아
그리움이 사무치게 되었습니다.
당신께 고백해야 할 시점이 왔는데도
설익은 사과처럼 마음만 붉어지고 있습니다.
중생의 아픔을 치유하시는 부처님
상흔이 두터워 갑옷마냥
단단해진 표피를 가진 투박스런
나무둥치처럼 어린가슴에
태고적 아픔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린나이에 부모님을 떠나와
양육시설의 낯선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마음은 북풍한설의 고사목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겨울이 되어 눈보라치는 날에는
겨우 눈꽃으로 그 아름다움을 대신하였습니다.
여기에 아직 생명이 남아 있었던가!
뽀스락 거리는 생기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중생의 희망이 되옵신 부처님
기나긴 추위가 계속 되는 줄 알았습니다.
분분한 눈이 날리고
보송보송한 털옷 속에서도
떨고 있는 목련 같았습니다.
애잔하던 그 모습 따스한
봄의 소식에 활짝 미소를 머금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속 잉태되던 슬픔이
천하대지의 밑거름이 되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겨우내 쌓인 그리움이 일시에 터져버렸습니다.
꽃샘바람 속 그윽하고
고혹한 자태에 마음을 빼앗겨 버립니다.
저의 영원한 동반자이신 부처님
곱게 다듬지 않아도 아름다움이
살아 숨 쉬며 굳이 치장하지 않아도
품위가 돋보이는 자기의 그릇처럼
존재감이 있는 큰 그릇이 될 것입니다.
깊은 속을 깨끗이 비우고
이웃의 아픔까지도 품을 수 있는
넉넉한 큰 그릇이 될 것입니다.
묵을수록 더 가치가 있고
진리의 샘이 솟아오르면
기쁨으로 회향하는 그릇이 될 것입니다.
비움도 채움도 넉넉한 그릇이 될 것입니다.
새봄같이 왔다가 영원으로 자리하신 부처님
길손 반기듯 부는 바람에도
자비로우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가슴을 흔드는 잔잔한 바람이 불어도
당신의 눈빛이 향하는 곳에
있는 저는 행복할 것입니다.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당신을 향한 그리움과 열정이 식지 않을 것입니다.
항상 당신과 함께 하여 당신께로 귀의합니다.
당신의 뒷모습까지도 사랑하렵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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