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일요일(7/20) 전국적으로 많은비 예상"
뉴스시간 마다 계속되는 예보 그리고 쏱아 붇기 시작 하는 폭우......
일주일 전부터 계획 되어 있던 원주 간현암장 인데 도저히 내일은 틀렸겠다. ㅠ,ㅠ
주말마다 계속되는 비 소식에 지난주에 도 혹시나 하고 아침에 비를 맞으며 하룻재를 올랐다가
다행히 그쳐주는 날씨덕에 또 한번 인수봉 맛을 봤었는데.
무댓뽀도 한두번이지 태풍이 유턴 해서 내려 가지 않는한 내일은 정말 바위맛 보긴 글렸다.
예전엔 비오는 날을 좋아했다. 혼자 감상에 젖어 시인 흉내도 내면서 세상에서 배웠던,알았던 모든것
다 버리고 나만의 공간속에 한없이 빠져들곤 했었다.
유리창을 세차게 때리는 빗소리에 무심한 하늘만 원망하며 밖을 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울리는 문자한통, 내일 계획되로 진행 한단다. 황당 그자체.....
내일은 어쩔수 없이 하루 집에서 쉬어야 겠다. 사놓고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꼿혀있는 책이나 봐야지.
울리는 전화 벨소리, 누구....??
"형님 낼아침 갈거죠?"
막상 전화를 받으니 가능성 있는 5퍼센트의 소식이라도 기대하는 내맘 이건만
자긴들 별수 있으랴, 하늘이 말리는 것을... 낼아침 열차표 때문에 전화 했단다.
"난 안갈래 가봐야 뻔 한데 바보 되지 말자"
"갑시다.대장님 뭔 생각이 있겠죠" 대장인들 무슨 제갈량도 아니고 어젯밤에
간현 높은암장 천막이라도 덮어 놓지 않은 담에야 별수 있으랴...
"도저히 안되면 원주 볼트락 실내 암장 있으니 그곳 이라도 가겠죠"
귀가 번쩍 ! 그런것도 있네
"아침 7시 열차지? 내것도 한장 예매 부탁이요~"
갑자기 바빠진다.구입해 놓고 그동안 비 와서 아낀다고 모셔둔 100L 배낭을 꺼냈다.
테스트 해보고 싶어 안달 이었는데 더는 못 기다리겠다.
그동안 사용하던 배낭의 물건들을 꺼내서 아무렇게나 던져 넣어도 공간이 많다.
내용물이 없어 찌그러진 배낭이 폼이 안난다.
다시 내용물을 꺼낸 후 매트를 속에 둘러 치고 속을 채우니 반 밖에 안찼는데도 폼난다.
중고장터 잠복하다 구입한 다나레인커버 까지 씌워 놓으니 크기가 엄청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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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소리 들으며 일어나니 다섯시다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밖을 보니 여전히 비는 내리고...
그큰놈의 배낭을 매고있는 자체만으로도 사람 들의 시선을 끌긴 충분한데
그것도 부족하여 태풍이 오는 우중에 그런 모습 이라니
다른 사람의 지극히 객관적,상식적 시각에선? (제정신이 아니지...)
우산까지 받쳐들고 전철 역에 나가니 배낭 맨 사람은 나 뿐 이다.
지난주 에도 비가 왔는데 그때는 그래도 등산객 이 더러 있었다.
오늘은 부평서 청량리 내릴때 까지 내가 탄 칸에는 등산객 이라곤 못 봤다.다른 칸에도 마찮가지고..
간현역에 내리니 비가 그쳤다. 좀 있다 또 오겠지, 어차피 기대는 하지 않는다.
암장있는곳 유원지에 도착하니 어젯밤 그 폭우 속에 먼저 와서 비박한 우리팀들이 반가이 맞아준다.
나만 제정신 아닌게 아니다. 제정신 아닌2, 제정신 아닌3, 제정신 아닌4, 제정신 아닌5, . . . . . . .
쫙 깔렸네. 오~! 동지들, 오길 잘했다. 태풍이 불어도 올사람은 다오네!
오다말다 하는비가 잠잠하다 .희망이 보인다 .기대해도 되겠다 싶은데
역시 우리 대장!, 모두 다리 건너잔다. 비가 그쳐도 오늘은 짜투리 시간들 이기에
부랴부랴 장비착용,자일 챙기고 따라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바위는 물이 줄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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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고 눈치만 보고 있는데 자일 들더니 팔자고리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등산학교 졸업하고 좀더 경험 쌓고 싶은 열망과 산악회에 남길 바라는 권유도 있던 참에
가입했는데 등반대장 이란 양반, 교육 받을때 수석강사 였고 나보다 세살 많은데 기술도 기술 이려니와
너무 사람 냄새가 풀풀나는 순수하게 산을 사랑 하는 분이라 사람에 끌려버렸다.
다나카페 기남씨에게 느끼던 산친구의 매력 같은것이다.
빌레이 보란 소리에 얼떨결에 빌레이 준비완료,
우리 대장 하얀 타올 한장 옆구리에 차고 바위에 붙는다.
어쩌나 봤더니, 수건으로 홀드 찾아 딱아 가며 오른다.
이런걸 대단하다고 해야하나, 기가차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바위 입문하고 별걸 다본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85/14_cafe_2008_07_24_14_13_48880f864c420)
그실력에 다른쪽 난이도 높은길 붙고 싶은맘이 왜 없으랴.
하지만 신입들 위해서 초보코스에서 떠날줄 모르고 지도하는걸 보며 산악회 남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경험을 거듭 할수록 정말 묘한 매력에 빠진다.우리네 인생살이가 그렿던가?
오르다 보면 꼭 한 두군데 힘든곳을 경험 한다. 손동작 한번,발동작 한번이면 끝나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허락 하지 않는다. 욕심을 허용 하지 않는다
지금껏 어렵게 온길이 손한번 뻗쳐 잡으면 돼고, 무릅한번 펴서 서면 끝나지만,
넘어서지 못할때의 심정, 아쉽다못해 서럽기까지 한 오기가
다시 바위앞에 서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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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학교 교육 두달, 사람 미치는데는 그 시간 이면 충분 한가보다.
오름 이란건 결국 인생길 같은거다. 때론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가야 하고,
나 아닌 타인을 배려 해야 하고 무었보다 나를 소중 하게 여겨야 함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깨닳게 한다. 나만의 나 이기도 하지만 오름에선
나혼자만의 내가 아니다. 내가 너가 되고 네가 내가되고 때론 하나가 되어야 하고......
산행에서도 예전엔 느끼지 못하던 산의 깊은 숨결까지 같이 하는것 같다.
산을 안지 이제 겨우 다섯해. 너무많은 변화가 나를 놀라게 한다.
좀 더 가까이 좀더 깊은곳으로......, 빠져 드는게 아니다.
세상을 알기전에,배우기전에 있었던 그곳으로 다시 찾아 가는길이다.
태초에 있었던 평안으로 가는길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산을 그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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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6000 내용물이 적을때 튀어나온 프레임에 헤드의 처진 모습이 보기싫을 때에는 이렇게 클립 해 보세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82/9_cafe_2008_07_24_14_07_48880e15901b6)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82/16_cafe_2008_07_24_14_07_48880e2a38b7e)
헤드가 프레임을 깊이 덮기 때문에 폼 나네요
첫댓글 옛적에님 완전히 푹 빠지셨군요.ㅎㅎ 형수님은 어쩌시고 사진찍은신 분이 형수님이셔야 하는데...
아내는 처음에 쫄아 가지고 손을 내 젖더니 요즘은 조금씩 관심을 가지는 중 입니다.
매번 같이 다니진 않지만 같이 해야지요 작은 산악회 암벽팀으로 말입니다.그래야 의미가 있겠죠!ㅎㅎ
제가다 설렙니다...ㅎㅎㅎ 멋지십니다
멋지기보단 제정신 아니지요 . 푹 빠졌어요. 내공 좀 쌓은 뒤에 산울님 처럼 유유자적 하며 산행 하고 싶네요
인생을 즐길줄 아시는 옛적에님! 멋있습니다. 문장력이 좋으셔서 마치 동영상을 보고있는 느낌을 같게합니다.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