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공원묘지는 묘지와 공원시설이 혼합하여 만들어진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원을 말하는 것이다. 외국의 공원묘지를 보면 묘지 자체가 예술적으로 꾸며져 사람들이 자유롭게 늘 추모하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임을 알 수가 있다. 반면 우리나라 공원묘지는 공원의 기능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공동묘지’의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에 따라 도시계획공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면서 처음으로 ‘묘지공원’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며 1961년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공원묘지’가 안착되었다. 하지만 공원이라고 부르기에는 묘들만 옹기종기 모여 있을 뿐 사람들이 안식하고 어울리는 공간은 없어 기존의 공동묘지가 이름만 공원묘지로 바뀐 거나 마찬가지다.
공원묘지의 가장 큰 특징은 녹지시설과 추모기념물을 조화할 수 있는 예술적인 가치를 높여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공원묘지는 매장할 곳이 없이 산골짜기까지 묘지가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서 공원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외국의 공원묘지들을 산책로로 이용하거나 가벼운 조깅 장소로 이용할 만큼 말 그대로 공원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관광명소로 가꿔나가는 공원묘지들도 많다. 그 중에 칠레에 남부지역 위치한 푼타아레나스 시립공원묘지는 빼어난 경관으로 유명하다.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는 시립공원묘지 덕분에 이 지역의 관광업이 발전되면서 지역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도 무분별하게 조성되어 있는 공동묘지를 재점검하고 관리해 공원묘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요즘 화장문화가 많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매장문화가 남아 있는 현실에서 자연도 보호하고 경관도 아름답게 조성할 수 있도록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 몇 몇 지자체가 묘지를 정비하고 있지만 정비에 그치지 말고 필요하다면 외국의 공원묘지들을 참고하여 새로운 쉼터가 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작년 12월에 개장한 서울추모공원은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추모공원 형상은 꽃을 바치는 ‘헌화’의 이미지는 3장의 꽃잎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쉼터와 수목공간으로 조성했다. 화장장은 지나치게 무거운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도록 모든 자재는 물론 인테리어 색상과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특히 공간마다 고품격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를 전시하고 있는데 연중으로 전시회가 열린다. 문화적 서비스를 통해 화장장을 문화공간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서울추모공원의 건립정신에 따른 것이다.
추모공원 관계자는 “유족들과 추모객들의 심신을 위무할 공간으로 꾸며졌고 예술 콘텐츠를 요소에 도입했다”며 “한마디로 ‘문화가 흐르는 추모공원’이라 설명한다.
이렇듯 서울추모공원은 단순히 고인을 화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예술을 느낄 수 있고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공원이 없는 공원묘지, 화장(火葬)만 하는 화장장”이 아니라 외국의 사례처럼 누구나 찾아와 그리운 사람을 추모하고 잠시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