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방학, 안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만 하고 공부라곤 손도 안 댔기 때문에 슬슬 숙제를 시작해 볼까 해보던 때였다. 친구에게서 들려온 MT소식! MT가 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그때서야 신청을 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오랬동안 작은촛불 모임에 나가지 않았고 (^^;;) MT는 꼭 가고싶다는 마음에 여기저기 도움을 얻은 결과, 신청할 수 있었다! 이번 MT는 '에코투어'라는 주제를 가지고 태안으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것이었다. 1박 2일동안의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졌지만 얻은것은 적지 않게 많았다.
2008년 8월 9일 - 첫째날!
집합장소인 종합운동장역까지 가기 위해 한 시간은 필요한 거리에 살고있는 나는 그 날 아침에도 8시까지 집합장소에 도착하기 위해새벽 여섯시에 일어나 갈 채비를 해야했다. 그렇게 집합하여 향한 곳은 바로 태안!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가 있었던 그 태안이었다. 가는 길은 오랫만에 만난 학교 친구 해원이, 서연이언니와 떠들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우선 도착해서 바닷가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다음에 숙소인 어느 펜션이 도착했는데 방이 수원 아이들과 서울 아이들로 나뉘어 있었다. 일단 짐을 놓고선 갯벌에 나갔다. 그 곳에서 그 날 저녁을 해 먹을 반찬들을 다 구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가장 적게 잡은 모둠은 설거지를 해야 한다길래 다들 열심히 잡았다. (결국 설거지는 각자 해야만 했지만). 해원이, 서연이언니 그리고 나는 나름 많이 있는 곳을 찾아낸다고 아이들이 가는 곳 말고 멀리에 조개를 캐고계시던 아주머니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 곳은 정말 조개를 캐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우면 다 조개였다! 그리고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서 이것저것 잡다가 뭔가 발 위를 기어가는 것 같으면 게였다. 그야말로 생명이 가득한 갯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딜 가든 생명들이 가득했으니까. 지칠정도로 열심히(?) 갯벌을 들쑤시고 다닌 우리는 양파망을 여러가지 반찬거리들(?), 게, 소라게, 조개, 굴, 다슬기로 채워 넣은 뒤 돌아와 야채, 된장, 두부 등을 가지고 방별로 된장찌게를 끓여먹어야 했다.
우리 방은 두 방으로 또 나뉘어 있었는데 우리 쪽 방에 싱크대와 가스레인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냥 우리 쪽 방 아이들이 저녁을 만들기로 했다. 야채를 썰고 냄비에 물 끓이는 일들은 서연이언니와 해원이가 했기 때문에 나는 선생님들께 조개들을 받아와 냄비에 야채와 함께 넣고 끓이는 걸 했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받아온 조개들과 썰어놓은 모든 야채들을 그만 통째로 냄비에다.. 넣어버리고 말았다... 아까 선생님께서 오셔서 물이 너무 많다고 많이 빼고 가셨는데.. 거기에 건더기만 무진장 많이 넣어버린 것이다...! 나 때문에 분위기가 살벌해 진 것 같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치만 넘치던 건더기들은 대강 물과함께 끓기 시작했다. 천만 다행이었다. ^^; 간을 볼 때마다 "괜찮은데?" 하다가 "좀 짜다"에서 점점 "야 너무 짠데?" 로 변해간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잘 돼는 것 같았다. 우여곡절 끝에 들고 내려가서 우리 방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같은 방 반대 쪽 아이들이 테이블 셋팅은 다 해놓았기 때문에 나는 편하게 국을 퍼주었다. 그런데 국물이 너무 없어서 아이들에게 좀 많이 미안했다.ㅠ 그건 국이 아니라 정말 조개탕을 조린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충분히 경고를 하고 먹게했다 ^^;. 신기한 것은 졸작이라고 생각했던 국이 의외로 제일 맛있었다고 한다. >< 좀 짜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선생님들께서 구워주신 고기도 같이 먹었더니 먹을만한 저녁이었다. ㅋㅋ
저녁을 먹고 자유시간이 있어서 김준형, 김유경, 박지영과 함께 해원이 서연이언니 그리고 나는 카드게임을 하고 놀다가 선생님께서 집합하라고 하시길래 밖으로 나갔다. 마당에 깔아놓은 돗자리에 앉아서 화살나무가 주최(?)하는 프게젠테이션을 보고난 후에 짧다고 하시던 영화를 보았다. 재미는 있었는데 그 모기들을 견디면서 보기에는 너무 길었다. ㅠ 하여간에 그 영화를 보다가 모기 때문에 들어가고 싶을 때 즈음에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아이들이 하나 둘씩 없어졌길래 다들 들어간 줄 알고 들어갈 준비를 하고 일어섰다. 그런데 김준형이 와서 오덕만쌤이 오라그랬다고 해서 그쪽으로 갔다. 알고보니 나름 담력훈련을 하는 것이었는데 중간에 깜짝깜짝 놀랐던 것 빼고는 재밌었다. 서로 모르는 아이들과 짝이 돼었던 다른 아이들은 별로 재미 없었다고 하던데 나는 저번 국토캠프 때 알게돼어 친해진 김준형과 짝이 돼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담력훈련을 하고 목적지 바로 뒤에 있던 밤바다를 잠시 들렸다 왔는데 별들까지 같이 보이니까 낮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고 멋있었다.
2008년 8월 10일 - 둘쨋날!
눈을 붙인지 얼마나 됐다고 6시에 다시 기상이었다. 졸린 눈을 겨우겨우 지탱하고 밖에 아침운동을 하러 나갔다. 그런데 아침운동은 안하고 아침 먹는 곳까지 걸어서 가라고 하셨다. 길도 잘 모르던 우리는 아무렇게나 발 닿는 곳으로만 갔다. 그래서 대충 아침을 먹고 바로 바닷가로 가서 물놀이를 하고 놀았다. 맨 처음엔 옷을 적시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던 우리가 한시간 후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돼어 신나게 놀았다. 그래도 학교에서 갔던 졸업여행 이후로는 처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온 바닷가였기 때문에 정말 재밌게 놀았다. 마지막에 해변가에서 아이스크림/라면/바나나보트를 걸고 축구 아닌 것 같은 축구를 했는데 우리 팀이 이겼다! (결국 바나나보트는 다 못타고 아이스크림/라면은 다 먹었지만) 버스 좌석에 물을 묻히지 않으려고 우리는 모두 버스 안에 서서 숙소까지 돌아와야 했다.
그러고는 몇몇이 샤워하는동안 나머지는 점심을 먹었는데 실컷 놀다 먹은 점심이라 그런지 라면이었지만 정말 맛있었다. 점심을 먹다가 순서를 놓쳐서 샤워를 거의 마지막 꼴찌로 했는데 그것 때문에 버스에서도 자리가 없을 뻔 했다. ㅠ 다행히 버스에서 겨우 자리를 잡고 탔는데 중간에 내려서 태안마애삼존불이라는 불상을 보러 갔다. 그 불상은 돌을 깎아서 만든 것이 아니라 큰 바위에 불상을 새긴 것인데 오목하게가 아닌 볼록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그 곳에 설치돼어있는 조명을 켜면 세 명의 불상들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가이드 할아버지께서 설명해 주신 것은 많았는데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그 때 너무 피곤해서 제대로 듣지를 못했다.ㅠ
아무튼 그렇게 우리는 사진을 찍고 다시 버스로 돌아왔다. 한참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선생님들께서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주시고 오덕만쌤께서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그리고 또 왜! 왜 하필이면 또 나를 제일 먼저 시키셔서 ㅠ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으로 앞에 나가서 자기소개를 했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도 몰라서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대충 말하고 들어왔다. 점점 갈수록 애들이 너무 잘해서 대충 한 것이 너무 후회돼었다. 그러다가 선생님들께서 소감 발표를 하시는데 점점 쏟아지는 졸음을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내가 자고있었다. 그렇게 자기 시작해서 풀로 수원에 도착할 때 까지 잤다. 잠시 깨어서 아이들 가는 것을 보고는 다시 잤다. 사실 그렇게 나는 집에 올 때 까지 잤다. 지하철에서도 한시간 중 30분은 거의 잤으니까 ! ^^
첫댓글 재밌네요. 출발부터 도착까지 어떤 일정을 보냈는지~ 같이 여행한 느낌이네요.
오우 긴데~? 개성으로 승부한다며 ㅋㅋ 개성의 컨셉은 뭐야
ㅋㅋ 그건 니가 한말이자너 !
선하랑 벌써 두번의 여행을 하게 되었네. 만나서 반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