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조명과 농작물의 생육반응
산업의 발달과 농촌의 도시화에 따라 도로 주변의 가로등과 공업단지의 방범등, 주유소 등의 선전광고등, 기타 조명등이 증가되면서 농작물의 생육에 야간조명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으로 농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최근에 광의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일본에서는 레이저 광과 발광다이오드광원에 대하여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마이크로파 광원을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실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야간조명에 대한 식물의 반응은 광질, 광의 강도, 조명 시간, 조명의 방향, 명암의 주기, 식물의 종류와 품종, 조직, 기관, 생육단계에 따라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장일성 식물은 출수·개화가 촉진되어 영양생장기간이 단축되며, 단일성 식물은 그와 반대로 출수·개화가 지연되거나 출수·개화 자체가 안되고 영양생장만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단일성 작물의 반응
벼는 단일식물로서 야간조명을 하게 되면 일장을 연장해 주는 효과를 가져오므로 출수기를 지연시켜 등숙을 불량하게 하고, 품질이 저하되며, 수량이 감소하게 된다. 야간조명에 의해 영양생장기에는 생장이 촉진되고, 화성 감응시기(최고분얼기에서 유수형성기)에는 출수가 지연되며, 품종에 따라서 차이가 심한데 일반적으로 조생종 벼보다 일장 감응성이 큰 만생종 벼일수록 출수가 지연되어 등숙이 불량해 진다. 출수가 지연된 후 등숙기에 저온이 되거나 서리가 오게되면 등숙불량으로 청미가 발생하여 품질이 저하되고 수량이 감소하게 된다. 벼는 적기에 이앙했을 경우 6월 하순∼8월 중순(출수전 7∼40일경)이 야간 광에 민감한 시기이며, 출수 후에는 피해가 적은 편이다. 따라서 출수전 7∼40일경에 야간조명을 중단하면 피해가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
또한 야간조도 20∼30lux에서는 2.0lux 이하에 비하여 극조생종은 4일, 조생종은 8일, 중생종과 중만생종은 12일 정도 출수가 지연되며, 극조생종인 오대벼, 소백벼, 흑진주벼, 조생종인 대진벼, 중생종인 안산벼 등은 광에 둔감하여 출수지연 정도가 적은 반면에 중만생종인 일품벼, 중생종인 광안벼와 화성벼는 특히 야간 광에 민감하여 출수기가 현저하게 지연되어 등숙기의 온도와 일사량의 부족으로 등숙이 나빠지고 수량이 떨어진다. 출수지연일수는 야간조명 광도 0.01 W m-2(3.6lux)당 극조생종인 오대벼와 조생종인 대진벼, 중생종인 안산벼는 0.8452∼1.3929일 정도로 지연정도가 작지만, 중생종인 화성벼와 광안벼, 중만생종인 일품벼는 광에 민감하여 3.2262∼5.052일로 지연정도가 큰 편이다.
수량은 야간조도가 10.1∼20.0lux일 경우 조생종인 흑진주벼는 10% 정도 감소되며, 중만생종인 일품벼는 더욱 감소되어 21%정도 수량이 감소된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극조생종이나 조생종의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안전하며, 중생종이라도 안산벼와 같이 광에 둔감한 품종을 선택 재배하면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다.
야간조명 피해는 광질에 따라서도 다른데 벼의 출수까지 일수는 나트륨등은 109일, 수은등은 118일, 백열등은 116일이 소요되어 나트륨등이 작물에 비교적 영향이 적은 편이다.
콩은 전형적인 단일식물로 일장이 길면 개화반응을 하지 않고 꽃이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해 개화가 지연되거나 억제되고 등숙 및 결실 불량으로 수량감소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일장에 감응하는 조도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5lux 이상에서 감응하며, 조생종보다 만생종 품종이 광에 더욱 민감하여 개화의 지연과 수량의 감소가 심하다.
야간조도가 6.1∼10.0lux일 경우 조생종인 석량풋콩은 2일 정도 개화가 지연되지만, 중만생종인 황금콩은 광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16일 정도 개화가 지연된다. 수량은 조생종인 석량풋콩은 6lux까지는 수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6.1∼10.0lux일 경우 13% 정도 감소된다. 그러나 중만생종인 황금콩은 야간 광에 민감하여 6.1∼10.0lux일 경우 43%나 감소된다.
참깨는 무한화서의 단일식물로서 영양생장을 하면서 동시에 개화 등 생식생장을 하며, 일장과 온도에 영향을 받는 식물이다. 야간조도가 6.1∼10.0lux일 경우 2lux 이하에 비하여 개화가 3∼8일 지연되며, 성숙기는 12∼13일 지연되고, 꼬투리수와 등숙률이 저하되어 24∼40%정도 수량이 감소되며, 서둔깨보다 안산깨가 불빛에 영향을 더 받아 수량의 감소가 더욱 크다.
들깨는 전형적인 단일식물로 식량작물 중에서는 불빛의 영향이 가장 큰 작물이다. 대부분의 들깨품종은 13시간 이상의 일장에서는 일장이 길어질 수록 개화가 지연되고, 16시간 이상의 일장에서는 꽃눈분화가 억제되어 영양생장만 계속하여 종실수확이 곤란하다. 들깨는 야간조명에 특히 민감한 작물로 야간조도 2lux 이상에서도 개화가 지연되는 현상이 뚜렷하며, 6.1∼10lux에서는 21∼28일 정도나 개화가 지연되기 때문에 늦가을 서리가 올 때까지도 성숙이 되지 않는다. 수량은 다른 작물에 비하여 빛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2∼4lux에서 33∼43%나 감소되고, 6lux 이상에서는 거의 수확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장일성 작물의 반응
맥류는 장일성 작물이기 때문에 벼, 콩 등과 같은 단일성 작물과는 달리 야간조도가 높으면 오히려 출수와 성숙이 촉진된다. 야간조도가 6.1∼10.0lux일 경우 파성이 낮은 강보리는 6일이 빨라지며, 서둔찰보리와 올보리는 1∼2일이 빨라지고, 밀은 1일 정도 빨라진다. 출수가 촉진되면 충분히 생육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수량이 감소되며, 보리 품종 중에서 강보리는 서둔찰보리나 올보리에 비해서 수량감소가 크고, 작물간에는 밀보다 보리가 야간의 불빛 영향을 많이 받아 수량감소가 크다.
피해 예방대책
조명등의 불빛 방향을 작물의 반대쪽으로 향하게 하거나 각도조절 및 등에 갓을 씌워서 작물에 빛을 적게 쪼이게 하며, 가능하다면 고추, 토마토, 가지, 강낭콩, 잎들깨 등과 같이 피해가 적은 작물을 선택 재배하고, 야간조명의 광질은 나트륨등을 이용한다.
벼는 야간조명의 피해를 일으키는 수준(5lux)이하로 조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출수전 7∼40일경(6월 하순∼8월 중순)에 피해가 크므로 이 시기에 불을 끄거나 야간조도를 낮추고, 만생종의 벼품종보다는 조생종의 벼품종을 선택하거나, 가급적 빛에 둔감한 품종을 재배한다.
콩은 만생종의 품종보다는 조생종의 품종을 재배하며, 화아분화기에 피해가 크므로 이 시기에 불을 끄거나 야간조도를 낮추고, 들깨는 종실용의 품종보다는 잎 전용 품종을 선택 재배한다.
보리는 파성이 높은 품종보다 낮은 품종을 선택하며, 밀은 숙기가 빠른 품종을 재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