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날 '좋은 친구들'과 함께(누군줄 알져?) <친구>를 봤다.
나에게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가슴이 짜~해지는 영화였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낯익은 풍경(자갈치 건어물시장과 영도다리,남포동에서 올라가는 용두산공원길,부산고등학교 등)들이 화면 곳곳을 가득 메워 나를 흥분시켰고
파~리 잡는 소독차,회수권과 안내양,핑클파머,단체 영화관람,교련복...등 그때 그 시절의 모습들은 아련한 향수에 젖게 만들었다.
또 TV에서의 어설픈 부산사투리가 아닌,진짜 리얼한 부산사투리를 들을 수 있어 곽경택 감독의 정성에 감격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타지역 사람들은 동수(장동건)의 마지막 대사(마~고마해라...내 마이 무따아이가...--->야~~그만해라....내 많이 (칼)맞았잖아...)를 비롯해 알아듣지 못한 말이 많았겠지만 오랜만에 들어보는 부산사투리가 어찌나 정겹던지...
무엇보다 이 영화가 감동적이었던 건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 안돼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새삼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때 어렴풋이 나는 그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지금보다는 앞으로 훨씬 더 많이...(각자의 가정을 가지고 또 자신의 인생에 열중할수록)...
친구들과 함께 할 시간들이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그런 치기어린 감상 덕분(?)에 한동안 서울생활이 더 힘겹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친구도 언제나 내 곁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그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었다...(그후) 새록새록 피어나는 우정...!
(나의 경험상 여자들은 20세가 넘으면 친구란 단어보다는 사랑이란 단어에 대해 더욱 골몰한다. 근데 이때 나는 정말 심각하게 친구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했다. 참...기특하지!!!)
어쨌든 이 영화 넘 좋았다. 꼭 보시라~~
그리고 우리 스물여섯부터 서른까정도 오래오래 만나 좋은 벗이 됐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