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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영 <계룡시의회 의원> |
엄사리는 계룡시 인구의 약43%인 1만8500여명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 중 자연부락(광석리, 도곡리, 향한리) 주민 900여명을 빼면 1만 7600여명이 엄사리 중심에 밀집되어 살고 있다. 자연히 음식점을 비롯하여 상가, 병원, 학원, 금융기관, 목욕탕 등의 시민 편의시설이 엄사리에 많고 두마면, 신도안면, 금암동 시민들도 엄사리 쪽에 와서 일을 보게 된다. 이렇다보니 엄사리는 계룡의 명동이자 얼굴이다.
이 엄사리가 매주 화요일이면 외지에서 몰려드는 상인들로부터 차도와 인도가 무단으로 점거되고 무법천지의 불법장터로 변한다. 이 불법장터의 도로 노점상 수는 현재 200여개 정도이나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노점상들을 유형별로 보면 농산물, 식품류, 수산물 등 먹을거리가 73%, 공산품 및 기타 27%이며 상인의 90%이상이 외지 사람이다. 불법화요장터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지역민 입장에서 쉽게 다소 싼값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불법화요장이 계룡시에 어떤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을까?
첫째 불법 방치로 발생하는 모든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지역 상인들은 평소에 광고표지판 하나만 인도에 세워도 즉시 불법으로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화요일은 외지 상인들이 인도와 차도를 불법으로 무자비하게 점거하지만 단속하지 않는다. 꼬박 꼬박 세금 내고 임대료 내고 법을 지키며 성실히 살아가는 지역 상인들은 울화통이 터지는 일이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화요일 좌판을 벌이는 특정한 장소의 경우 수십에서 수 백 만 원까지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법이 또 불법을 낳고 있는 것이다.
둘째 계룡시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엄사리 불법 화요장터는 한번 서는 장에서 얼마의 매출이 오를까? 필자가 그간 의정활동을 통해 조사한 바로는 한 번에 최소 1억 원 이상, 1년에 60여억 원은 된다고 본다. 계룡시가 순수하게 시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이 130억 원 정도임을 감안 하면, 세수의 절반 가까이가 매년 밑 빠진 독에 물 빠지듯 하는 것이다. 이렇다 할 공장 하나 없는 계룡시 입장에서 60억 원을 유치해도 시원찮은데 답답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계룡의 상권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음식점, 정육점, 채소가게, 각종 공산품 가게 등은 서로 간 구매를 통해 공생해야 상권도 활성화가 될 텐데, 상인을 포함한 시민들이 값이 싼 화요장터를 이용한다. 실제로 계룡시 상인들은 예전보다 장사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전 사람들도 계룡에서 상가를 임대하여 많은 사람이 장사를 했으나 이제는 그 사람들의 입에서 ‘계룡은 무덤’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또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불법화요장터 상품의 70% 이상이 먹을거리라는 점인데, 모든 먹을거리는 보건소의 위생지도 감독을 받아야 하고,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화요장터 상품은 행정지도가 없고 원산지 표기도 제대로 한곳이 없다. 보건소가 불법 현장에서 위생지도를 한다는 것도 적절하지가 않다. 시민들이 건강에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기도하다. 이와 같이 선량한 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입장이고, 시민은 먹을거리 건강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며, 시의 경제는 날이 갈수록 멍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엄사리의 경우 금암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도심권으로 침체되고 있어 대책을 세워야 할 형편인데 오히려 슬럼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불법화요장이 계룡시 경제를 어렵게 하는 주범임에도 집행부는 미온적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셋째 1류 전원도시를 3류로 만들고 있다. 실제 계룡의 명동이 화요일만 되면 외지 상인들로 인도가 마비되고, 도로는 2개 차선이 차량으로 점령된 채 1개 차선마저도 통행이 어렵다.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도 높고, 소방 도로까지 완전 점령당한 상태에서 화재라도 발생하면 소방차도 들어 갈 수 없게 되어 있다.불법화요장에서 생선 등 수산물을 팔고 떠나는 자리는 냄새를 없앤다며 붓는 화공약품이 우수관으로 들어가서 두계천을 오염시키는 등 발생하는 폐수도 심각하다.
혼잡한 교통에서 나오는 경적소리, 물건 판매 호객을 위해 고래고래 질러대는 소리, 이를 통제한다고 불어대는 호각 소리까지... 이러한 소음공해는 정서적으로 불안정과 불편함, 스트레스 등으로 삶의 질을 저하 시키고 이곳을 떠나고 싶게 한다. 이를 방치하고는 계룡시는 3류의 저급한 도시로 전략할 수밖에 없다.
불법화요장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없을까? 답을 찿기 위해 시장이 바뀔 때 마다 설문조사로 접근하지만 설문으로는 정답을 찿기가 어렵다. 먼저 불법화요장으로 인한 피해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교통 혼잡, 불법방치, 경제적 손실, 상권고사, 엄사리 슬럼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심층 깊게 조사하고 그 바탕 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의사가 먼저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다음 처방으로 몸을 치료 하듯.
- 시사충청 2012. 7. 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