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 영한 사전에서 영영 사전으로 갈아타는 사람도 있다. 영한 사전은 영어를 아직 잘 못 하는 사람이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문장의 뜻을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영한 사전이든 영영 사전이든 별 상관이 없다.
하지만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영한 사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3000쪽
정도 되는 꽤 큰 사전이 좋다. 그리고 되도록 최근에 나온 것이 좋다.
한국어 어휘력이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면 영어 문장의 뜻을 정확히 파악했는데도 적절한 한국어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때 영한 사전이 유용하다.
『그랜드 영한 사전』의 “heart” 항목에 “heart”에
대응하는 한국어 단어가 얼마나 많이 소개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1.
심장, 이상이 있는 심장, 심장병, 가슴, 흉부
2.
마음, 가슴속,
마음속, 본심, 심정, 기분
3.
애정, 연정,
연모, 동정, 인정
4.
원기, 용기,
기력, 열심, 열의, 관심, 흥미
5.
중심부, 중앙부, 깊숙한 곳, 오지(奧地), 핵심, 진수 요점
6.
사람
7.
하트형(의 것),
하트의 그림, 하트의 카드, 하트의 카드 한
벌, 하트놀이
8.
고갱이, 심재(心材), 응어리, 결구, 심
9.
비옥도, 생산력, 좋은 상태
영한 사전의 해당 항목을 샅샅이 뒤져보면 “바로 이 단어로 번역하면 되겠군”이라고
외치게 될 때가 많다. 적절한 한국어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우선 영한 사전의 해당 항목을 샅샅이
뒤져야 한다.
이 때 예문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여기에서는 “heart” 항목에 있는 예문들 중 일부만 나열해
보겠다.
a.
with my hand upon [on] my ~
=>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코
b.
open one’s ~ to a person => 남에게 흉금을 터놓다. 본심을
밝히다
c.
He died of a broken ~ => 그는
상심 끝에 죽었다
d.
(with) ~ and hand => 진정으로, 자진해서, 쾌히
예문을 뒤져보니 “맹세코”, “흉금”, “상심”, “진정”, “자진”, “쾌히”와
같이 “heart”의 번역에 응용할 수 있는 어휘들이 나왔다.
전문 용어는 영한 사전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영한 사전에 나오더라도
일상적인 번역어만 소개되는 경우도 있고, 전문 용어 번역어가 나오는 경우에도 시대에 뒤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해당 분야의 전문 용어 사전이 있으면 좋다. 그리고
검색 엔진도 도움이 된다.
진화 생물학 용어인 “inclusive fitness”의
번역어를 잘 모른다고 가정해 보자. 『그랜드 영한 사전』의 “inclusive fitness” 항목에는 “《생물》 포괄 적응도”라고 나온다.
구글(http://www.google.co.kr)에서
“inclusive fitness”를 검색해 보자. 거의 영어로 된 페이지만 나온다. 왼쪽을 잘 살펴보면 “한국어
웹”이 있다. 이것을 클릭해 보자. 그러면
한국어로 된 페이지들만 뜬다. 이제 하나씩 뒤져보면 된다. “포괄
적응도”, “포괄적 적응”, “포괄
적응”, “포괄적 적합성”, “총
적합성”, “포괄 적합도” 등을
찾을 수 있다.
전문 용어를 적절히 번역하기 위해서는 학계와 번역계에서 어떤 번역어가 많이 쓰이는지, 어떤 번역어가 가장 뜻을 잘 전달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어떤 번역어들이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 이 때 검색 엔진이 도움이 된다.
문장의 뜻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 백과 사전을 뒤져보면 도움이 된다. 백과
사전이 여러 개 있지만 공짜로 볼 수 있는 Wikipedia(http://www.wikipedia.org)도 여러 가지 면에서
훌륭하다.
문장의 뜻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 뜻은 정확히 이해했는데 적절한
한국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사전과 인터넷을 집요하게 뒤져야 한다. 이것이 번역의 질을 결정한다.
2011-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