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문학사 영상시 시리즈 제 6편
내가 고슴도치 임을 깨닫는 날
동이 이복동
아픈 일 하나씩 생길 때 마다
은빛바늘 가시가 돋는다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
그 가시에 찔려
화들짝 놀래고 물러선다
그렇게 하나 둘 떠나가는 걸
우두커니 바라보며
보내고 아파하고 후회하고
가끔은 내 모습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눈에 띄지 않으려고 어두운 방구석
쪼그려 앉은 고슴도치만 보일뿐
거친 숨 몰아쉬며 성을 낸다
성을 낼수록
자꾸만 무너지는 중심
속마음 들키고 싶지 않아
거침없이 밀어낸 말들 때문에
결국은 상처를 내고
상처를 핥으며
괜찮아 괜찮아 위무할 것이다
흉터는 오래 남아 아프다
고슴도치는 자작나무숲에 들어가
말라 비트러진 딱지를 떼내며
깨닫는다
참고 견디는 것만이
고슴도치다워지는 길임을
가시없는 고슴도치는 없다.
https://youtu.be/d5OSaw_HxNw
카페 게시글
이복동 시인
내가 고슴도치임을 깨닫는 날
동이 이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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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0
18.08.22 07:5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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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시인님 !
좋은 시를 쓰셨습니다. 역시 젊음이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이대전 시인님
아직 미천하지만 시쓰는 자체가 행복이고 행운인것같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또한 큰 깨달음 이겠지요
향필하세요
감사합니다. 박미숙회장님
자꾸만 고슴도치가 되어서 힘들지만 이겨나가야겠죠
그래도 동이 시인님은 잘 이겨낼 것입니다
항상 밝고 이쁜 모습으로
네 선생님, 다른 것을 틀린 눈으로 보는 사람이라 그런거라고 위무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