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부산국제합창제
‘합창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
인간은 그 선물을 통하여 신께 경배 드리고,
인간들에게는 사랑과 위로를 전한다.’
Oslo Chamber Choir
Musica Iintima
음악저널 11월호.
사람들이 노래한다는 것은 평화를 기원하거나 안녕을 기원하는 신께 드리는 제사의 의미와 동시에 사람들 서로를 향한 사랑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서로를 위로하는 작용이기도 하다. 또한 모드가 함께 할 수 있는 신이 내려주신 축복이기도 하다. 악기를 통한 음악 작업을 하기 위하여서는 악기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이 악기를 만든 주인은 당연히 사람이며, 이 악기의 사용처가 신을 찬양하는 것이든, 사람을 위로하거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하는 문제는 일단 유보하더라도 악기를 통한 음악은 분명 그 주체가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합창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사람의 목소리가 주요 수단으로 이는 신의 선물이며, 그 주체가 신이 되는 것이다. 신을 향한 찬양의 도구로 인간의 몸인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하기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 노래한다는 것은 더욱 신나는 일이며 모두가 하나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이러하기에 예로부터 신을 향한 모두의 소망을 담을 때 노래로써 신을 찬양 드렸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사랑과 위로를 전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래를 시작하면서 우리들의 표현 영역은 더욱 확대되었으며, 이는 더 많은 형식과 형태로 발전하여 작품의 변화도 다양하게 되었다.
이번 부산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합창제는 10월 18일부터 21일 까지 영화의 전당과 소향씨어터,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나흘간 세계10개국에서 33개 합창단 1400여명이 모여 지구촌 합창 축제의 장을 한자리에서 펼쳤다. 이들은 혼성합창과 동성합창을 비롯하여 민속음악에서부터 팝·가스펠, 청소년 합창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노래하였으며, 부산시내 종교시설과 공공기관을 비롯하여 다양한 곳에서 함께 노래하며 화합과 사랑을 전하였다. 이들 합창단이 시민들과 합창으로 하나 되는 지구촌 가족을 만들려는 모습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지난 2002년 국제합창제때부터 이어져 오는 부산국제합창제의 전통이 되고 있다.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사랑을 나누고자하는 마음이 노래에서 행동으로, 실천으로 전해지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개막공연은 18일 오후 8시 소향씨어터에서 <북 유럽의 소리> 노르웨이의 '오슬로 챔버 합창단(Oslo Chamber Choir)’이 19일 <북미의 소리>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뮤지카 인티마(Musica Intima)’의 따뜻하고 매력적인 무대에 이어 20일 <아시아의 소리>에서는 ‘도쿄 메트로폴리탄 코러스(The Metropolitan Chorus of Tokyo. MET)’의 합창 등을 통해 세계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현장이다. 합창제의 21일 마지막 날에는 영화의전당에서 <온 세상의 합창>으로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합창지휘자 안톤 암스트롱(Anton Armstrong)교수와 재미 합창지휘자 이해종 교수가 합창제 기간 중에 경연 참가팀으로 구성된 2개의 축제합창단을 통한 음악회가 펼쳐졌다.
부산국제합창제 변원탄 공동조직위원장은 고등학교 시절 사랑에 빠진 합창과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합창이 주는 사랑의 힘은 모든 세상 사람을 하나로 엮는 힘이 있다”는 것을 믿으며 합창과의 사랑을 이야기 한다. 또한 조직의 활성화를 위하여 올해 새롭게 참여하게 된 부산국제합창제 도용복 공동조직위원장은 문화를 사랑하는 끝없는 열정으로 세계의 오지를 탐험하는 여행가이자 기업인이다. 세상의 다양한 문화를 몸으로 직접 체험하면서 세계인의 문화를 책으로도 소개하는 문화인으로 그는 합창을 “악기가 낼 수 있는 소리 이상을 표현하는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내는 하모니는 악기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전율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낼 수 있는 또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하모니를 이루어서 악기가 줄 수 없는 전율” 같은 것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합창은 서로를 신뢰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지휘자의 손 끝에 모아지는 하나된 소리는 마음을 통하여 서로를 신뢰하고, 소리를 통하여 서를 위로하는 지구촌의 음악이며 신의 축복으로 만들어지는 인간을 향한 신의 향연인 것이다.
정 두 환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