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자비를 베푸는 삶은 별로 바라지 않던 자기-대면(self-confrontation)의 선물을 안겨주기도 한다.……
내가 경험한 자기-대면의 순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텍사스로 강연하러 갔을 때, 거기서 레이몬드에게 주려고
그곳 장애인 가족들이 만든 근사한 카우보이모자를 하나 샀다.
나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 선물 받고 좋아하는 레이몬드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나만큼이나 사람들 이목을 끌고 싶어 하는 레이몬드가 내 선물을 보더니
불끈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이런 웃기는 선물 필요 없어. 나한테 모자 많아. 방에 둘 자리가 없다고.
벽장도 꽉 찼고. 이 모자는 아저씨나 써. 난 필요 없어!”
그 말이 내 속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나는 그의 친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관심을 보여주는 대신에 비싼 선물을 샀던 것이다.
텍사스 모자에 대한 레이몬드의 성난 반응은 나로 하여금,
그와 친숙한 관계를 맺고 우정을 키워나갈 능력이 나에게 없음을 바로 보게 만들었다.
그 모자가 레이몬드에게는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이 아니라 그것의 대용품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물론, 그 사건을 내 쪽에서나 레이몬드 쪽에서나 고의로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레이몬드의 폭발은 나를 울렸고, 그 눈물이 부서진 내 마음을 아파하는 것임을 나는 알았다.
이 아픈 자기-대면 또한 자비를 베풀다가 얻게 되는 선물들 가운데 하나다.
받기 쉽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좀더 온전하고 깨끗한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선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금 그리고 여기)
첫댓글 이웃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샬롬^^
아멘..
아멘, 오늘 바로 레이몬드를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내가 정말 옳은 일을 하고 있는건지 아프고도 시린 자기대면을 했습니다.
...진실하게 살지 못했고.., 다만, 진실하게 살고싶은 자신에게 빠졌던 삶이었음을 ... 저는, 쓰라린 '자기대면'을 통하여..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제 에고가 하나씩 파괴되어가고 있음을 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