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사후 혹은 생전에 재를 어떻게 지내야 할까?
-신찬 생전예수재(약칭 생칠재)를 시연하며-
일시 2023년 8월 26일 오후 4시~5시 10분
장소: 서울 강서구 가양동 홍원사 법당
주최: 사단법인 세계불학원(대표 문우상)
재자 이성운
“재회, 공덕 짓기의 제일 신행”
“공덕이 없으면 뜻을 이룰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덕을 닦는가. 한국불교의 역사와 신행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설재라고 할 수 있다. 재(齋)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재계’의 약칭으로 삼보에 공양 올리고 팔재계 등 정행(淨行)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부와 명예를 얻어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이것은 비단 인간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모든 존재들의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소원을 이루려면 공덕을 닦아야 하는데 그 공덕을 닦는 제일 방법의 하나가 재회를 설치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지장경에는 수명이 다하려고 할 때 불보살의 명호를 한 번이라도 듣게 되면 죄가 있건 없건 해탈하게 된다고 설하고 있으며, 부모나 권속을 위해 수명이 다한 뒤에 재를 마련하여 지극한 마음과 정성으로 공양하면 살아 있을 때나 죽었을 때나 이익을 얻게 된다고 하였다.
망자를 위한 대표적인 재회로는 칠재(사십구재)가 있는데, 이는 명부시왕에게 공양을 올리며 십선업을 닦는 것이다. 망자가 생전에 설재하여 십선업을 닦지 못해 친척이나 후손이 행하는 것이다. 하나 한국불교에는 사후 후손이 닦는 칠재를 살아서 내가 하는 방법이 있다.
생전예수재다. 나의 사후 칠재를 살아 있을 때 내가 직접 행하는 재회이다. 재회는 붓다님과 스님들께(혹은 속인까지) 재(공양)를 올리는 모임이다. 현재 한국불교의 사후나 생전의 재는 모두 불공과 제사가 중심으로 범패와 작법무 등 장엄한 의식으로 행해진다.
찬연한 역사와 전통으로 빛나는 한국불교 재회(영산재, 수륙재, 예수재 등)는 암울한 억불의 조선 시대를 버텨온 지렛대였다.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세계의 존재까지 해탈의 길로 인도하는 불교의 가르침은 재회를 통해 법계의 존재들에게 전파되었다.
한국불교의 재회라는 ‘전통문화’는 바람과 공기처럼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그 결과 억불의 시대를 슬기롭게 버텨왔다. 찬란한 불교문화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한국불교 제일의 자산으로 한국불교를 지키고 있다.
전통 의례는 상위의 삼보단, 중위의 신중단, 하위의 혼령단에 해당 존재를 초청하여 재물과 신업, 곧 범패와 작법무 등으로 공양을 올리고, 붓다의 진리를 설해주어 깨침을 얻도록 한다. 이 과정에 전통의 대사나 지문은 중국식 한문이나 다라니 등 범어 위주로 구성되었다.
전통 작법의 우수성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한국의 독특한 종교문화로 세계인에게 그 감동을 전해 주고 있다. 전통의 불교 재회는 이제 불교의 신행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변신을 시도해야 할 때가 되었다.
전통의 재회는 역사의 산물로 대체로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대행 의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신심을 고양하는 독특한 면도 있으나 다수 대중과는 거리가 있었다. 억불의 시대가 지난 지도 한 세기가 훨씬 넘었다. 이제 이 시대에 맞는 재회 방법을 창출해야 한다.
관력 있는 아사리 스님의 밀교식 대행 의례적 전통 재회에서, 대중이 이해하는 현교식 의례로 변신해야 한다. 이제 우리 언어로 재자가 직접 삼보와 스님들께 공양 올리고, 스님들이 불좌의 위치에서 경전을 염송하는 생칠재를 편찬해서 시연하고자 한다.
생칠재의 특징은 도량을 정화하고 삼보와 명부의 권속을 초청하고 증명의 삼보를 초청하고 명부의 시왕들을 초청하고 명부의 금고지기 등 하위의 권속들을 초청해서 재자를 위해 공양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시왕의 공양이 중심이다.
그 양상을 보면 상단은 법당이 되고 시왕의 중단은 뜰이 되고, 사자단, 고사단, 마구단 등이 시설된다. 시왕은 십악업을 심판한다는 의미이고, 사자단은 재회가 열렸음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고사단은 명부의 흠전(빚, 명부전)을 관리하고 마구단은 명부전을 옮기는 역할을 한다.
명부의 빚을 갚는다는 의미에서 명부전을 만들어 고사단으로 옮기고 마지막으로 명부세계로 보내기 위해서 명부전과 경전을 재자들이 머리에 이고 소대(燒臺)로 보내 태워 명부로 보낸다. 명부로 보내는 흠전과 경전의 소산(태움)으로 환경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전통의 양식은 시왕과 당재왕(생년에 따라 시왕과 고사(금고지기)가 결정되고, 갚아야 할 빚이 정해져 있는데, 이는 십악업을 경계하는 의미로 창출된 명부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 재회는 불승(佛僧)과 대중에 공양을 올리는 등 보시를 실천하는 모임이다.
현대의 생칠재는 어떻게 할까. 전통 양식을 일정 수용하여 십선행의 상징인 당재왕과 시왕을 도위패로 모시고, 상단에는 삼정례로 공양하고, 시왕단에 간단히 공양 올리고, 중단의 핵심인, 붓다와 시왕을 상징하는 현전 승가 10분 법사께 공양을 올린다.
법사는 상단 공양 때는 상단을 향하나 중위로 재자의 공양을 받을 때는 재자를 향해 앉는다. 법사들께 공양 올리며(재비의 1/3 소요) 인사드리고, 법사 스님들는 재자가 금강 같은 몸을 가지라는 의미에 금강경을 우리말로 염송한다. 이때 재자와 참가 대중도 합송한다.
공양 올리고 경전을 염송했다는 것을 전달하는 고사(庫司, 생년에 해당하는 특정 고사, 금고지기)와 신마단(명부전을 옮기는 신통한 천마)에 공양 올린다. 그리고 재자의 조상에 상시식을 올리고, 재회에 참석하지 못한 고혼들을 위해 하시식을 올린다.
재회에 참석한 대중이 다 함께 공양을 나누고(無遮, 재비의 1/3 소요), 초청한 삼보와 명부의 권속들과 혼령들을 본래 자리로 보내드리는 봉송으로 재회는 끝난다. 이 재회는 공불(供佛)재승(齋僧)의 보시를 실천하는 게 목적이라 최소한의 재비로 설판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의문: 첨부
문의: 우천 이성운(010 5049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