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사자비 ♡ 성혜진 [짱사모 2주년 기념 패러디]

[uppercut]

승희와 혜진이가 학교 앞 스탠드 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참! 그것보다 자비 오빠와는 잘 돼가요?"

"으응? 무슨 소리야 그게?"

느닷없는 승희의 물음에 혜진이 의아했다.

"에~ 이 왜 그러세요? 같이 가는 거 다 봤는데. 그림 좋더라구요."

"그… 그런 거 아니야. 난 남자친구 사귈 마음 없어."

"자비 오빠는 그런 게 아닌 것 같던걸요. 꽤나 열성적인 거 같던데요 뭐."

"그 애도 꽤 괜찮은 남자란 걸 알지만 아직은 아니야. 내 마음 속엔 아직도 범진이가 자리잡고 있거든."

혜진이는 아직도 죽은 범진이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녀는 평소 강하게 대시하는 자비를 매정하게 외면해버렸다.

자비가 괜찮은 남자라는 걸 알지만, 다른 남자를 만나기에는 그녀의 마음 속에 범진이라는 존재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밤, 혜진은 평소때와 같이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혜진아……."

누군가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다.

혜진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둠 속에서 어떤 물체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욱하게 낀 안개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그건 사람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 물체는 환하게 빛을 발하며 주변을 밝게 비추었다. 그와 동시에 전체적인 그 물체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건 범진의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후광을 띄고 있는 그의 모습과 더불어 동그랗게 빛을 발하는 링이 그의 머리위에 떠있었다.

"버… 범진아!!"

순간, 혜진은 심장이 멎을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토록 그리워 하던 죽은 범진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혜진이 본건 바로 범진의 환영이었다.

"혜진아. 나야……."

"범진아, 네… 네가 여긴 어… 어떻게?"

혜진은 너무 놀란 나머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녀는 눈앞에 벌어진 초자연적인 현상이 믿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다시는 못볼 줄 알았던 범진이를 다시 만나게 되서 너무나도 기쁜 마음에 탄성을 내지르며 말한다.

"범진아! 나 다시는 너 못볼 줄 알았어!

나 사실 지금까지 널 한번도 잊은 적이 없어…….

비록 네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어디선가 네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 항상 들었거든….

나 앞으로도 계속 잊지 않고 너만 생각하면서 살거야, 평생 죽을 때 까지……."

"혜진아…."

"사실, 얼마전에 날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가 하나 있었어. 솔직히 잘생기고 꽤 괜찮은 애라서 호감이 있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하지만… 나한테는 너가 있잖아……. 나한테 있어서는 오직 너 뿐이야……."

"아니야, 혜진아. 그러면 안돼!"

범진의 환영이 갑자기 소리치더니 이내 부드럽게 말을 이어간다.

"혜진아, 넌 아직 어려. 이제부터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서 진정한 사랑을 찾았으면 해…….

그리고 행복해지는 거야. 그게 내 바램이야……."

그의 부드러운 음성이 속삭이 듯이 들려왔다.

"버… 범진아. 내가 널 두고 어떻게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내가 말했잖아, 나한테 있어서는 오직 너뿐이라고……."

"안돼, 넌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아 있어. 지금부터 남아있는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마. 부탁이야……."

"범진아……."

"난 네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래야 내가 마음 편히 하늘로 올라갈 수 있을 거 같아……."

"……."

한참동안 범진의 모습을 바라본 혜진은 그가 한 말을 이해한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범진의 환영은 사라졌다.

"범진아! 범진아!!"

혜진이 큰소리로 범진을 부르며 주변을 살펴봤지만,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혜진은 힘없이 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텅빈 공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범진아…… 나 앞으로 어떻하면 좋아?

널 잊어야 하는 건 아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

그러기에는 네가 내 마음 속에 너무 깊이 자리 잡았거든…….'

그녀는 범진을 잊어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도저히 그럴 자신이 없었다.

자신이 한 때 너무나도 사랑했던 범진이를 잊는 다는 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행동이 범진이가 원하지 않는 행동이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 날 이후로 범진을 잊기 위해서 노력하기 시작했다.

자신한테 말을 걸어 오는 자비랑 얘기하면서 점점 친해졌고 결국, 자비와 그녀는 어느 정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자비는 혜진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때 마다 그녀를 따듯하게 보살펴 주었다.

그러기에 혜진은 무슨일이 생기면 자연스레 자비한테 의지했다.

그와 더불어 그녀는 서서히 자비한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달후, 야간자율학습을 마친 혜진이 친구들과 같이 교문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안녕, 성혜진."

누군가가 혜진을 불렀다.

혜진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범진의 모습이 그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건 범진이 아니였다. 범진이 머리스타일과 똑같은 가발을 쓰고 있는 사자비였다.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응? 무슨말이야?"

자비는 자신을 노려보는 혜진을 보며 의아했다.

"너, 그 가발은 왜 썼어?"

"아- 오늘 학교 축제에 연극할 때 썼던 가발이야. 왜? 나랑 안어울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짜악' 하는 소리와 함께 자비의 고개가 옆으로 쎄차게 돌아갔다.

혜진은 자비에게 버럭 소리를 내지른다.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거야?!"

"혜… 혜진아…… 왜 그래?"

자비는 맞은 빰을 어루만지며 의아했다.

"그 가발은 혜진이의 죽은 남친인 범진이의 헤어스타일과 똑같아…."

"정말 상종 못할 남자로군…. 최악이야!"

옆에 서있는 혜진의 친구들이 자비를 한심하다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그와 동시에 자비는 자신이 크게 실수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미… 미안해. 혜진아! 난 정말 몰랐어!!"

자비는 당황하며 어쩔 줄을 몰랐다.

학교 축제때 썼던 가발이 혜진의 죽은 남친인 범진의 헤어스타일과 비슷하다는 건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거다.

"난, 잊고 싶은데…… 잊고 싶은데… 잊게 해달란 말이야!! 이 바보야!! 흐흑……."

혜진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한 줄기 두 줄기 감춤없이 흘러내리던 눈물이 그녀의 볼을 적셨다.

"안돼, 잊으면!"

갑자기 자비가 혜진의 어깨를 붙잡으며 소리쳤다.

혜진은 살짝 놀라며 그를 쳐다봤다.

"그게 소중한 기억이라면 잊는 건 포기하는 게 좋아…….

죽은 사람의 추억은 아름다운 상태로 봉인된 채…… 평생 그 사람 가슴에 남거든…."

"자비야…."

"그러니까, 절대로 잊지마…. 네 소중한 기억을……."

자비의 목소리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혜진은 그런 자비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하고 있는 자비의 모습이 확고히 비춰졌다.

이윽고, 혜진은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더니 이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자비야…… 한 가지 약속해 줄 수 있어?"

"응?"

"절대로 사라지기 없기야. 너만큼은…… 너만큼은 내 곁에서 없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해!"

혜진이 자비를 바라보며 절실히 말했다.

"그래, 약속할게. 나… 절대로 네 곁을 떠나지 않을거야…."

자비가 부드럽게 말했다.

"절대로 떠나지 않기야! 너 떠나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거야!

너 마저 떠나면…… 그땐… 난…… 난…… "

혜진은 말을 끝까지 다 잇지 못했다. 갑자기 자비가 혜진을 와락 끌어 안아 준 것이다.

그는 세상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넓고 단단해 보였던 품안에 혜진을 가두었다.

"흐흑……."

혜진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흐느껴 울었다.

자비는 그런 혜진을 다 이해한다는 듯 따듯한 손길로 그녀의 뒷머리를 가지런히 쓰다듬었다.

이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다정해 보이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이었다.

한편, 멀리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범진의 환영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혜진아…… 행복해야 돼…….'

범진의 환영은 마음 속으로 부터 진심으로 혜진이 행복하길 바랬다.

그리고 혜진이 행복해진 걸 확인한 그는 등에 달린 새하얀 날개를 펴더니 옆에 있는 천사들과 같이 하늘 위로 올라갔다.

하늘로 하염없이 날라가는 범진천사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피어 있었다.

-The End-

늦었지만 짱사모 2주년 축하드립니다.

재미있게 감상하셨으면 하네요.

[천재테란윤열]

승희가 불쌍해 지는 ... 자비와 혜진이는 해피엔딩이군요 ㅎㅎ

[진호야밥먹자]

어퍼님...분명히 해피엔딩인데...왜 저는 하나도 안 기쁠까요????

[ㅂH⑨王성호]

해피엔딩인건 같긴 한데, 묘사도 그렇고 왠지 우울하고 쓸쓸 하네염 .. 역시 범진이가 죽은 거라서 ; 잘보고 갑니다 ~ ^^

[슈퍼맨]

짱사모 2년 축하드려요~~

[【惡魔〃종수】]

해피엔딩이영ㅋㅋㅋ

[신경질]

난 저 둘이 잘되는꼴 못봄 ..

[CoolGuy미미]

범진아 보고싶다

[ㅇㅣ건종성이꺼]

아 음악두 슬프고 전체적으로 해피엔딩인데 슬프네요.. 자비두 멋있구, 범진이도 역시 너무 멋있네요 ... ^

[폭주파한영]

웃긴걸줄알고봤다가 눈물 한바가지 쏟고가염

[지대철수]

웃긴건줄 알았는데...슬프면서 감동적인 이야기군여.

[뽀빠이]

승희는 결국 자비를 포기하고 대섭이를 ㅋㅋㅋㅋㅋㅋ 승희♥대섭 혜진♥자비

[짱식이]

ㄷㄷ

[S.깝신]

음악도 좋군요 ㅎ

[대전짱]

범진이 진짜 보구싶다.ㅡㅜ 내가 젤 좋아하는 캐릭인뎅;ㅡㅜ

[거만창식]

뭔가 웃긴건줄 알았는데 정반대군요 ㅋㅋ 재밌게 보고 갑니다 ^^

[짱ㅇ~]

난왜 자꾸 범진이만 생각하면 슬플까요~ㅜㅠ.

[채아무。]

꽤나 슬프지만 음악도 독특하네요.. ㅋㅋ.. 잘읽고 갑니다.

[폴로]

잘 봤습니다~

[짱매냐]

잼잇네요 ㅎ

[오성범]

캬~ 레알 감동적이네여;; ㅠㅠ 비록 늦엇지만 짱사모 2주년 기념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항상 잘 보고갑니다~ ^^

[완소]

슬프군요... 범진이는 역시 천사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