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토루소tor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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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의 바람風은 다시 돌아올 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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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의 정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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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만질 수 없게 팔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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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의 강江은 헤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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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의 믿음을 기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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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건너가지 못하게 다리를 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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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대 산山은 관계가 영원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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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만 있으면 되니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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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 파는 머리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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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는 시간도 생각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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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도 잊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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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가슴이 할 수 있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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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 스스로 뜨거운 불을 지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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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그 자리에 있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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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루터기처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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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고 엷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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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흰 가장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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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크레바스]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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