蕣や昼は錠おろす門の垣
あさがほ ぢやう もん かき
아사가호야 히루와 지야우오로츠 몬노카키
나팔꽃이여 낮 동안은 자물쇠를 내리는 문의 담
나팔꽃은 蕣로 あさがほ, 다른 말로는 朝顔이라고 하는데 발음은 あさがお가 된다. 나팔꽃이 아침에 피는 것을 얼굴을 보여준다는 뜻으로 그런 이름이 붙었다. 바쇼도 역시 아침에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낮 동안에는 문의 자물쇠를 내리고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다. 나팔꽃도 역시 낮 동안에는 꽃을 오무린다. 문의 자물쇠를 내리면 안과 밖이 단절된다. 나팔꽃도 자물쇠를 내리고 있다. 문에 연해 있는 담에 나팔꽃이 있다. 나팔꽃이 오므리고 있는 모습이 시인이 집 안에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 이렇게 스스로를 유폐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팔꽃처럼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살겠다는 뜻이 아닐까. 사람에게, 세상의 분위기에게 이끌려 다니지 않고 자연의 리듬 가운데서 꽃을 피고 꽃을 오므리는 나팔꽃처럼 자연의 이치와 리듬을 따라서 살겠다고 하는 다짐.
첫댓글 じょう [錠]
나팔꽃 넝쿨이 늘어져
문고리에까지 늘어지니
절로 자물쇠 채워진듯...?
나팔꽃 넝쿨이 두레박 줄에 얽혀 옆집 물을 얻어 먹었다는 지요니의 하이쿠가 연상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