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기도 (효심편 5)
신부와 같은 입장에서 책임 다하게 하소서 아버님! 외로운 자들을 염려하시는 아버지의 심정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지금까지 저희의 안타까움을 아버지 앞에 풀어 달라고 호소하는 불충 불효한 입장에 있었던 저희들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하늘의 심정이 이렇게 비통하고, 이렇게 안타깝다는 것을 깨닫고, 감히 아버지께 저희의 사정을 아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 그것만으로도 부족하오니 아버지의 근심, 아버지의 염려를 오늘의 저희 일신을 통하여 풀어 드릴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아버지 앞에 저희의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는 아들딸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사랑하는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오늘날 저희들이 하늘을 대한 가치적인 조건을 저희의 실제 생활권 내에서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사오니, 아버님, 함께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하늘의 전체적인 가치의 조건을 세우는 데 있어서 저희들의 희생을 기뻐하지 못하는 부족한 모습들이었사오나, 이제부터는 아버지 앞에 무한히 이용당하면서도 즐거워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닌 아들딸이 되겠사오니, 아버님,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러한 저희의 발걸음을 사탄도 가로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오늘도 내일도 저희의 마음이 변치 말게 도와 주시옵길, 사랑하는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님! 저희가 신랑이신 예수님의 신부가 되고자 할진대는, 신랑이 근심하면 저희도 근심하고, 신랑이 싸우면 저희도 같이 싸우고, 죽으나 사나 신랑과 같이 움직여야 할 입장에 처해 있는 저희인 것을 알게 허락하여 주옵시고, 싸움의 과정을 거쳐 해방의 은사 속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노래하는 신랑의 즐거움을 체휼하는 신부의 입장에 세워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잃어버렸던 모든 것을 찾고, 아버지의 영광을 기쁨으로 송영드릴 수 있는 한날이 어서 속히 저희들의 생애노정에, 저희들의 생활에, 저희들의 마음 위에 나타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면서, 모든 말씀 주의 이름으로써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57. 10.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