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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the love(사랑의 힘)-18
이제서야 제대로 되는 것 같다. 그래. 씨드니의 여름 야심한 밤 핑크 빛 분위기로 가득한 조용한 방 그리고 넓은 킹싸이즈 침대 그리고 사랑하다 죽어도 좋을 여자 하나와 불구덩이 속으로 빠져도 손을 놓치 않을 남자 하나. 실 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두 사람. 전율을 느끼도록 가득 숨가프게 전해오는 사랑. 자. 무엇을 못하랴. 호주에서의 마지막 밤. 그들은 그들이 투웜바라카에서 만들었던 오웊보다 더 황홀하고 숨막히고 아름다운 오웊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아~ 사랑이여. 가자~ 아직 우리가 가 보지 못한 또 다른 사랑의 세계로. 그들은 그랬었다. 그 시간 동안은 거칠 것이 없었다. 최고급 호텔이어서 프라이버시는 거의 완벽할 정도로 잘 보호되었다. 그들이 구조 요청을 하지 않으면 안에서 울고 불고 소리치고 흐느끼고 기절하도록 죽도록 난장판을 만들어도 객실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졌다.
호텔에 따라서는 투숙객이 알지 못한 곳에 케머러를 설치해 둔 곳도 있다. 그것은 영업상 극히 위험하다는 것을 관리자도 담당 최고책임자도 알고 있다. 투숙객에 의해서는 절대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 투숙객의 안전을 위하여 설치했을 경우. 천지수가 이 룸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한 것이, 방안 곳 곳을 유심히 체크한 후 발견한 침대 맞은 편 벽에 붙어있는 큰 거울 윗쪽 'The Royal Sydney Hotel' 이라고 블루 칼라로 실크 인쇄된 글자 중 로얄의 O자 안에 설치된 케머러를 발견하고 일회용 반창고를 붙혀 둔 것이었다. 그 부분은 비교적 맑고 미세하게 볼록하였다. 눈에 보이지 않은 극미세의 작은 바늘 구멍들이 있었다. 전문가도 찾기 힘든 곳이었다. 천지수는 짧은 시간 중 역 발상을 하였다. 나라면 어디에 설치할까 하고. 이제 호텔은 그를 소중히 대하여야 했다. 운 좋게도 서로 딜을 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고, 천지수는 지금 그 반창고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지수. 당신 저 거울에 왜 반창고를 붙였어요? 때로는 엉뚱한 게 당신 이예요. 저에게 말해 주세요. 저도 당신과 같이 엉뚱해 지고 싶어요."
두 팔을 돌려 천지수의 허리를 꼭 안고 천정을 보며 지선경이 또 물었다.
"당신도 짐작 했어? 맞아.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하여 잠깐 그들을 브라인더로 만들었어. 이제는 정말 당신 마음껏 울고 소리쳐도 돼. 자. 지선경 내 사랑. 우리 진정한 오웊이 어떤 것인지 함께 만들며 체험해 보자."
"아~ 여보! 천지수~ 당신이 나를 그렇게 알고 느끼도록 만들어 주세요. 내 사랑. 어서요."
천지수가 그윽한 눈빛으로 지선경을 바라 보았다. 그의 두 손은 지선경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며 그녀를 끌어 당겼다. 방안의 분위기는 뭔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선하였다. 맑은 하늘아래 푸르른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들판위에 있는 느낌이었다. 그들은 분홍의 흥분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가슴속에서 서서히 출렁이며 일어나는 사랑의 불을 느꼈다. 그것은 머잖아 끓어 오를 것이었다. 그들은 이제 현실적 애욕이 출렁일 부드러운 침대의 큐션을 느낄 터였다. 그들은 쏘울나들목에서의 그것보다 더욱 치열한 오웊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체험한 터였다. 그들은 서로를 죽어라 사랑하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은 활화산 같고 포효하는 파도 같고 호수를 뒤집어 용트림하며 하늘로 치솟은 회오리 바람 같고 마침내 고요한 바다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잔 이슬로 온 몸을 흠뻑 적시고 평화로움 속에 빠져 들었다. 그들은 눈부시게 광발하는 하나의 다이아몬드로 혼신 일체를 하였다가 마무리를 하였다. 그렇게 엄청나고 지독한 혼 무를 추고 나서 침대에 벌렁 나가 떨어져 땀으로 범벅이 된 서로의 사랑의 실체를 그 둘은 각자의 손바닥으로 다시 어루만지며 확인하였다. 서로의 분신 같은 실체가 옆에 있어서 손으로 만져 짐으로 안심하였다. 쏘울나들목에서의 오웊이 신비한 영혼 적 그것이었다면, 지금 현실적 이 오웊은 불온한 생각들과 욕망들 질투와 이기심들 위선과 거짓과 폭력적 소유욕 그들이 만든 정신적 갈등 등으로 얼룩진 다이아몬드를 인내와 배려 열정과 감동의 몸짓으로 닦고 문지르고 다듬어 휘황한 광채를 깨우는 작업이었다. 원래 맑고 순수한 것은 의미가 없음이다. 이제 그들은 오웊이라는 사랑의 행위를 침투시켜 다이아몬드의 진정한 가치를 그들 각자의 가슴속에 심었다. 중년이 사랑의 행위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가슴에 심었다는 것은 그들 만이 해낸, 사랑의 완성이었다. 오웊은 진정한 두 사람의 사랑이 하나로 합체되는 그 절정의 순간이 강렬하게 응집되어 만들어 내는 결정체이다. 그 순간의 결정체를 서로의 가슴에 심는 것. 누구나 말하고 했는 것 같고 느끼는 것 같지만, 그것들은 허상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인간적인 삶의 가치 중 우선 하는 것이 그들이 한 그 오웊이다. 그들은 그렇게 하였다. 믿고 이해하기가 싫을 것이다. 이미 욕지꺼리라고 치부한 아직 내공이 부족한 삶이므로. 이해한다. 어쩌면 살아 생전에도 모를 수 있을 것이므로. 복상사라는 것이 실제 있다. 일치하지 않은 성교가 만들어 낸 부실한 사랑을 목적하여 한 과욕 적 행위가 만들어 내고 결과한 미숙한 오웊의 산물 중 하나이다.
“아아아~ 여보! 천지수. 더 힘껏 제 손을 잡아주세요. 저는 이제서야 완전한 당신의 여자가 된 것 같아요. 너무 황홀하였고 아름다웠고 이대로 죽고 싶을 정도로 행복했어요. 이제 저는 다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예요. 당신과의 합체된 일체감에 의하여 그것을 확실히 느꼈어요. 당신이 말씀하셨던 다이아몬드의 사랑. 그것을 느꼈어요. 아~ 천지수. 사랑해요. 죽어서도 영원히 당신을 사랑해요.”
호텔 룸에 있는 전화에서 썬사인 투 유(Sunshine to you)의 멜로디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지선경이 나체의 몸을 날렵하게 좌로 굴려 침대 옆의 탁자위에 있는 전화기를 들었다.
“Hello. Thanks a lot of waiting. See you soon”
맑은 목소리로 받은 전화를 끝내며 지선경이 조그마한 소리로 말했다.
“여보. 천지수. 우리가 먼저 기다려야 한 것 아니 예요. 손님이 도착하셨 데요.”
“응. 그렇지만, 도착시각을 정확히 몰라서 기다리고 있는 거야. 걱정하지 마. 우리 잘못은 아니야.”
천지수와 지선경이 엘리베이터를 나와 라비의 커피숖으로 걸어가자 척김이 와이프와 마중나와 인사를 했다.
“형. 여행 즐거웠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그는 인사를 하고는 천지수 옆에 선 놀랄 만치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실제로 놀랐다.
“응. 내 삶과 존재의 이유인 동반자 지선경. 이쪽은 변호사 척김 그리고 제수씨.”
“만나서 반가워요. 호주에 와서 또 하나의 보람을 가졌네요. 두 분을 만나서 정말 좋아요.”
지선경이 먼저 손을 내 밀었다. 그들은 다정하며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악수까지 하였다.
“다시 뵙게 되어 반가워요. 천지수님. 늘 저희는 천지서 님과의 즐거웠던 추억을 이야기하곤 한답니다. 지선경님을 함께 뵙는 것은 우리에게도 보람과 행복을 주는 거예요. 정말 행복합니다.”
척김의 와이프가 진정 만나서 반갑다는 의미 담긴 인사를 하였다. 그들은 호텔 9층의 레스토랑에서 적당한 때의 저녁을 하며 우정을 나누었다. 그들 서로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었다.
30.
“Good morning!”
먼저 눈을 뜬 지선경이 싸이드 테블 위의 전화기를 들었다. 비교적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Good morning. Can I talk to Mr. Chun, jisu? This is Demon Eastwood.”
“Hang on and wait minutes. I give him to you.”
지선경이 어깨를 으쓱하며 송수화기를 천지수에게 주었다.
“Good morning. Demon! How are you doing?
“I’m fine. Jisu? Jisu Chun?”
“Yes. I am. I’m dropped a message to you.”
“A ha~ Jisu. I know. I know. Where are you now? I’m going to see you now. Okay”
“Ya. I got it. I love to see you. Demon. And then see ya soon at this hotel loby.”
전화를 마치고 돌아 보는 천지수를 지선경은 큰 눈으로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나체로 침대에 벌렁 누운 채로. 천지수는 그런 지선경에게 다가가서 두 손으로 양 볼을 잡고 뜨거운 키스를 퍼 부었다.
“여보! 왜, 그 분은 지금 전화를 했 대요. 하필이면 지금? 으아아앙~”
“ㅎㅎㅎ 당신은 그런 모습도 이쁘고 사랑스러워. 나는 그럴 때마다 당신의 나이를 믿을 수 없어.”
“또 말해줘요? 으~응~ 천지수.”
“지선경. 지금 아침 11시야. 우리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어. 디몬 이스트우드는 오래 전에 벤쿠버에서 나에게 신세를 졌어.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잊었고, 씨드니에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얼굴이나 보고 싶었어. 같이 브런치나 먹자. 응.”
“알았어요. 당신이 그렇게 하자고 하시면 저는 그렇게 할거예요. 그렇지만, 좀 아쉬움이 남아요. 그런데 왜 당신은 I love you라고 말씀하셨어요? 두 분이 게이예요?”
지선경이 말똥거리는 눈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이상하기도 하였을 것이다.
“응. 그건 남여 관계의 사랑을 의미 하는게 아니고 어떤 것을 하는데 아주 좋다 라고 하거나, 나도 너가 좋다고 할 때 그렇게 사용하기도 해. 친한 사이일 때는 그렇게 말해. 알았어. 지선경? I love you with a diamond.”
“아하~ 이제 알겠어요. I love you Chun jisu with a diamond.”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천지수는 발가벗은 지선경을 침대위에서 다시 꼭 끌어 안았다. 지선경도 천지수의 품속에 파고들며 잡을 수 있는 것을 꽉 잡고 매달렸다. 그렇게 그들은 사랑의 마무리를 호흡하며 비벼서 느끼며 완전하게 가졌다. 그들은 한참동안 그러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그들은 완전한 사랑을 느꼈다. 두 영혼이 하나되는 영혼사랑을 스스로 알며 체험하며 느끼며 만끽하였다.
그러한 그들의 밤은 너무 짧았다. 어제와 같이 태양빛은 여름 같은 겨울날의 오페라 하우스 지붕위에 철퍼덕 나래를 편 채 바닷물에 몸을 씻고 있었다. 바람은 없었지만 수면위에 얇게 흐르는 물결을 봐서는 그러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가 아침부터 한가로이 쉬고 있을 때 씨드니도 바쁘지 않았다. 큰 창으로 보이는 이 모든 것은 지선경에게 낯선 평화를 느끼게 하였다. 오늘 밤에는 호주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언제 다시 아니. 어쩌면 영영 다시 오지 못할 그리고 다시 보지 못할 나라이고 경치들이었다. 마냥 행복하기만 하였던 며칠 간의 여행은 참으로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고 체험이었다. 지선경은 천지수가 옆에 서 있는 느낌을 가졌지만 알려고도 머리를 돌려 보지도 않았다. 이제는 그에 대한 느낌은 거의 실수없이 느낄 수 있고 냄새마저 맡을 수 있었다.
"지선경- 그리워서
너무나도 보고싶어
먼 하늘 바라보며
너의 모습 그려 볼 때
아~ 아~ 아~ 아~
사랑하다 죽어도 좋을 여자
선경아 어딜 가더라도
내 손은 놓지 마라
불구덩이 속이라도
내 사랑~ 지~선~경~ "
"으아아앙~ 으흐흐흑~ 으어엉~ 천지수. 내 사랑."
천지수의 노래가 끝나자 더 벅차 오르는 기쁨과 행복한 슬픔을 참지 못하고 지선경은 바로 우측 옆에 서 있는 천지수 가슴속으로 파고들며 엉엉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천지수! 왜 그런 가사로 노래 불렀어요. 저는 요. 당신이 놓으려 해도 당신 손을 꽉 잡고 놓지 않을 거예요. 제발 당신도 제 손 놓치말아요. 네?"
지선경은 검고 큰 눈안에 눈물이 가득한 눈을 들어 천지수를 보며 흐느끼며 말하였다.
"천지수. 내 사랑. 우리 사랑은 영혼사랑 이 잖아요. 당신이 그렇게 만들었잖아요. 살아도 죽어도 사랑해야 하는 영혼. 불사의 그 영혼으로 우린 합쳐져서 현실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되었잖아요."
"지선경. 당신은 하나를 말하면 10개를 생각하고 있어. 당신은 영원한 내 사랑이고 우리 사랑은 다이아몬드가 맞아. 그래도, 선경아. 당신이 옆에 있어도 그립고 보고싶어서 만들어 불러 본거야. 아마도 이건 내 18번 노래로 불려질 걸. 어땠 어? 음치가 당신이 듣기 좋게 잘 불렀나?"
"여보! 내 사랑 천지수. 당신은 영원한 내 노래의 우상이예요. 당신 목소리는 내 심금을 흔들고 몸을 흐느끼게 하였어요. 정말 잘 불렀는데요. 더 이상 없는 것 같이. 사랑해요. 천지수. 내 사랑."
디몬 이스트우드가 호텔 라비를 들어서며 먼저 천지수를 발견하고 청색 셔츠를 입은 왼손을 높이 들고 천지수와 지선경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온 시각은 정각 12시였다. 오른 손에는 샤핑백을 들고 있었다. 그는 중년이었다. 더운 나라에 사는 특히 백인들은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인다. 그도 백인이었다. 60쯤되어 보였지만 틀림없이 50대 초반일 것이다. 벤쿠버의 코퀴틀람에서 그가 가방을 옆에 놓고 전화에 열중하고 있을 때 지나가던 에시언 청년 3명이 그의 가방을 홈쳐 달아나는 순간, 그곳을 지나던 천지수가 그 상황을 발견하고 3명을 잡아 퇴치한 후 그 싸움을 보며 어쩔 줄 몰라 하던 그에게 가방을 돌려주었다. 그 때 그는 50대 초반으로 보였다. 그렇게 보였던 그가 그들 가까이 와서 샤핑백을 빈 의자에 놓고 앉기 전에 다시 한번 놀란 얼굴로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미소를 활짝 지었다.
"What's happening? Demon Eastwood"
천지수가 의자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자는 의미이리라.
"You have a friend. Why didn’t tell me about how beautiful she is?"
그는 지선경의 모습을 진정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You are a happiest guy. I am so happy to see you and this so beautiful lady."
"She is my soul wife and this is Sunkyong Ji."
"I am so happy to see you. How are you today?"
“I’m fine. It’s really happy to see you who is Chun, Jisu’s friend and soul wife.”
그랬다. 정말 그랬었다. 그도 두 사람도 그 만남을 진정 기뻐하였다. 사실, 세 사람 모두 멋 졌다.
그들은 그야말로 브런치를 함께 즐겼다. 디몬 이스트우드가 샤핑한 것은 양가죽으로 만든 팔 없는 윗도리 베스트( vest)였다. 역시 양가죽을 가늘게 재단하여 봉합하는데 사용한 100% 천연 양 가죽이었다. 그는 지선경이 만족스러워 하며 천지수에게 입히며 이곳 저곳 모양새를 보는 사이 사라졌다 거의 20분 후에 또 다른 샤핑백을 들고 돌아왔다. 그의 손에는 같은 우유빛깔의 질 좋아 보이는 양털 조끼가 들려 있었다. 그는 지선경에게 지금 입어 볼 것을 권했다.
"Why you don’t try it now. I like to see you with that."
"Why not?"
둘은 뽕짝이 잘 맞았다. 지선경은 그 자리에서 점퍼를 벗고 디몬이 준 베스트를 입었다. 넉넉한 크기라서 입은 지선경의 모습은 갑자기 우아해 보였다. 그가 뒤에 서서 뒷모습을 살펴보고 테이블 반대편으로 와서 다시 보고는 놀라서 소리쳤다.
"Awesome! Beautiful! I got you. I really got you! Wonderful!"
디몬의 놀라운 찬사가 쏟아졌다. 그는 호주 씨드니에서 법의학 교수이자 왕립과학 수사청의 수석 검시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를 돌아 다녔었다. 그의 찬사였다. 주변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그 소리에 놀라 돌아 보고는 지선경의 모습을 보고 또 놀랐다. 놀라는 것에 도지면 약이 없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냥 멍하니 보고 있었다.
"Thank you so much. I love this. I love it. I really thank you so much."
지선경이 기뻐서 디몬에게 감사 인사를 하였다. 진정 고마움의 표시였다. 그녀에게는 첫 경험이었으니까.
디몬이 다시 지선경 앞으로 갔다. 그들은 둘이서 서로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서로 안았다. 그렇게도 좋은 지 얼싸안고 한참이나 그러고 있었다. 천지수가 점심때가 되어 자리에 가득한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헛기침을 하자 그제서야 둘은 떨어져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함께 즐거워 하며 미소 짓던 관중도 식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아주 멋져 보여. 당신에게 아주 잘 어울려서 모든 사람의 시선이 당신에게 쏠려 있어. 양털 베스트가 당신에게 입혀지자 당신은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한 거야. 지독하게 사랑스럽다."
"어머. 당신의 그 말. 사교성 발언은 아니죠? 당신이 좋아해서 마침내 모두가 오케이 예요. 천지수. 행복해요. 당신이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특별한 일은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과 새롭게 만난 좋은 사람과 그렇게 지난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디몬과 헤어졌다. 그것이 호주에서 마지막 가진 이별이었다. 이제 다시는 이별 같은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선경은 마음속으로 빌었다. 그 때 천지수는 영문도 모르고 지선경의 어깨를 감싸 안고 지선경이 힘주어 잡은 손을 꼭 잡았다. '바보같이. 내 마음을 알고 이러는 걸까?' 지선경은 천지수를 보며 미소 지었다.
씨드니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깊은 밤의 씨드니를 아련하게 멀리 남겨두고 태평양 상공을 날았다.
31.
인천공항 출입구를 막 나오면서 지선경은 코 속으로 들어오는 서울의 냄새를 ‘흡’하며 마셨다. 맑고 신선하지는 안 않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공기 맑은 씨드니에 있었잖은가. 그러나 서울의 공기는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안도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렇다고 그녀가 그 동안 불안속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영어에서의 해방일 것이다. 지선경은 뒤 따라 오는 천지수에게 크게 외쳤다.
“한국.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녀는 오른 손을 내 밀었다. 천지수는 그 손을 잡고 흔들었다.
“뜨거운 환영에 눈물이 나도록 감사합니다.”
그는 악수를 한 채 지선경을 얼싸 안았다.
“여보! 이건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보는데…”
“그런 당신은 왜 안겨서 안 떨어져?”
“여보! 천지수. 정말 헤어지기 싫어요. 이대로 그냥 멈추고 싶어요.”
그 사이 지선경은 그 큰 눈에 눈물이 그렁 그렁한 채 천지수를 올려다 보며 신음같이 속삭였다.
“지선경~ 그리 오래 헤어져 있지는 않을 거야. 잠깐일 꺼야. 서울에서는 내가 알려 준 그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거야. 그러니 그 사이에 언제든 전화해. 알았지?”
“예. 알았어요.”
“왜 목소리가 그렇게 기어 들어가. 힘차게 말해봐. 어서!”
천지수가 지선경의 뺨을 두 손바닥으로 감싸며 힘주어 말했다.
“예! 알았습니다. 천지수님! 충성!”
“좋았어. 푹 쉬어.”
“ㅎㅎㅎ 여보~ 헤어지면서도 우린 이렇게 해야되요?”
“선경아.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사랑. 지선경! 당신 곁에는 언제나 내가 함께 있다는 것을 잊지 마. 잠시 우린 영혼의 휴식을 가지는 거야.”
“애게~ 영혼 휴식. 그렇다면 같이 휴식을 취해야 되잖아요?”
“응. 맞아. 같이 취해야 하는 것이 맞아. 그렇지만, 지금은 잠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새로운 반가움과 기쁨을 위한 것이라 하자. 응.”
“예. 알았어요.”
천지수는 지선경을 꼭 안고 가볍게 입술에 키스했다.
“아~ 여보! 내 사랑, 천지수. 너무 행복해요. 이 순간도 행복한데, 우리는 못 느끼는 행복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요.”
“아니야. 당신은 무엇이 행복인지. 그것을 바로 알고 찾아서 느끼는 능력이 있는 거야.”
“천지수. 어서 속히 전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제게 전화해 주세요. 저는 당신으로 부터의 전화만 기다릴 게요.”
“그래. 당신은 잠시 동안이지만, 사랑의 기다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 그것을 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나는 당신을 위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모두를 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당신, 목에는 언제나 초령검을 걸고 있어야 해. 알았지? 사랑한다 지선경!”
“네. 그럴 게요. 당신과 함께하고 있다 생각할 게요. 사랑해요. 당신을 기다릴 게요.”
천지수는 공항택시와 협정을 한 후 지선경을 뒷좌석에 태우고 문을 닫고 다시 소리쳤다.
“사랑한다. 지선경! 내 사랑. 잠시 후 만나자~”
그는 지선경의 흔드는 손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 보고 서 있었다. 검정택시가 커브를 돌아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그는 횡단보도를 건너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지선경은 앞으로 해야 할 복잡 다양한 문학생활에 대한 일들을 생각하며 아파트 단지 정문에서 공항택시를 내렸다. 굳이 현관 앞까지 갈 정도로 바쁘지 않았으며 경비실에 있을 경비 근무자에게 공항택시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밝은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경쾌하게 걸었다. 짐 이라야 등에 맨 여행용 빽팩과 호주에서 산 코팅되지 않은 황토색 내츄럴칼라 세철백 그리고 한국에서 가지고 간 화장용품과 여성 필수품들이 잡다하게 들어 있는 작은 손가방과 천지수를 주려고 호주 공항면세점에서 산 담배와 디몬박사가 사준 양털 베스트(vest)를 담은 콴타스 항공이 퍼플 칼라로 표면에 인쇄된 푸른색 종이 쇼핑빽이 다 였다. 그녀가 15동 앞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그녀를 가로질러 검정색 소나타가 천천히 지나가며 운전을 하고 있는 썬그라스의 남자가 힐끔 쳐다 보았다. 썬팅을 하였지만 반 팔 면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가 자동으로 열리는 차창 밖으로 왼손을 내 밀어 위로 올리며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오케이' 라는 싸인을 보냈다. 그녀는 그저 주차하려고 지나가는 호감을 보이는 이웃 남자 일거라 생각하며 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녀의 뒤 편 주차된 벤 뒤에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그 싸인을 받자 곧 피던 담배를 땅에 버리고 구둣발로 비벼 껐다. 그녀는 헐렁한 청색 면 바지를 입었다. 청바지는 아니었다. 상의는 골프용 얇은 흰 점퍼와 속에는 흰색 브래지어만 하였다. 보통 아줌마에서 한참 벗어난 늘씬한 몸매였으나 비교적 긴 얼굴은 날카로웠다. 그녀는 들고 있던 휴대폰의 버턴을 눌렀다.
"준비되었어?"
"시작해!"
그녀는 지선경이 열려져 있는 한쪽 문을 통해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 에리베이터 앞에 서는 순간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