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안쓰고 게으름 피우고 있었더니 벌써 새해가 되고도 한 달이 거의 다 지나갔네요 ㅎㅎㅎ
오늘은 지난번에 예고해 드린 대로 문준관 교수님의 논문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하실 주제인 것 같은데요, 제목에 나와 있는 대로 로스팅 정도에 따른 항산화 물질, 카페인의 량 및 산성도의 변화와 관련된 논문입니다.
일단 먼저 확인하고 갈 것이 제가 임의로 항산화물질이라고 하긴 했지만, 이 논문에서늬 항산화물질은 커피 내의 대표적인 항산화물질인 CGA (chlorogenic acid) 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3 종류의 CQA 와 2 종류의 FQA, 그리고 3 종류의 di-CQA 의 함량을 합하여 total CQA라고 계산한 듯 합니다.
조금씩 복잡해져서 불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결론부터 알기 쉽게 말씀드리고 내용 보충 하겠습니다. 결론 보시고 넘어가실 분들은 넘어가셔도 되고, 좀 더 궁금하신 분들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보시면 조금씩 커피 속 주요 성분들에 대한 이해가 아~주 약간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이해도가 많이 높아지면 좋을텐데, 아직은 제가 컴퓨터로 그림 그리거나 하는걸 잘 못해서 쉽게 자세히 설명은 힘드네요;;;)
일단 결론은, 커피를 로스팅하면 할수록 항산화물질의 함량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산성도는 처음 로스팅 할 때에는 산성도가 강해지다가 일정 시간을 지나면 산성도가 오히려 약해진다라는 것입니다.
수치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일단 이 논문에서는 로스팅 단계를 4개로 나누었는데, light (230도, 12분), medium (240도, 14분), city (250도 17분), french (250도, 21분) 입니다. 이 논문에서 사용한 로스터기는 제네카페 로스터로, 위에 세팅된 로스팅 조건은 상온에서 저 온도를 세팅해 두고 온도가 올라가는 시간도 포함이 되고, 최대 온도가 230도로 유지되며, 총 세팅된 시간이 지나고 60도까지 공기로 식혀주는 시간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프로 로스터들이 사용하는 일정 온도까지 가열 후 생두를 투입한 것이 아니니, 조건대비 시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총 CGA 의 줄어든 량을 보면, medium 로스팅을 기준으로, 61.3% ~ 71.5% 가 줄어들었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자료로만 나와 있고, 따로 기술은 되어 있지 않지만, 최대 french 로스팅까지 갔을 경우, 대략 0.5% ~ 1.1% 수준만 남아있다고 자료가 나와 있습니다. 즉, 로스팅을 일정 이상으로 할 경우에, 커피 속의 대표적인 항산화물질인 CQA류 물질들은 99% 이상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는 결론입니다.
카페인 역시 확인했는데, 대부분 생두에서 french 로스팅 원두로 가면서 약간 높아져 최대 10% 정도 더 많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카페인 함량은 중요한 변화가 없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렇게 약간 높아지는 이유는 제 의견으로는 일단 생두에서 로스팅을 하면 최대 30% 수준까지 휘발성 물질들이 날아가기 때문에 함량변화가 없다면 약 1.4배가 남는 것이 기본입니다. 즉, 로스팅 과정에서 카페인 역시 조금 사라지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다른 물질들이 사라지는 량에비해 충분히 적어서 그대로 혹은 오히려 약간 증가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은, 항산화물질의 효과를 기대하며 건강을 위해 커피를 마시면서 강하게 볶은 커피를 마신다면 거의 효과가 없을 수 있다라는 결론입니다. medium 로스팅 이하인 커피 (일반적으로 핸드드립용 이디오피아, 과테말라 정도의 원산지 커피에 많이 사용합니다.) 를 마실 때에 가장 많은 항산화물질을 섭취할 수 있고, 또한 카페인도 상대적으로 적게 복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산성도의 면에서 보면 조금 애매해집니다.
산성도는 생두에서 대략 6 조금 안되는 산성도를 띄다가 light, medium roast 에서는 5 초반 정도, city 로스트에서 다시 생두정도로 6 조금 안되게 회복했다가 french 로스팅에서는 6을 넘어가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산성도는 7이 중심으로, 아래로 내려갈 수록 산성이 강해지는 것인데, 산성이 강한 음료를 마실 경우, 소화에 문제가 있으신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light 나 medium 로스팅을 피해서 훨씬 더 강하게 볶은,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를 위한 로스팅 이상의 커피를 드시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물론, 충분히 다른 음식을 잘 먹고,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커피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 지나치지 않게 마신다면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얼마든지 마실 수 있겠지만, 꾸준히 하루에 2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분들이라면 위의 내용들도 조금씩 생각하면서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서 커피의 종류를 고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듯 합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써서 기다리신 분들께 죄송하구요, 사실 논문 하나 간단하게 마무리하고 6월에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학회 초록 준비하느라 조금 바빴네요 ㅎㅎㅎ 다음에 또 괜찮은 내용 찾아서 글 올리도록 할게요^^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아 그러고보니 논문 내용 소개만 하고 논문 출처를 안썼네요;;;;;
논문은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라는 저널의 2009년, Vol 57, page 5365 ~ 5369 에 나와 있는 Role of Roasting Conditions in the Level of Chlorogenic Acid Content in Coffee Beans: Correlation with Coffee Acidity 입니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Food Science 쪽에서는 세계 탑 5 안에 들어가는 UC Davis의 Shibamoto 그룹의 논문이구요, 아마 커피와 관련된 책들이나 논문 찾으시는 분들은 어쩌면 익숙한 이름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승훈박사님 고맙습니다.
좋은 자료를 목마르게 기다렸거든요.
날도 추울텐데 고생 많으시다는 걸 알고 있으니 힘내셔서 빠른 학위 취득 후 귀국하시기를.....
강하게 볶아질수록 산도가 오히려 낮아진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와~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
황산화 물질섭취를 원하면 미디움 이하. 신성도 낮은 커피를 원하면 풀시티 이상이랑 말씀인가요?
정말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It is great information for me, even tough this is the second reading.. Thanks Dr. Lee. Temporarily my PC does not have function of Korean typing. Looking forward to having your kind understanding..
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